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7 180

천상천하 유아독존/배 중진

천상천하 유아독존/배 중진 무서운 세상이다 선량한 사람이 살인자로 둔갑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도 더 쉬웠고 이런 사람들이 양의 탈을 쓰고 주위에서 비웃고 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조용하고 백인들만 사는 동네에서 실직한 CPA가 장래가 불안하여 새 출발 하고 싶은데 걸림돌은 연로하신 어머님과 부인 그리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과 딸 하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큰 집은 있어도 한 달에 나가는 돈만 몇천 불 들어올 구멍은 없고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방법을 모색하나 뾰족한 수가 없는 독일계 사람으로 루터 종교를 믿으나 성장 시부터 금지옥엽 과보호를 받고 자라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신세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고 있다고 착각하더니 한 달 전부터 착착 천인공노할 계획을 꾸몄으며 총기까지 ..

詩 2017 2017.01.25

Angela의 세상/배 중진

Angela의 세상/배 중진 Angela는 항상 꿈을 꾼다 건강하고 잘생긴 연상의 남자가 웃으며 다가오기를 마음을 훔치는 남자가 있으면 저 사람일까 막연하게 생각하면서도 조바심이 나서 견딜 수가 없는데 이제까지 많은 미남자가 나타났지만 욕심 많은 Angela의 사랑은 아니었고 그래서인지 세월만 빠르게 흘러 아직도 혼자 신세를 면치 못하는데 어느 날 Philip은 나이보다 젊게 혜성같이 나타나 밝은 표정과 뇌쇄적인 미소를 띠고 자상하게 이것저것 물어오고 가르쳐 주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분위기라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 식은땀을 흘렸으며 덥석 안길까 하는 황홀함까지 들었는데 불행하게도 그런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고 여러 가지 사정이 복잡하게 어우러져 은퇴하면서 유명한 휴양도시 Fort Lauder..

詩 2017 2017.01.24

Angela의 말 못 할 고민/배 중진

Angela의 말 못 할 고민/배 중진 애당초부터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인데 은행에 볼일 보러 갔다가 훤칠한 모습을 보고 넋을 잃고 쳐다보았던 연상의 백인 주차장까지 따라 나가 알게 모르게 뒷모습을 훔쳐보았던 기가 막힌 미남 꿈에 나타날 정도로 안타까운 시간이 며칠 지나고 잊으려 했던 순간에 운명의 장난인가 테니스 코트에서 딱 마주쳐 본인 모르게 흑심을 품고 다가갔는데 사랑하는 부인이 있겠지만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자주 만날 수 있기만을 간절히 기원했는데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모르되 응답을 받았고 그 이후 십 년 동안 테니스를 같이 치면서 알게 모르게 호의를 베푸니 남보다 더 친밀하게 다가와 행복했고 같이 치는 날은 피곤한 줄 모르고 마음껏 휘두르고 보이지 않을 때는 나타나기만을 소원..

詩 2017 2017.01.23

사라진 토깽이들/배 중진

사라진 토깽이들/배 중진 이상하다 모두 어디 갔을까 한 10분 거리의 좋아하는 길을 걷다 보면 어떤 집의 정원에는 5마리 정도의 토끼가 보이고 안 보일 때는 저쪽 집의 정원에서 귀를 쫑긋 맑은 눈으로 끝까지 따라오기도 했으며 그렇다고 겁을 먹진 않았는데 산책길을 갔다 왔다 그리고 또 갔다 오면 40여 분 때론 10여 마리를 볼 수 있었는데 늦가을부터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옛날 시골에선 가장 날렵하고 덩치가 큰 덕구가 산토끼를 쫓아 산을 오르고 내려갔는데 올라가는 언덕에서는 산토끼가 더 빠르고 내려가는 비탈에서는 용맹한 마을의 개, 덕구가 더 빠르다고 하면서 따스하고 바람 막아주는 짚 동가리 아래에서 주고받던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곳 미국의 마을에서는 인적이 뜸한 산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토끼가 많아..

詩 2017 2017.01.22

설봉과 갯벌/배 중진

설봉과 갯벌/배 중진 남들과 같이 야물딱지지 못하여 쏟아지는 물과 섞여 정처 없이 헤매며 떠내려와 더러움과 함께 고상했던 시절 더듬어 본다 저 단단한 바위도 세월이 흐르다 보면 떨어지지 않는다는 법 없다 함을 오늘도 눈물 흘리며 너와 나 사이에는 무심한 바다가 드리워져 너의 얼굴을 어루만져 본다 너는 자꾸 높아지고 나는 점점 낮아진다 설봉 눈이 덮인 산봉우리. 야무지지 자동차 소리 들리지 않는 달밤에 촌길을 걸었던 시절이 언제였던가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앞에 오는 사람이 무섭기도 했지만 알고 보면 동네 분이라서 정답게 인사드리고 또 그림자를 대동하고 어디론 가를 향해서 걷곤 했었지요. 걷는 것이 좋았고 밤이라서 보는 사람 많지 않았지만 작은 불빛이라도 보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던 순간이었지요. 멋진..

