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새들/배중진
새들이 더위를 참지 못하고
쫄쫄 솟아오르는 분수에서
신나게 물탕을 치고 있다가
사람이 다가가니 도망을 칩니다
아무리 연약하고 나이가 들었어도
일단 인기척이 나면 재빨리 달아나니
오히려 슬퍼지기도 하는 마음입니다
마음을 열고 다가서는데 멀리하니 말이죠
날라가면서 물을 뿌리는 호스에서 나오는 물을
고스란히 맞는 것을 처음으로 보았답니다
단 한 마리가 아니었고
연거푸 그쪽으로 향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물을 피하는 것이 아니었고
즐기는 신기한 모습이었지요
아이들이 뿌려지는 분수를 향해
돌진하는 것과 조금도 차이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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