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180

혈연/배 중진

혈연/배 중진 한국도 그렇고 미국도 펄펄 끓는다 서두르지 않는데도 땀이 쏟아지고 손이 떨리지도 않았는데 면도하다가 턱 밑을 베어 무섭게 피가 흐른다 참 이상도 한 날인 것이 면도하다 피를 본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기에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로 감싸고 혼자 비지땀을 흘렸던 것이 아침이었다면 침대의 홑이불을 바꾸려 손을 뻗는 순간 손가락 마디가 벽을 긁는 바람에 시뻘건 핏방울이 뜸을 들이지 않고 떨어진다 눈이 있을 리 만무한 곳이지만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또 사용했던 것은 저녁이었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피를 본 괴상한 징조는 무슨 뜻일까 궁금증은 그 이후 한국의 누나로부터 전화가 오면서 풀렸는데 막내 여동생이 수술을 받았다는 것과 매제가 가벼운 뇌출혈 증세를 보였다는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해주었고 피를 나눈 ..

詩 2017 2017.08.06

감/배 중진

감/배 중진 식물원을 찾는 이유를 너는 알겠는지 그곳엔 고향이 널브러져 있기 때문이며 말이 통하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지 고향의 모든 것을 옮겨다 심는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가끔은 생각지도 않은 것을 볼 때는 희열까지 느끼지 보이지 않던 감나무가 있어 꽃이 피는 것을 기다렸고 비가 쏟아져도 꽃을 줍지는 않았어도 열매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았지만 거기까지였고 어느 날 누군가에 의해 익지도 않은 것이 사라져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잎까지는 다 따가지 않아 얼마나 감사했었는지 그런데 그것도 잠시 더 좋게 꾸민다는 핑계로 사라진 감나무 넓디넓은 식물원의 어느 구석에 방치했다면 내년에는 볼 수 있을까나 텅 빈 마음이지만 오늘도 고향 얘기 나누러 봉숭아로 손톱 물들이듯 희망을 품고 찾아가네 /꿈에서라도 만날 수 있길..

詩 2017 2017.08.04

검은 구름은 밀려오고/배 중진

검은 구름은 밀려오고/배 중진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정신까지 몽롱하며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 저 멀리에서 가끔 천둥 치는 소리가 들렸으나 벼락이 떨어져서야 밖을 내다보니 장대비가 원 없이 쏟아진다 얼마나 서러웠고 쏟아지기를 갈망했을까 천둥과 번개같이 멋대로 뭣도 모르고 밖으로 나간 사람이 올 시간이건만 우산을 가지고 나가지 않았으니 어느 처마 밑에서 억수로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하고 있거나 벌써 물에 빠진 생쥐처럼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지나치는 사람의 눈길이 처량 타 하겠지만 어디에 있을지 알아야 마중이라도 가지 밖의 벼락을 안방에다 내리치지는 말아야 할 텐데 한국인2017.08.03 14:23 막바지 더위가 맹위를 떨치네요. 더위 건강하게 이기세요. 보양식도 좀 하시고요. ..

詩 2017 2017.08.03

검은 고양이의 저주/배 중진

검은 고양이의 저주/배 중진 검은색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여인 검은 머리에 검은 옷을 즐겨 입는 백인 붉은 유혹을 이기지 못하던 날 가재는 게 편이요 초록은 동색이라 동의한답시고 빨간색의 팬티를 입고는 서로 어우러져 붉은색이 되었는데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다가와 흔적을 남긴 검은 고양이의 질투가 있었을 줄이야 까마득히나 알았을까 빨간색을 좋아하는지 보고서 흥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팬티를 짓이겨 털이 흩어져 있는 것도 모르고 집에 왔더니 난리가 났다 맨해튼의 높은 건물 속 벽에는 수없이 많은 검은 고양이가 숨어 살며시 소리도 없이 도망치듯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눈을 감고 앉아서 조용히 저주하더라 오솔길2017.08.02 08:57 배 중진님~ 안녕하세요.........! 잘 보고 갑니다..

詩 2017 2017.08.01

불길한 꿈/배 중진

불길한 꿈/배 중진 세상은 점점 무섭게 변해가지만 아는 사람은 점점 적어지고 꿈을 꾸어도 옛날의 즐거운 추억뿐인데 등장하는 친구들이 다 사라진 사람들이라 반가우면서도 섬뜩한 느낌이 드네 뜻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제 있었던 일들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다정한 친구들은 나타난 것일까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갑자기 나타난 친구들을 생각하느라 무지하게 뜨거운 날임에도 소름 돋네 너무 더울 때는 낮은 산이 적당하지 싶습니다. 뉴욕에서는 젊은 애들을 빼놓고는 산을 탈 만한 사람들이 많지 않지요. 상당히 비만한 편입니다. 아시아에서도 인도, 중국, 그리고 한국인이 과체중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시원한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법정 스님의 글은 자세하게 기억은 하지 못하지만 읽다 보면 알게 되더..

