詩 2013 431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강치/배 중진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는 강치/배 중진 엄마 강치는 덩치가 남보다 크고 항상 제일 높은 곳에 앉아 거드름을 피우면서도 끊임없이 아기를 돌보고 가르치고 있었으며 아기도 쉬지 않고 배우고 있었는데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것도 알았으며 작은 높이에서는 엄마와 같이 다이빙도 하고 더 높은 곳에서는 아직 몸을 사리지만 우회하여 재빨리 엄마 곁으로 찾아드는데 날렵하기 이를 데 없었으며 엄마가 포효하면 아직 앳된 목소리라도 고개를 높이 쳐들고 따라 했으나 코맹맹이 소리라서 우습고 귀여웠으며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았고 시건방지게 벌써 콧수염을 달았어도 무서움도 두려움도 없이 비록 좁은 울이지만 엄마가 보호해주니 행복하게 높이 솟구치며 물탕치네 강치, Sea Lion 사진이 보였다가 사라졌다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겠습..

詩 2013 2013.12.05

벽창호/배 중진

벽창호/배 중진 여우원숭이를 보며 순식간이라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으나 우리 식으로 보면 분명 가려운 곳을 긁으면서 그곳을 계속 긁어달라고 요구하는데 상대는 미련한 것인지 아니면 모른척하고 있었으며 또한 섭섭한 것이 있었는지 눈길도 주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행동하니 기다리다 답답하고 안달이 났는지 돌아서서 두 손으로 상대의 얼굴을 감싸고 흔들며 다시 보란 듯이 가려운 곳을 가리키지만 알았는지 몰랐는지 그래도 엉뚱한 짓만 하니 이제까지의 방법을 바꿔 갖은 아양을 떨며 만지고 핥고 머리를 숙여 상대의 가슴 밑으로 들이미는데 자기만이 잘났다며 고집을 피우고 남은 안중에도 없이 멋대로 행동하면서 필요할 때만 원하는 것을 요구하니 저 동물들의 세계도 우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이더군 Madagascar에만 살고 ..

詩 2013 2013.12.05

백의의 천사/배 중진

백의의 천사/배 중진 자신보다 남을 위해 봉사했으며 아무 죄 없는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시름시름 앓는 것을 돌보았으며 American Dream을 이루고자 지금의 고통을 참고 자신을 희생하여 그야말로 주경야독하며 더욱 밝은 내일을 꿈꾸면서 Hudson 강의 아름다운 경치로 위안을 받고 강변을 달리는 낭만적인 출퇴근이 시원함도 주었는데 Holiday Season이 막 시작하는 좋은 시기에 초롱초롱 눈길로 천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대형참사에 휘말려 꿈을 이루지도 못하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짧은 생을 마쳐 비통하지만 천사가 되어 승천하였으며 저 높은 곳에서도 쓰임이 있으시겠지요 기적 소리 들리걸랑 기적같이 부활하소서 Metro-North Hudson Line 예향2013.12.05 11:31 추운 ..

詩 2013 2013.12.04

겨울 이야기/배 중진

겨울 이야기/배 중진 누구에게나 봄, 여름, 가을은 공평하게 찾아오며 탄탄대로를 걷는 사람도 있지만 꾸불꾸불 오르막길만 땀이 범벅되어 흙먼지 일으키며 올라간다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도 제자리인 사람도 있으리 친구를 통해 아는 사람은 미국의 명문사립대학을 나와 정신과 의사로 살았으며 키도 크고 미남으로 잘 생겼고 부러울 것이 전혀 없어 보여 항상 웃는 얼굴이었는데 세월을 어쩔 수는 없었는가보다 어느 순간부터 사람을 못 알아보고 대화를 나누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생각했는데 갑자기 답답한지 고성을 지르며 쌍욕을 서슴지 않아 공공장소에 같이 드나들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에 그렇게 많이 알고 지내던 친구들도 하나둘 만남을 피했지 싶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어 24시간 간호를 받아야 하는데 이제 더는..

詩 2013 2013.12.04

둥지/배 중진

둥지/배 중진 나무가 있는가 보다 했고 싹이 나면서 신기하다 했으며 그늘을 만들어 주니 감사하다 했는데 찬바람이 불던 날 힘을 다하여 맞서 싸우다 잎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급기야는 오래 견디지 못하고 한잎 두잎 떨어졌고 어느 순간 앙상한 몰골이 되어 징징 짜는 소리로 상실감을 표현하면서 겨우내 슬픔을 자아냈는데 아뿔싸 그곳엔 새둥주리가 있었을 줄이야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동병상련으로 서로 감쌌지 싶은데 너도 할 일을 다 했고 나도 제일을 다했으니 우린 성공의 결실을 보지 않았겠나 새의 보금자리 새집 yellowday2013.12.03 03:56 여기도 까치?집들이 더러 눈에 띄입니다. 나뭇잎이 감싸고 있다가 겨울이 오면 드러나곤 하지요. ㅎ 송학(松鶴) 이규정2013.12.03 08:10 시인님 안녕하세요..