詩 2017 2017.01.17

소공동 골목길/배 중진

소공동 골목길/배 중진 우린 헤어져야 했다 너는 호주로 나는 촌으로 뜨겁게 할딱이던 순간이 채 식기도 전에 눈물 훌쩍이며 등을 보이곤 공항행 버스에 몸을 싣는 사랑아 우리는 영영 다시 만날 수 없음을 왜 모르시는가 부질없는 인생 사랑 떠난 신세가 처량하였나 소나기가 퍼붓건 말건 소공동 골목길에서 서울역을 향하여 물에 빠진 생쥐처럼 걸으며 설움을 곱씹는다 흠뻑 젖어 감기 들은들 무슨 대수랴 다시 못 할 사랑은 영영 떠났는데 식혜를 좋아하여 집에만 내려갔다 하면 어머니께서 급히 만드셔 주셨던 사랑의 선물이었지요. 그런데 단호박 식혜도 있었네요. 전혀 생각도 못했고 그런 것을 만드시는 분들도 알지 못한답니다. 세상은 넓어 이렇게 저렇게 연구하시는 분들이 있어 천만다행입니다. 맛볼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랍..

詩 2017 2017.01.17

참새/배 중진

참새/배 중진 구름이 까맣게 몰려오니 사나운 매도 덩달아 날아와 까마귀들이 난리가 났고 울음소리가 날카로웠는데 참새는 마냥 찧고 까불며 낮고 울창한 덤불이 모든 것을 가렸어도 너와 내가 알지 못하겠지 싸논 것들이 눈에 띄게 하얗게 보인다 눈이 사납고 좋은 매는 당장 알아볼 수 있어 남들이 걱정하는데 오히려 참새들은 대수롭지 않단다 어느 날 누군가가 사라졌다 잘못된 습관과 떠들썩함이 세상에 낱낱이 밝혀졌기에 숨을 곳이 없었다 까맣안경님 음식은 가장 높은 열에서 끓게 됩니다 하지만 끓을때 익는 것은 아닙니다. 끓고나서 약한 불로 뜸을 들일때 익는것입니다. 과일은 한여름 무더위에 몸통을 키우지만 맛을 내지는 못합니다. 이끼에 수분이 줄어들고 땅이 입을 다물어 더 이상 물을 삼키지않는 건조한 가을볕에 빛깔이 짙..

詩 2017 2017.01.15

눈싸움/배 중진

눈싸움/배 중진 눈이 쏟아지면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펄쩍 뛰며 환호하면서 밖으로 나와 즐겁게 맞이하는 아이들과 젊은이가 있다면 어두운 방에 움츠려 걱정하시는 분도 있어 남의 집 앞을 거닐면서 눈이 쌓여 있으면 치우지 못하는 자가 누구일까 얼굴을 떠올려 보기도 하는데 연세가 드신 분들은 아예 바깥출입을 하시지 않아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고 어떤 분은 주차장과 문까지만 빠끔히 길을 내신 분이 있고 누구는 드라이브웨이에 자동차 타이어 자국만 있어 매우 바쁘심을 알기도 하는데 몸이 성치 않으면 근심이 쌓이듯 멋대로 더 쌓여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게 하곤 낄낄거리며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것이 눈보라가 아니었던가 눈만 내리면 고향의 노쇠하신 가친이 생각나고 도울 수 있는 길이 없어 먼 타국에..

詩 2017 2017.01.13

방패연/배 중진

방패연/배 중진 겨울이 오면 이렇게 추운 날이 도래하면 자꾸 생각나는 방패연 탯줄이 끊어진 후 혼자 끙끙거리며 만들어 밥풀이 채 마르기도 전에 하늘 높이 띄우면서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연 바람이 부니 딴 방향으로 멋대로 날아올라 영원히 가까이 보여주지는 못했지요 그러고 반세기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많지만 역시나 보여드리지 못하고 방패연은 날아갔네요 어머님과 저 사이의 가냘픈 줄은 그렇게 허무하게 끊어져 시린 겨울날, 눈물 글썽 빈 하늘만 바라봅니다 Cactus님 ★★ 난로불빛은 소설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지는 않지만, 그것은 우리를 따뜻하게 해 주고 마루의 먼지도 감춰준다. - 아일랜드 속담 - 우리 주변에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그것들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詩 2017 2017.01.09

까마귀/배 중진

까마귀/배 중진 생각했던 맛이 아니라서 어떻게 처분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토요일 종일 눈이 쏟아져 일요일 배가 고플 것 같은 까마귀에게 보시하기로 했는데 불행하게도 떼 지어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인연이 아닌가 보다 생각하고 눈 위에 다 쏟아 놓고 누구든지 먼저 냄새 맡는 자가 임자라고 선포했는데 어느 사이 가장 현명한 까마귀들이 날아들더니 까맣게 흰 눈 위를 덮고 순식간에 큰 덩어리를 해치워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그들은 누가 던져 놓았는지 알지 못하겠지만 생각지도 않은 쇠고기를 맛있게 먹었으니 혹독한 날씨여도 만족할만하고 기가 막힌 날이었고 항상 노력하고 구하는 자에게는 뜻하지 않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알지 않았을까 beef brisket $19.98 Sadler's Smokehouse b..

詩 2017 2017.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