詩 2017 2017.07.27

답답한 매미/배 중진

답답한 매미/배 중진 어디쯤 올라오고 있을까 보통 이맘때쯤 나타나 사랑을 찾는 소리가 우렁찼었는데 얼마나 더웠을까 땅속 컴컴하고 답답한 곳에서 꼼지락거리느라 사랑을 속삭이려면 죽음도 불사하는 법 긴 고생 끝에 잠깐의 낙이겠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겠는지 유난히도 칭얼대는 까마귀가 있어 불볕을 피하는 것이 아니고 잠깐 숨을 돌리는 것이겠지 이웃 마을의 매미들은 어제도 극성이던데 2017.07.25 01:45 아직 들리지 않는 매미 소리 7/28/2017 처음 들었음. 그것도 한 마리. 독창. 7/18/2016 외로운 매미/배 중진 시기적으로 올 때가 되었고 날씨도 덥다 못해 뜨거운 나날 적당한 환경이 되었기에 더위를 피해 시원한 세상으로 나올 텐데, 올라올 텐데 비슷한 소리가 들려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

詩 2017 2017.07.25

까마귀 새끼들/배 중진

까마귀 새끼들/배 중진 까마귀가 많은 곳이기에 불볕더위에 허덕이면서도 새끼들의 울부짖음 듣느라 더더욱 고역인데 죄가 없어도 까만 그들이라 눈총까지 받아 훨씬 까맣게 보이고 시원한 나뭇가지에 찾아와 헉헉거리며 삼복더위를 식히는 그들이 지혜롭다 생각도 드는데 모든 것이 낯선 세상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치고 배워야 하기에 답답함을 고래고래 소리 질러야 알아듣는 것이 아니겠는지 다만 날씨가 찌기에 견딜 수 없다고 짜증 내다보니 그들 까마귀가 보이고 평소와 달리 듣기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불길한 꿈/배 중진 세상은 점점 무섭게 변해가지만 아는 사람은 점점 적어지고 꿈을 꾸어도 옛날의 즐거운 추억뿐인데 등장하는 친구들이 다 사라진 사람들이라 반가우면서도 섬뜩한 느낌이 드네 뜻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제 있었던 일들과 무..

詩 2017 2017.07.24

비둘기 가족/배 중진

비둘기 가족/배 중진 작은 분수가 물줄기를 뿜어대는 곳에서 어미와 새끼가 빙빙 돈다 어미는 조금씩 먹이를 주며 새끼를 유인하고 날갯짓을 하면서 따라붙으면 조금의 우유를 먹이고 또 도망가듯 하면 새끼는 날개를 펄럭이며 따라가 어미의 부리를 찢듯이 빨아댄다 어미는 가상하기도 하겠지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날개가 무기고 강해야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는가 보는 사람의 입가에 미소가 스며드나 어린아이는 가까이 다가가 관계를 부정하듯 쫓아 날려 보낸다 더운 날이기에 멀리 날아가지도 못하고 엄마가 가는 곳을 뒤쫓느라 갈팡질팡하는 느낌이다 보금자리를 찾아온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고 멋진 장면을 보여줘 그들을 좀 더 알게 된 여름날이기도 했다 ♠좋은 생각 품고 살기♠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에 소중한 무엇인가..

詩 2017 2017.07.24

미시시피강/배 중진

미시시피강/배 중진 세월을 삼키고 친구를 빨아들였어도 흔적 없어 시치미떼고 하얗게 질린 물거품만 남겨 두려움을 주면서 조롱하듯 붉은빛으로 넘실거리며 도도히 흐르는 흙탕물은 말이 없다 기세가 어찌나 등등한지 거칠 것이 없어라 이럴 땐 피하는 것이 상책이지 암, 무섭기도 하거니와 더러워서 몸을 사려야지 제풀에 조용해질 때까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맑은 바닥을 보여줄 때까지 순수한 마음을 보여줄 때까지 우린 기다리기로 했고 그때 같이 어울리기로 했다 joolychoi님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지 말라 체로 거르 듯 곱게 말해도 불량율은 생기게 마련이다. 소중하고 다정한 친구님 좋은 사람. 아름다운 향기를 지닌 사람과 더불어 할수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고 많이 웃으시며 행복하게 보내세요 미움은 ..

詩 2017 2017.07.23

여름에 피는 목련/배 중진

여름에 피는 목련/배 중진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에 피었던 목련이 희망을 주었다면 그 당시 피지 못했던 목련이 뜨거운 여름에 피면서 소름 돋게 하는데 잎 없이 피던 시절이 있었다면 무성한 잎에 가려 잘 보이지는 않았어도 듬성듬성 핀 꽃을 보면서 싫지만은 않았고 전에는 몰랐는데 계절마다 피는 이유를 누가 있어 속 시원하게 설명할 수 있으랴 제철에 우르르 쏟아진 참외가 꿀맛이라면 뒤늦게 나온 것은 장아찌로 사용하듯 하늘 높이 바라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목련은 끝내지 못한 세상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것이겠지 2017.07.17 11:14 시월의 목련화/배 중진 봄에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목련화가 꽃을 피우려 할 때 숨을 죽이며 순간을 기다렸답니다. 봄이 터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추운 날씨였지만 희망이 솟는 ..

詩 2017 2017.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