詩 2013 2013.12.03

뉴욕 열차사고/배 중진

뉴욕 열차사고/배 중진 번듯하게 잘 놓여있는 길을 따라가는데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탈선하여 볼썽사납게 헝클어졌고 관계자들이 뒷수습하느라 우왕좌왕 정신들이 없는데 죽음도 좋은 날을 선택했으면 좋겠지만 추수감사절을 가족들과 행복하게 보내고 작별의 포옹으로 따스한 품이 채식기도 전에 싸늘한 주검을 대하니 날벼락이란 이런 것인가 흉하게 벌렁 누운 기관차 옆을 겁에 질려 엉금엉금 기어가는 열차를 보면서 넘어진 차량에선 아직도 씩씩거릴 것만 같은데 대형참사로 꼼짝달싹하지도 못하고 누워있으니 연말연시 흥청망청 방심하지 말 것이며 일할 땐 직업정신이 투철하여 직분을 다하고 음주나 마약으로 악영향 주는 인간들이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겠고 좋은 세월 천수를 누리며 아름답게 살아갔으면 싶은데 끔찍한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

詩 2013 2013.12.02

단풍이 지고 나니/배 중진

단풍이 지고 나니/배 중진 무슨 힘이 있었을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름다운 단풍을 찾아 정신없이 헤매도 멀쩡했었는데 차츰 기운이 떨어지더니 단풍도 시름시름 떨어지고 싸늘한 느낌이 들더니 나무도 앙상함을 들어내고 마지막 이파리가 긴 여운을 남기고 창가에 떨어지던 날부터 두문불출 침대에 누워 기침하기 시작했고 떨어진 잎처럼 수도 없이 가래를 뱉어내며 눈물 아닌 눈물을 글썽이고 눈은 충혈되어 꼴이 말이 아니고 가슴은 쥐어짜듯 아파 움켜쥐고 안간힘을 쓰며 시퍼런 것을 뱉고 또 뱉고 목구멍은 쓰라리다 못해 머리까지 띵하고 목소리는 애초부터 쉬더니 나오지도 않더라 목을 통해 모든 것이 쏟아지고 목을 젖히면 까칠함과 동시에 기침하고 졸려도 잠을 잘 수도 없었고 깜깜한 밤은 샐 줄 몰랐으며 끊임없는 기침은 이웃까지 잠 ..

詩 2013 2013.12.01

인생은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배 중진

인생은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배 중진 조금만 더 참았으면 포기하는 실수는 없었을 텐데 하며 아쉬워하지만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음을 알게 되지요 미리 답을 알고 문제를 풀어왔던 습관이 삶에 적용되지 못하는 순간인가 합니다. 남의 결점을 찾아내야 그것도 유명한 사람의 것일수록 남들이 현명하다고 평가하겠지 하는 어리석음으로 사는 사람도 있는데 아마도 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느꼈던 두려움을 모르지 싶습니다. 남이 잘되는 것을 절대 용납 못 하고 모든 것이 자기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며 나쁜 감정과 질투심으로 가득 차 경계를 늦추지 않는 사람도 있는데 입으로만 양기가 올라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요, 정저지와 같은 철부지며 뭐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을 겁니다. 멀리 내다보면 모든 것이 부질없는 짓인데 아웅다..

詩 2013 2013.11.30

푸른 하늘을 찾아서/배 중진

푸른 하늘을 찾아서/배 중진 성가신 안개를 쫓으려는 듯 태양은 구석구석을 찾아 비추니 쫓기는 안개는 수풀 속으로 먼지만 남기고 사라지던 날 더 푸른 하늘을 보고 싶어 가까이에 있는 연못을 찾았더니 오수를 즐기던 청둥오리들이 먹이를 주러 온 줄로 착각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었고 그때까지 아름답기 그지없고 청명하던 짙푸른 하늘은 미운 오리들이 만드는 물결로 형편없이 일그러지기 시작하여 더 먼 곳으로 그들을 유인했으며 붙들어 매고 싶었으나 성질을 부리듯 토라져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빵으로 구워삶았는데 그들은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지 따라다니며 소리를 질러 이제는 쫓기는 신세가 되어 먼지를 풀풀 날리니 푸른 하늘은 온데간데없네 낮잠을 taoiciczy2013.11.27 03:42 시간이나서 오늘은 푸른 ..

詩 2013 2013.11.27

가을에 피는 개나리꽃/배 중진

가을에 피는 개나리꽃/배 중진 봄에 노랗게 세상을 덮더니 지고 나니 그 자리에 개나리가 있었던가 존재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좋은 시절 다 가고 나무도 버릴 것을 다 버렸는데 무엇을 이루지 못해 다시 고개를 번쩍 드시나요 봄이 옴을 누구보다 먼저 부리나케 달려와 가난에 찌들고 어두운 사람의 얼굴을 환한 모습으로 바꾸고 희망을 안겨주었으나 진작 자신은 작고 보잘것없는 꽃이었지요 추운 겨울로 가는 길목에서 누구를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많지 않은 꽃들이 나와 서성이니 잘났거나 못났어도 내 님이라 멀리 배웅하는지 yellowday2013.11.27 04:36 철없이 피었다가 된서리 맞을려고~~~ 잠시 정신이 혼미하여 봄이 온줄 착각했나 보네요. 언제나 저렇게 뒷북치는 사람도 있지요. ㅎㅎ 쌉쌀초코2013.11..

詩 2013 201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