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여름/배중진
방송매체에서는 경보를 주는 데
물 많이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헐렁한 옷을 걸치라고 하며
노약자들은 외출을 삼가라는 데
까마귀는 검은 옷을 어찌할꺼나
영리한 그들도 지혜롭게 보내겠지만
다른 날보다 더 요란하게 울부짖고
더 힘차게 날아다니니 힘에 부치는가
덩치는 어미만한 새끼가
졸졸 따라다니면서 깍깍 짖어댄다
부리 앞에서 마주보며 소리를 내니
어미가 꺅하고 가르침을 준다
부모와 셋이서 다정한 모습이었고
하나인데도 건사하기 벅찬 모습이다
뼈와 살이 되고 날개에 힘을 주는
음식만을 골라 정성으로 먹이는 모습이다
먼 훗날 저 새끼는 제 에미를 알까
힘들어 멀리 날지 못하면
먹이를 물어다 저렇게 먹일는지
움직이기 싫은 더위에 별걱정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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