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흔적/배중진

배중진 2011. 7. 28. 05:19

흔적/배중진

일촉즉발의 위기
변화가 무쌍하다
아차 싶으면 끝이고
따라오는 눈더미에 파묻힌다

오늘도 하얀 세상을 바라보면서
말없는 바위들과 스노우보드를 즐기는 사람들
그 깍아놓은 절벽엔 완전히 덮히지 않은
얼굴형태의 암석들도 보이며

눈썹을 스치고 지나가는 젊은이
눈썹을 까딱하지도 않는 바위들
날카로운 코를 타고 쏜살같이 치달리지만
콧날은 그래도 빳빳하게 자존심을 챙긴다

스릴만점의 순간들
도전하는 젊은이들
한 때의 명성과 쾌락을 위해서
그러나 神聖한 산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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