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까마귀/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5:12

까마귀/배중진

이젠 매미의 울음소리도 사라졌네요
숨을 턱턱 멎게하는 열기는
매미의 가냘픈 날개마저
동작을 멈추게 했습니다

덩치가 큰 까마귀는
계속 입을 벌려 냉동을 시키는 듯하네요
나뭇가지 그늘로 계속 찾아듭니다
소리를 지르지 않고는 화를 참을 수 없겠죠

앉아서 서로 정보도 나누고
생명이나 다름없는 날개도 수선하고
가려운 등도 쪼아보며
더위를 같이 식히는데

날개에서 깃이 떨어지더군요
처음엔 나비나 잠자리인 줄 알았고
왜 잡지를 않나 생각도 했는데
알고보니 이웃으로 보내는 안부편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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