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배중진 까마귀/배중진 이젠 매미의 울음소리도 사라졌네요 숨을 턱턱 멎게하는 열기는 매미의 가냘픈 날개마저 동작을 멈추게 했습니다 덩치가 큰 까마귀는 계속 입을 벌려 냉동을 시키는 듯하네요 나뭇가지 그늘로 계속 찾아듭니다 소리를 지르지 않고는 화를 참을 수 없겠죠 앉아서 서로 정보도 나누고 생.. 詩 2011 2011.07.28
까마귀의 여름/배중진 까마귀의 여름/배중진 방송매체에서는 경보를 주는 데 물 많이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헐렁한 옷을 걸치라고 하며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라는 데 까마귀는 검은 옷을 어찌할꺼나 영리한 그들도 지혜롭게 보내겠지만 다른 날보다 더 요란하게 울부짖고 더 힘차게 날아다니니 힘에 부치는가 덩치는 어.. 詩 2011 2011.07.28
고향/배중진 고향/배중진 한도 넘고 슬픔도 건너 찾아온 고향 모든 것이 그대로였기를 갈망했건만 꿈속의 그 모습은 보이지않고 속절없이 변한것이 어찌 너뿐일까 그나마 내가 살던 집이 있고 밭에서는 옛날에 보았던 작물들이 자라고 논도 대부분 그대로 있었으며 산이 우거져 푸르름은 더하지만 삭막함이 깃들어 낯설고 그 많던 인정가득한 이웃이 사라지고 자동차들이 좁은 길들을 메우고 알지 못하는 노래들로 시끄럽기만 하니 이곳이 내가 자란 마을이던가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고 뛰놀던 곳이었던가 그때의 친구들은 다 어디로 가고 하얀머리를 한 할아버지가 친구라 하며 웃네 2011.11.14 15:23 이런 글을 쓸 때만해도 좋았었고 어머니가 살아 계셨고 전화를 드려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었건만.. 詩 2011 2011.07.28
별이 빛나는 밤/배중진 별이 빛나는 밤/배중진 별이 이글거리고 바람도 소용돌이치고 사이프러스도 불타오르면 달궈진 너와 나 격한 정염을 나누네 불같이 뜨거운 여름날 그나마 밤이 있어 위안이 되고 태울 것 다 태우고 검은 밤으로 남았다가 여명으로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고 어제 태우지 못한 별빛 같은 정 꺼내어 불꽃.. 詩 2011 2011.07.28
해바라기/배중진 해바라기/배중진 성당의 제단에 있는 해바라기 자꾸 시선을 모으고 있네 나를 바라보라 하네 나의 말을 들어보라 하네 간밤에 설친 잠으로 졸립고 인도에서 오신 신부님의 말씀 빠르기도 하거니와 동글동글 귓가를 맴돌고 있음이여 정신을 차려야지 하나라도 더 귀담아 들어야지 어려운 세상 뚫는 지.. 詩 2011 2011.07.28
달은 떠오르고/배중진 달은 떠오르고/배중진 보름달은 먼 길을 이제 막 시작하고 거칠은 구름을 헤치며 내일을 맞이하러 가네 성당의 종소리도 오래전에 울려 퍼졌고 나뭇잎 소리와 물결소리만 되돌아 오는 밤 하루 일을 마친 범선은 어둠속에 닻을 내려놓고 조용히 쉬고 싶었으나 조각배가 흔들어 놓네 어디선가 들려오는.. 詩 2011 2011.07.28
숲길/배중진 숲길/배중진 숲길은 이별을 급히 감추려 구부러져 있고 슬픔을 숨기려 짧지도 않네 낮으면 그나마 볼 수 있겠는데 나무는 그것마저 용납치 않고 소리쳐 아쉬움을 사랑했음을 고백하고파도 기암괴석을 할퀴는 파도는 싸늘함으로 허공에 부숴지고 고독한 장탄소리 갈매기 울음소리 애달픈 산새소리 숲.. 詩 2011 2011.07.28
사랑은 숲길을 따라 사라지고/배중진 사랑은 숲길을 따라 사라지고/배중진 저 길을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님은 떠나갔지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자욱 소리도 남기지 않고 떠난지 벌써 몇 년인가 숲의 이쪽에서 끝쪽으로 풀이 무성한 오솔길을 뚫어지게 그리움 가득히 글썽이며 살펴도 바람소리만 무심하고 사랑하는 님은 내님은 둘아 .. 詩 2011 2011.07.28
이야기가 있는 마을/배중진 이야기가 있는 마을/배중진 나무가 우거진 푸른 산이 적당하게 높고 그 사이로 시냇물은 유유히 흐르며 가끔가다 외지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조용한 여름날 이 산속에 연세가 지긋한 할머니들이 찾아들고 모든것이 느린듯하면서도 열정은 한나절 수은주만큼이나 올라가지만 아랑곳 하지 않는 꽃들은 반기는 이 있어도 없어도 제 할일을 하며 활짝 피어 오르고 주인없는 포도도 알알이 사연을 담는다 한순간을 위해서 배우들은 땀을 쏟았고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눈들은 초롱초롱 뉴욕시의 유명한 브로드웨이를 마다하고 시골냄새 풍기는 이곳이 향수를 부른다 2011.11.14 15:34 미루나무가 있었고 물이 많이 흐르기도 했었는데 나무도 없고 하천은 복개해서 흔적도 없었으며 맹꽁이가 울던 논도 밭으로 .. 詩 2011 2011.07.28
번개 치는 밤/배중진 번개 치는 밤/배중진 이렇게 벼락치는 밤 연거푸 번쩍번쩍 거리는 여름 날카로운 번개는 보이지 않고 낯선 새벽을 달리는 세 사람 1986년 7월 하순 Atlanta, GA에서 Miami, FL로 차를 빌려서 밤새껏 달리고 있으며 지도를 보고 I-75를 줄곧 따라 내려간다 교대로 운전하며 잠시 눈을 붙이기도 하고 먼 곳에선 뿌.. 詩 2011 2011.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