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180

막 넘어가는 2월/배 중진

막 넘어가는 2월/배 중진 겨울 방학이 길었던 시절 논에 물이 고이고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고삐 풀린 망아지의 운동장이 되어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썰매 지치느라 배고픈 줄도 몰랐지만 어느 날 돌연 푸석푸석한 얼음을 느끼면 좋았던 시절 떠나가는 것이 보였고 잡아보려고 무진 애를 쓰던 동심의 세계였던 2월 머물 수는 없기에 떠나감이 당연지사였는데 못다 이룬 것도 없으면서 아쉬워했던 2월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그리워하던 2월 이웃집의 참외 막에서 참외를 맛있게 얻어먹고 받은 씨를 성급하게 심어 늦은 여름에 꽃까지 피웠는데 아름답고 시원한 가을이 와 참외는커녕 똥 참외도 맛볼 수 없었던 그 허무함을 느끼는 계절은 또 다른 2월이었던가 昔暗 조헌섭2017.02.18 08:43 안녕하세요. 겨울이 지나가고 봄을 맞..

詩 2017 2017.02.18

Robin/배 중진

Robin/배 중진 매일 보는 새라서 항상 같이한다 생각을 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더니 흰 눈으로 덮인 땅에 앉을 생각을 하지 않아 이상하다 느꼈는데 목소리까지 전과는 다르게 들려 지붕 귀퉁이에 떼로 몰려 있는 저 새가 Robin인가 여길 정도였기에 돌아서 올려다보고 또 보고 나는 몸동작이 영락없는 Robin인데 왜 높은 곳에 있을까 꿈틀거리는 생각도 잠시 땅속에 있는 지렁이를 삘기 뽑듯이 기다랗게 잡아 올리던 모습이 떠올랐고 너무 일찍 남쪽에서 올라와 생각지도 않은 눈밭이니 너의 작은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헤매기는 마찬가지 눈은 멈추고 밝은 햇살이 비추니 세상이 아름다워 눈 구경 다니느라 신경을 덜 썼지만 내일은 두꺼운 흰 눈이 녹아 푸른 잔디밭이 펼쳐지리라 昔暗 조헌섭201..

詩 2017 2017.02.16

산골짜기 물/배 중진

산골짜기 물/배 중진 산골짜기를 빠져나가는 물은 성질이 거세고 분기탱천했으며 이별의 슬픔이 채 가시지 않고 아픔이 서려 있어 앓는 소리가 높지요 보는 사람도 같이 구르며 달래면서도 붙잡기를 꺼립니다 분이 풀리고 삶을 이야기할 때 즈음 조용히 다가가 미소를 건네면 웃음으로 답하기도 하지요 한국인2017.02.12 16:43 서울은 벌써 봄빛이 완연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꼭 일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나라꼴이 이렇게 혼란하니 올림픽이 잘 치러질지 걱정이 됩니다. 이제 곧 봄이니 좋은 일 많이 생기시기 바랍니다. 즐겁게 머물다 갑니다. 농부들이 둘러앉아 샛밥을 먹는 모습이 아름답고 옛날을 연상케 합니다. 모심고 김매고 추수할 때 40여 명이 넘었고 바가지에다 음식을 받아 먹었던 시절이 까마득합니다. 바가지 음..

詩 2017 2017.02.12

울고 있는 산/배 중진

울고 있는 산/배 중진 산이 높으니 볼 것도 많고 숲도 울창하여 아름답기 그지없는데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눈물이 서러운 눈물이 지나치는 차량에서 보일 정도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개발을 위해서 깎아내린 곳으로 눈물이 흥건히 흘러내려 쌀쌀한 날씨로 빙하가 되었으며 청아한 모습으로 어루만지고 안아달라고 눈물을 반짝이고 있었다 얼마나 아팠으면 저리 호소하겠나? 살며 생각하며2017.02.12 13:02 양지바른 곳의 매화는 꽃망울을 맺어갑니다. 아침엔 쌀쌀하지만 목요일엔 +9도 까지 오르고... 봄은 오고있습니다. 편안한 기쁜 휴일 되세요^^ 헨리 8세도 젊었을 때는 몸이 날씬하고 잘생겼다고 하더군요. 하나의 왕이 미치도록 사랑했던 사람을 위해 이혼하고 종교를 다시 만드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갔는지..

詩 2017 2017.02.12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안타까운 사람/배 중진 나의 사랑하는 친구는 노쇠하여 힘들어하는 친구를 도우려다가 익숙지 않은 그의 아파트에서 내려오는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뎌 중심 잃고 곤두박질치며 입구에 있는 유리문에 머리를 처박았지만 천만다행으로 안전유리라 천만 개로 금이 갔어도 깨지지 않아 누가 볼세라 허겁지겁 탈탈 털고 일어나 병원에 가서 X-ray 찍고 상태를 살폈으나 큰 잘못이 없었는데 재수 없는 고층빌딩 문지기 이 친구는 내년에 은퇴하리라 계획을 세워 그동안 살던 집도 팔고 꿈에도 그리던 고국으로 되돌아가 여생을 돈 걱정하지 않고 사랑하는 부인과 오손도손 살려고 했는데 건물 주위로 살벌하게 쏟아져 쌓인 폭설을 치우다가 실족하여 나의 친구와 같이 떨어지면서 유리로 된 문을 들이받았는데 불행하게도 유리가 깨지면서 목의 혈관을..

