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3 431

이탈리아 정원/배 중진

이탈리아 정원/배 중진 먼 나라 그것도 아주 오래 적의 르네상스 시절의 정원이라지만 꽃은 차이가 없었고 확인할 수는 없어도 향기도 같지 않겠는지 반겨주는 사람들은 다르겠지만 비슷하게 꾸며 옛사람이 된듯한 착각 그런데 울 밑에 있어야 할 봉숭아가 보란 듯이 앞에 나타나 이게 한국인가 미국인가 아니면 이탈리아인가 슬픈 이의 눈엔 슬픔으로 보이고 고향 그리는 사람에겐 고향이 떠오르고 이런저런 사연 모르는 사람에겐 돋보이지 않는 꽃이 피었구나 싶을 테지 손톱, 발톱에 물을 들였던 한국사람들을 혹여나 이들이 보았다면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대서특필 보도하지 않았을까 昔暗 조헌섭2013.05.21 08:12 어느덧 5월 하순 하늘도 청명하여 가벼운 차림으로 두류산 공원에 나가보니 꽃샘추위에 움츠렸던 시민..

詩 2013 2013.05.21

송홧가루/배 중진

송홧가루/배 중진 농촌집 마루에도 마당에도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서도 노랗게 띠를 이루고 빗물이 마르면 땅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땅에 그대로 남아 있어 노란색의 흔적을 남기고 잊고 지냈지만 사라질 수 없는 운명이요 작지만 곳곳에서 볼 수 있었으며 뒷산으로 올라가 작은 소나무 가지를 툭툭 건드리며 모았던 송홧가루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는 심사는 아니었다 2013.05.20 23:45 농촌집 마루에도 마당에도 비가 오면 빗물에 씻겨 내려가면서도 노랗게 띠를 이루고 빗물이 마르면 땅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땅에 그대로 남아 있어 노란색의 흔적을 남기고 잊고 지냈지만 사라질 수 없는 운명이요 작지만 곳곳에서 볼 수 있었으며 뒷산으로 올라가 작은 소나무 가지를 툭툭 건드리며 모았던 송홧가루 떡고물이라도 얻어먹..

詩 2013 2013.05.20

이상한 계절/배 중진

이상한 계절/배 중진 때늦은 흰 눈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봄은 은밀하게 시작되었고 변덕이 죽 끓듯 하더니 옷을 채 갈아 입기도 전에 벌써 여름이라는 시간이 도래하니 게으른 인간은 탈바꿈하겠다 꿈도 꾸지 못했는데 식물들은 이미 꽃을 피우고 지워 열매를 맺으며 결실의 꿈을 키워가고 있으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하지 않겠나 뭔가 맺고 끊어서 넘어가야 하기에 봄비가 소리 없이 내리고 있으며 저 빗줄기가 끝나는 시점엔 소낙비로 변하여 세차게 때릴 터 재난이 피해 간다는 보장도 없는 세상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미리 대책을 치밀하게 강구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이 헛되지 않았으면 yellowday2013.05.21 05:12 사진이 아주 맑고 꽃의 표정이 밝네요. 덩달..

詩 2013 2013.05.19

때 이른 장미/배 중진

때 이른 장미/배 중진 혹시나 하고 Rose Garden을 찾았는데 역시나 꽃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였으며 둘러보는 사람들도 없이 일하는 사람들만 보였고 곧 있을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으며 높은 곳의 잔디밭에 앉아 시원한 그늘을 즐기면서 옆으로 찾아와 바라보는 참새에게 먹이를 주면서 멀지 않아 화려하게 필 아름다운 장미들의 모습을 그리면서도 성급한 마음으로 더 기다려 주지도 않고 혹여나 Stress를 주지는 않았는지 yellowday2013.05.20 14:07 저도 작약을 몇송이 담아 놓았는데 올리질 않고 있답니다. 이쁘게 피었군요. 꽃들은 자기 자신과 남을 비교하지 않는다 매화는 매화의 특성을 지니고 진달래는 진달래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저마다 최선을 다해 피어날 뿐 어느 것에게도 비교하지 ..

詩 2013 2013.05.19

철새는 떠났어도/배 중진

철새는 떠났어도/배 중진 잊지 않고 썰렁한 겨울에 찾아와 뉴요커를 즐겁게 했던 새들이 계절이 바뀌니 떠나간 자리가 휑하고 떠도는 풍문에 의하면 철새들과 재미있게 노시던 인자하신 할아버지가 먹이를 노리던 사나운 매에 의하여 공격을 받았으며 텅 빈 자리에는 푯말이 지키며 새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경고성의 요지였으니 재미와 먹이를 찾는 것은 인간이나 야생동물이나 마찬가지인 듯 가지 말라고 가지 않을 철새들이 아니며 오지 말라고 오지 않을 텃새들이 아니지 당분간 그립고 보고 싶겠지만 계절은 변하지 않고 찾아오는 법 텃새와 꽃이 있으며 꽃을 탐하는 곤충들이 있기에 빈자리 마음만 열면 채울 수 있으리 아쉽고 보고 싶겠지만 아쉽고 보고프겠지만 그립고 보고 싶겠지만 그립고 보고프겠지만 昔暗 조헌섭2013.05.19..

