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409

비상/배중진

비상/배중진 저렇게 많은 갈매기들과 오리들이 있지만 아주 조용하기만 하답니다 그냥 떠 있는 것이 아니고 무질서하게 살살 움직이고 있지요 그러나 시간이 되면 뒤에서 부터 날라 오르기 시작합니다 얕게 떠서 수면을 미끄러지 듯이 아주 빠른 속도로 다급한 모습입니다 그때는 날개 치는 소리가 들리기에 그쪽으로 돌려 그들의 멋진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바람이 흙먼지를 몰고가 듯 눈보라가 눈을 싸잡아 뿌리 듯 다음 목적지가 어디인가는 문제가 되지도 않습니다 인간은 명령에 의하여 움직이지만 저들은 본능적으로 따라 나섭니다 모나리자2011.03.06 10:39 어디 갈매기들뿐이겠나요. 우리도 본능적으로 이곳에 둥지를 틀어 이산가족 안 되고 다시 비상을 꿈꾸는 걸요. 한데 이사 속도가 저보다도 느리세요 제이님. 힘내시라고 오..

詩 2011 2011.03.05

옛날/배중진

옛날/배중진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간밤에 호랑이가 다녀 갔단다 외양간에 암소는 여전히 딸랑거리고 눈위의 발자국을 두려움으로 따라가본다 몽당 빗자루로 눈을 치우면서 무거운 가래를 들먹이지만 내몫은 아니고 하루종일 눈과 싸움이다 높게 솟은 둥구나무 아직도 방패연은 펄럭이고 부엉이 한 마리 노란눈을 밝히며 나를 호시탐탐 노리는데 얼음판의 시끄러운 아이들 소리 어서 빨리 나오라 들려오네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었던 시절 그곳이 우리의 지상낙원이었지 모나리자2011.03.09 13:39 제이님게서 지금은 또 어디쯤에서 옛날을 회상하고 계실까 스무 고개를 해봅니다. 저는 이제야 숨좀 쉬는데 제이님께선 잘하고 게신 거 맞지요? 방긋~~

詩 2011 2011.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