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180

만물이 소생하는 봄/배 중진

만물이 소생하는 봄/배 중진 며칠 만에 초조하게 기다렸던 목련이 활짝 피어올라 작년과 같은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아서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하얀 눈이 내리던 크리스마스 계절에 창백한 모습으로 구급차로 실려 갔던 사람이 궁금하던 차 기적같이 앞에서 걸어오질 않나 그 많던 토끼들이 어느 날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동면하는가 의구심이 들면서도 검은손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지 않았나 불쌍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갑자기 남의 집 뜰에서 우물거리며 눈치를 보는 녀석이 있어 잡다한 생각 다 버리고 반갑기만 했는데 봄이니까 이런 일이 생기고 없던 기운도 용솟음쳐 부활절을 기리는가 보다 아카시아2017.04.20 22:05 고운님 안녕하세요? 비는 오지 않았지만 예쁜 꽃들이 목말라 하는 듯 했습니다. 영산홍 철쭉 명자꽃..

詩 2017 2017.04.19

부활절/배 중진

부활절/배 중진 부활절마다 은퇴하신 신부님을 모시고 점심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 그럴 수 없는 처지가 되어 만날 때마다 자상하게 친구 소식을 전해주시던 모습을 잊지 못해 신부님의 유골을 보관한 곳에 찾아가 엄숙하게 경배드리며 안부를 여쭤본다 사별의 슬픔을 안고 찾아오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고 아름다운 꽃들이 비석 앞에 가지런하게 놓여 향기는 부활이라도 하듯 아픔 가슴을 달래준다 2017.04.21 12:38 블벗님 반갑습니다. 파경의 원래뜻은 깨어진 거울, 이저러진 달, 부부의 해어짐을 비유한 말의 유래는 어디서 기인했을까? 진나라의 황제인 진숙보는 나라가 망해 가는데도 주색에만 빠져 있어 수[隨]나라의 침략으로 존망의 위태로움에 처해 있을 무렵, 진의 관리였던 서덕언은 수군이 양자강 북쪽 강안까지 다다르..

詩 2017 2017.04.19

고얀 놈/배 중진

고얀 놈/배 중진 고약한 놈 누군지 몰라도 날마다 같은 시간에 나타나 똑같은 노래를 듣기 싫토록 부를까 봄날 새벽에 괘씸한 놈 얼굴도 보여주지 않고 어딘가에 숨어서 아가리가 찢어져라 목구멍에서 피가 토하듯 사랑을 노래하나 한심한 놈 멀리서 관심 있어 찾아왔더니 바보같이 노랫소리 쑥 들어가곤 눈치만 살피다 좋아한다 말도 못 하니 싱겁기만 하네 불쌍한 놈 사랑은 떠나고 또다시 혼자가 되어 더 청승맞게 울어 젖히나 이젠 들어주는 Robin도 없고 시끄럽다는 지청구만 들려오네 싫토록 실컷 싫어지도록 경상도에서 '실컷'의 뜻으로 '싫토록'을 쓰기도 합니다. 주위에 신경을 쓰면 지금도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데 TV를 켜고 연속극을 본다거나 영화를 볼 때는 전혀 들리지 않는답니다. 지금도 찾아와서 싫토록 노래 부르다..

詩 2017 2017.04.16

Robin/배 중진

Robin/배 중진 동이 트기 전 세상은 고요하기만 한데 느닷없이 새 한 마리 나타나 무엇이 불만인지 날마다 끊임없이 몇 시간이고 같은 말을 되풀이하니 잠자느라 몰랐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눈을 비비며 짜증 섞인 푸념이다 숭고한 사랑을 얻기 위한 것이라 해도 방법이 틀렸으며 남에게는 소음으로 들리나 제 할 일만 하는 말 없는 나무는 조그마한 움직임도 없이 참고 견딘다 삭막한 겨울에 비할 바가 아니란다 오솔길2017.04.17 14:31 배 중진님~ 안녕하세요..........! 고운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악인에게는 평강이 없다 하셨느니라"/이사야 48장 22절 님~ 건강에 유의하시고 주님의 은혜 가득한 나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한국인..

詩 2017 2017.04.16

민들레/배 중진

민들레/배 중진 태어난 곳을 저주하기에는 우린 너무 행복하고 춥다고 불평하기에는 우린 매우 따스하며 바닷바람 세다고 울기에는 우린 아주 아늑함을 느끼지 않는가 많은 것을 원하지도 않으며 주어진 것을 넉넉하게 이용할 줄 알고 불평 대신 부지런히 성장하여 더 늦기 전에 홀씨 하나 날리면 행복 아닐까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는 것은 악조건을 이겨내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며 인간은 민들레를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라고 신이 보내주신 선물이다 - 존경 - 나이 많은 이를 존경하고 받들게되면 다음에 네 가지가증가한다 수면장수 건강 그리고 삶의 힘찬 에너지와 그 기쁨 오늘도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불변의흙- 오솔길2017.04.16 14:14 배 중진님~ 안녕하세요.........! 고운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성경책에는..