詩 2013 2013.05.18

종달새/배 중진

종달새/배 중진 문전옥답에서 뜯어도 좋을 나숭게를 누나는 바구니를 끼고 친구들과 아지랑이를 따라나서고 작은 아이는 촐싹촐싹 따라다니며 보리 사이를 투덜거리며 쑤시다가 보리밭에서 치솟아 떠오르는 종달새를 쫓아 이리저리 천방지축이지만 파르르 떠서 지켜보는 종다리가 화가 치밀어 알 수 없는 소리로 쉴 새도 없이 재잘거리다가 저 멀리 내려앉으며 나 잡아 잡수하니 보금자리가 있을 거로 생각하고 날렵하게 달려가지만 새는 살살 기어서 도망쳐 보일 리가 만무며 아지랑이만 피어오르더라 나숭게, 냉이, 나생이 나싱게 오솔길2013.05.16 09:47 어린 시절의 동심이 생각납니다 배중진님 복된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전진운2013.05.17 21:24 참 아름답고 그리운 시군요 뭐에 쫒기듯사는요즘 아름다웠던 추억을 한..

詩 2013 2013.05.16

보릿고개/배 중진

보릿고개/배 중진 보릿고개 넘다 보면 보리가 물결치듯 하고 보리가 넘어져 있으면 누군가의 입에서 간밤에 누군가 사랑놀음을 했다는데 어떤 아이는 문둥이나 거지가 심지어는 상이용사가 지나가는 아이를 잡아먹었다는 끔찍한 말도 서슴지 않네 몸을 숨기기에도 좋고 얼른 자라나 배고픔을 달래줬으면 하면서도 깜부기를 골라 뽑지는 않고 깨끗하고 굵은 것을 골라 피리를 만들어 부니 가락은 구슬프고 힘없어 가냘프다 못해 자주 끊어지더니 나중엔 그것마저도 질겅질겅 씹어 먹더라 배고프니 보이는 것은 닥치는대로 먹었던 시절이었지 보리밭이 매우 넓기도 하고 아직도 채산성이 맞는 모양이네요. 한 때는 재배를 꺼렸지 싶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겨울이 길어 딱히 재배할 것도 없었지요. 제 고향은 특수작물 하느라 노는 땅이 없고 사시사철 ..

詩 2013 2013.05.15

거꾸로/배 중진

거꾸로/배 중진 변화도 이런 변화는 없었지 암, 예전엔 이런 일은 없었는데 순식간에 벌어진 작태였고 그땔 생각하면 아직도 몸서리쳐지고 바람만 조금 강하게 불어도 그때 일이 불길하게 떠오르며 숲 속을 일정한 간격으로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가다 앞에 놓인 것은 다 멀리 내동댕이쳤고 반년이 지났건만 뒤처리를 아직도 하고 있으니 상상했던 것보다 피해가 컸으며 아직도 어수선한 모습이고 상전벽해 되어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네 업(業)만 따라갈 뿐이다. 來無一物來 = 올 때 한 물건도 가져오지 않았고 去亦空手去 = 갈 때 또한 빈손으로 간다, 萬般將不去 = 아무리 많아도 아무 것도 가져가지 못한다, 唯有業隨身 = 오직 지은 업만 따라갈 뿐이다, - 자경문 - yellowday2013.05.15 17:35 그래도 ..

詩 2013 2013.05.15

아무려면 어떠랴/배 중진

아무려면 어떠랴/배 중진 구름 한 점 없이 맑으나 바람은 강했으며 기온은 곤두박질치고 해는 벌써 중천에 떴네 일찍 일어나곤 했으나 요사이는 늦게까지 밤을 사르니 일찍 일어났다 생각했는데도 그림자는 짧기만 하네 산에 울긋불긋 피었던 진달래, 철쭉, 그리고 영산홍이 집집마다 강한 빛을 모으며 자리를 차지하고 뽐내니 딱히 구분할 것도 없이 편히 어울려 보는 이를 환히 웃도록 하면 되고 쾌히 사라져 간들 대수랴 2013.05.14 21:58 Sun Rise 05:42 Sun Set 20:04 화씨 42도 yellowday2013.05.14 23:26 봄이 그렇게 왔다간들 누가 탓을 하겠는지요. ㅎㅎ

詩 2013 2013.05.14

눈이 따가운 이유/배 중진

눈이 따가운 이유/배 중진 울지도 않았는데 눈이 매우 따갑고 최루탄을 맛본 기분이 드는데 나만 그런가 주위를 살피니 어머니를 모시고 나온 가족들이 많았으며 밀고 다니는 의자가 조용한 곳을 시끄럽게 하여도 다들 이해하며 미소 짓는데 당사자는 편치 않으신 모양이다 바람은 강하고 춥기까지 하여 싸맸어도 햇살은 눈부시게 밝아 꽃들이 화려함을 더욱 자랑하고 화기애애한 가족들의 정담과 농담에 웃음소리는 널리 퍼지고 새들의 노랫소리까지 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부러움의 눈물 떨구게 하네 2013.05.14 20:58 Sun Rise 05:42 Sun Set 20:04

詩 2013 2013.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