詩 2017 2017.02.11

그리움/배 중진

그리움/배 중진 2월이 되면 더욱 보고프고 그리워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그대가 있을 만한 곳에 찾아가 불러보고 밤새 속삭이며 어루만지면서 사랑을 느끼지만 마음이 변했는지 조석으로 변하여 안절부절못하게 하니 그립다는 말 쏙 들어가게 하네 눈물 흘리며 돌아서는 이 마음 봄이 온다고 풀릴 것 같지 않네 昔暗 조헌섭2017.02.11 08:15 대보름날 아침 매서운 추위에 건강에 유의하시기를 바라면서… 오곡밥, 귀밝이술. 부럼, 아홉 가지 나물 많이 드시고 1년 내내 건강 하시길 바랍니다. 더위팔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 액운을 없애기 위해 지신밟기 연날리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생각들 많이 나시죠? 살림살이는 어려웠지만, 그 시절 나름대로 정겹고 즐거웠던 것 같네요. 중진님 보름달처럼 꽉찬 사랑과 행복 ..

詩 2017 2017.02.11

눈/배 중진

눈/배 중진 어제는 비가 쏟아져 당황케 하더니 오늘은 눈이 한없이 내려 발길을 묶네 반가워해야 할 눈이 아니었던가 그토록 보고 싶어 멀리 왔는데 도로가 막혔을 것 같아 하루 더 묶으려고 했더니 호텔 종사자는 쾌재를 부르며 기회다 싶었는지 터무니없는 값을 불러 일단 길을 떠나기로 했다 가다 못 가면 중간에서 묶으면 되지 않겠나 복안을 깔아두고 넓은 도로는 그래도 뚫렸는데 좁은 길은 아예 바퀴 자국만 있어 오르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까마득하게 내려가는 길에서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였고 작은 움직임에도 깜짝깜짝 놀라면서 엉금엉금 기었는데 다행인 것은 나다니는 차들이 별로 보이지 않아 넓게 이용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지 얼마나 달렸으며 얼마나 쏟아졌는가 어느 정도 더 가야 하며 어느 정도 더 쏟아질 것인가 진..

詩 2017 2017.02.09

낙담/배 중진

낙담/배 중진 흰 눈을 보고자 했더니 밤부터 비가 쏟아진다 애써 눈 구경 왔는데 떨어지는 빗방울과 같이 처량하다 하늘은 온통 검은 구름으로 덮이고 빛이 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으며 바람까지 거세 도대체 낯선 이곳에서 뭘 하면 좋을까 망설이는데 햇빛이 반짝이다가 금방 사라지길 수차례 호텔 방에서 궁상떨고 싶지 않아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갔는데 어는 순간부터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고 기회다 싶었는지 눈이 녹기를 주저하지 않아 그동안 얼었던 대지가 움트며 꾸물거리는지 갈라진 틈으로 빗물이 쏟아져 들어가고 질퍽거리면서 봄 노래를 부른다 昔暗 조헌섭2017.02.09 08:50 블벗님 부족한 저의 블방을 찾아 저의 건강을 염려해주시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라는 축원의 덕담과 안부의 글 주시니 무어라 감사의 말씀..

詩 2017 2017.02.09

만족/배 중진

만족/배 중진 남쪽에서는 북쪽 사람들이 부러워 눈 구경하려고 찾아오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노상 눈이 쏟아진다 하늘은 뿌연 하고 사방은 온통 흰색이며 넓은 도로도 좁아진 이곳 북새통을 이뤄 짜증이 나기 시작했으며 눈이라도 내리면 멀리서부터 설설 기어야만 하고 사람들은 집에 틀어박혀 나오려고 생각도 하지 않아 이웃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고 새들 또한 꼼짝하지 않고 있으며 산짐승들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도 봄이라는 계절이 도래할까 꽃구경하려면 남쪽으로 내려가야겠지 아카시아2017.02.08 20:18 변덕스런 2월 날씨 봄날인가 하면 차거운 겨울 바람이 씽씽 언제나 건강 잘 관리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리운 사람도 보고픈 사람도 있지만 현실을 망각할 수는 없겠지 싶더군요. ..

詩 2017 2017.02.08

양지쪽의 사슴들/배 중진

양지쪽의 사슴들/배 중진 하얀 눈이 산자락에 걸려 있고 도로 쪽으로 평평하게 잔디가 깔리니 배고픈 사슴들이 따라 나와 편안하게 풀을 뜯고 있었으며 그것을 잠깐 지나치며 보는 인간이 자유와 평화로움을 느낀다면 사슴에게 해를 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들의 행복스러운 모습 뒤에는 슬픔이 깔려있을지 그 누가 알겠으며 길을 건너다 삼촌이 자동차에 불행하게 당했을 수도 있고 형제가 다쳐 애써 찾아 왔는지도 모르며 장차 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이 순간이 아름답고 매일 지나치며 보는 것도 아니라서 신기하지만 저 불쌍한 것들이 뛰놀던 장소가 자꾸 좁아지는 것은 자명하다는 것이지 한국인2017.02.07 17:21 해도 길어지고 날씨도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우리네 삶도 점차 호전되기를 기원해 ..

詩 2017 2017.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