詩 2017 2017.04.16

고향 하늘에도 비둘기는 날고 있는지/배 중진

고향 하늘에도 비둘기는 날고 있는지/배 중진 생각지도 않은 곳에 비둘기가 몇 번 보이는가 싶더니 아예 둥지를 틀고 밤낮으로 자리를 지키며 볼 때마다 눈알을 굴리거나 뒤꽁무니만 보여준다 포란하느라 정신이 없고 저렇게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도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학교 가까운 마을의 하숙하던 집에는 비둘기가 많았고 큰 비둘기집도 있었는데 좋은 고등학교에 합격했다고 주인아주머니께서 선물로 주셨던 비둘기 한 쌍은 환경이 달라도 무럭무럭 자라나 대문 위 높은 시렁에 보금자리를 꾸려 가끔 올라가 살짝 둥지를 훔쳐보니 알이 두 개 있었기도 했는데 순식간에 많은 식구를 거느리게 되어 어떤 때는 근처에 사는 비둘기를 꼬여와 같이 지내기도 했고 웬일인지는 몰라도 휑하니 사라지기도 했었는데 관심을 두지 않았더..

詩 2017 2017.04.14

손님은 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배 중진

손님은 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배 중진 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굉음이 들려오고 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지기에 안전제일을 강조하고 좁은 공간에서 몇 시간씩 마음대로 활동하지 못해 신경이 극도로 예민하기에 사소한 다툼도 묵과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는데 과잉 공권력을 투입해 왕인 승객을 개같이 끌고 나갔다 칠십을 바라보는 의사가 체면도 없이 위엄도 저버리고 철부지 십 대 청소년이나 다름없는 비명을 내질러 등골이 오싹했으며 허연 배를 내보이며 안경은 멋대로 얼굴에 걸려있고 입에선 선지피가 잔뜩 고인 상태로 끌려가고 있는 장면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보지 말았어야 했던 것이 그 사람이 같은 아시아인이라는 것이었고 인간 이하의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이 대뜸 들었기 때문이다 네 명 중에 세 명은 정당..

詩 2017 2017.04.12

금잔디와 썰매/배 중진

금잔디와 썰매/배 중진 남의 정원에 잘 자란 금잔디를 보면서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썰매 타던 생각이 불현듯 일어나 피식 웃으며 순식간에 높은 곳에서 쏜살같이 달려본다 토광문의 널판 중에서도 석 삼자가 깨끗하고도 넓어 떼어낸 후 산비탈로 달려가서 깔고 앉아 있기만 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는데 턱만 있으면 자주 걸리는 것이 흠인지라 두 개의 나뭇가지 위에 송판을 씌워 못질하고 앞부분은 깎던가 구부려 걸리지 않고 멀리 갈 수 있게 했으며 초도 칠해서 윤이 반짝반짝 나기도 했던 것이 뭐가 못마땅했는지 투정을 부리다 못해 뾰족한 못이 튀어나와 엉덩이에 박혔던 기억은 영원히 잊히지도 않는다 얼마나 아픈지 누구한테 하소연하지도 못하고 슬그머니 일어나 집으로 왔어야 했던 쓰라린 기억을 더듬으면서도 그때가 행복했었노..

詩 2017 2017.04.08

봄바람/배 중진

봄바람/배 중진 봄비가 주룩주룩 쏟아지고 바람이 강하게 부니 쏟아지는 빗줄기가 날아 어디론가 비를 몰고 가는 느낌이더니 안개가 되어 뿌옇게 덮어 아늑한 작은 공간을 만들어 꿈속을 더듬는 느낌이다, 대낮인데도 겨울 동안 꽁꽁 얼었던 나무들이 봄기운으로 살판났다고 산발하곤 잔가지를 미친 듯이 휘두르며 서로 엉켜 싸우느라 맺혔던 봉오리를 다 떨어트려 제철이 되면 대머리가 될 터이니 그 몰골을 어찌 볼까나 산비둘기 징그럽다 찾아올 리 만무요 Blue jay도 숨을 곳이 없어 두려움으로 거리를 두고 Mockingbird는 종일 쉬지 않고 조롱할 것이며 까마귀마저 쉴 그늘이 없다 불평하며 떠나리 봄이 와서 좋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너무 까불었는가 보다 천둥과 번개가 호통을 치며 부라린다 후회하지 말고 화기애애하라고..

詩 2017 2017.04.07

자목련의 미소/배 중진

자목련의 미소/배 중진 목련이 살짝 웃음을 띠며 겨울 동안 꼭 다문 입을 헤벌려 가던 길을 멈추게 했지만 동시에 작년의 변고 또한 뇌리를 스친다 좋았던 날씨가 갑자기 뚝 떨어지며 폭설과 강풍으로 체감온도가 곤두박질쳐 화려함으로 거듭나려던 자목련을 묵사발 만들어 일찍 땅을 덮게 하였지 않았던가 혹시나 했지만 뭉개듯이 그렇게 끝났고 뜻하지 않은 가을에 싱겁게 못다 피움을 미안해하면서 몇 개 피며 마무리했던 작년 올핸 봉오리만 날마다 핥고 지나면서 제발 작년과 같은 날씨가 아니길 기대했기에 오늘 날씨도 좋았지만 무척이나도 사랑스러우면서도 대견한 모습이다 살며 생각하며2017.04.04 15:07 포근하고 꽃피는 봄은 찾아왔습니다. 수 개월 동안 평생 경험해보지 안았던 국가의 어수선함... 후세인들에 떳떳한 조..

詩 2017 2017.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