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구/배중진
동네에 송아지만 한 멍멍이가 있었고
흔하지 않은 애완용이라서 다들 알고 있는데
친구의 친척집에서 기르기에 놀러 갔다가
집에서 뛰쳐나오며 덮치는 바람에 기절초풍을 했고
산토끼를 쫓으며 달렸던 전설의 덕구가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으며 밤마다 악몽에 시달렸고
소리지르며 벌떡 일어나기도 해서
그 쓰디쓴 돼지 쓸개를 먹어야만 했던 기억이며
다른 큰 개에게는 미안한 감이 들게하는 것이
등교길 촐랑촐랑 앞에서 꺼떡거리며 다가오기에
발로 차는 시늉을 했는데 차도로 뛰어들었고
재수 없게도 달려오는 자동차의 밑으로 들어갔지요
살아 남았지만 그 비명소리가 아직도 들려왔으며
장난인데 그런 결과가 벌어져 쩔뚝거리며 멀리 사라진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그 개에게 죄스럽기만 하더니
요번에는 저먼 세퍼트한테 물려 죄값을 치렀지요
주인이 있었는데도 그들의 구역을 모르고 들어갔더니
두 마리가 달려와 한 바퀴 돌면서 어지럽게 하더니만
오른쪽 뒷다리 맛있는 부분을 물어 비참하게 만들었으며
또한 업보에서 해방되는 8/15/1998을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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