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배 중진 베짱이/배 중진 베짱이가 가을을 들고 왔다 우편함에 턱 걸터앉아 시원함을 만지작거린다 기쁜 소식을 전해주니 모두 반가워하며 감사하다고 했다 찌뿌둥한 기운이 확 달아났다고도 했다 추석이 미구에 들이닥치는데 가슴앓이하기 시작하는데 향수병과 그리움도 깡그리 가져가 주면 더.. 詩 2018 2018.09.04
촌음/배 중진 촌음/배 중진 조금 시원하다 느꼈는데 채 물들지 않은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네요 성급할 것이 전혀 아니지 싶은데 직감적으로 본능이 발동했는가 봅니다 귀한 포도를 한 알씩 껍질 속까지 빨아 먹기를 좋아하는데 동생은 씨까지 게 눈 감추듯 꿀꺽 삼키고 새로운 송이를 집어 들어 다 빼.. 詩 2018 2018.09.02
기억 속의 어머니/배 중진 기억 속의 어머니/배 중진 눈물범벅이 되신 어머니와 마지막 작별할 때를 떠올리며 어머니의 주름살을 헤아려 보지만 전혀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어머니의 흰 머리칼도 그려 보지만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전화로 언제나 따스한 말씀만 하시고 농담만 하셔 건강하신 줄 알았습니다 어느 .. 詩 2018 2018.09.01
미움/배 중진 미움/배 중진 가슴이 아프다 오늘도 누군가를 미워하다가 오히려 나의 가슴만 쥐어짠다 삭여야지, 삭여야지 남의 행동이 이렇게 가슴을 아프게 할 줄이야 방법도 모르고 그저 쩔쩔매면서 생각하지 않기로 하지만 썩은 이빨 후련하게 뽑은 뒤의 시원한 기분 같지가 않고 용광로 속의 뜨거.. 詩 2018 2018.08.30
믿음/배 중진 믿음/배 중진 성당에 갔는데도 시끄럽고 어지러운 이야기만 널리 퍼져 차분한 세상이 그리운데 마땅히 계획을 세운 곳이 없어 잠시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무엇을 전시하는지 더 검색하고 떠났으면 싶은데 자세한 정보가 없어 우선 부닥치기로 했다 금강산 구.. 詩 2018 2018.08.28
뒷모습에 반하여/배 중진 뒷모습에 반하여/배 중진 어느 가을날 하늘도 높고 짙푸른 날이 고통이 시작되던 날이 될 줄이야 은행에 들어가려는 순간 지나친 뒷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어 일을 제대로 보기나 했는지는 몰라도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여 가슴이 쿵쾅거리며 젊음이 난도질하던 시간 어디 가서 .. 詩 2018 2018.08.26
이별의 고통/배 중진 이별의 고통/배 중진 그대를 알고 원 없이 사랑하고 이별의 쓴잔을 나누고 아픔도 눈물과 함께 강물에 띄워 보내면 영원히 사라질 줄 알았는데 그랬는데 돌아서니 또 고통은 시작되고 비통함은 끊이지 않고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대는 나에게 나는 그대에게 과연 무엇이었단 말인가 운명.. 詩 2018 2018.08.24
방앗간/배 중진 방앗간/배 중진 길가의 주차장엔 차들이 빽빽하게 들어찼고 작은 공간에, 아주 좁은 곳에 누군가 새들의 모이를 뿌려 놓았는데 헌책방이 있어서인지는 모르되 건널목이 끝나는 지점이지만 매우 멋진 공간이 버젓이 놓여 있고 도로를 가로질러 레스토랑의 바깥쪽으론 향나무가 있어 밀려.. 詩 2018 2018.08.20
음침한 초가을/배 중진 음침한 초가을/배 중진뜨거워 허덕이며 잊고 있던 가을이올 것 같지 않은 가을이귀뚜라미 소리와 같이 서늘함으로 찾아왔네요잦은 소나기로숨어있던 매미가 청승맞다는 느낌까지 들고요지글지글 태우듯 덥다고 해도시원하다는 엉뚱한 대답으로숨을 멎게 하더니짧은 삶일지라도 갈 길.. 詩 2018 2018.08.15
두 갈래 길/배 중진 두 갈래 길/배 중진 누구나가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 얽힌 사연들이 매우 많지 싶습니다 모든 것을 주고 싶어 안달하던 순간도 있고 하루라도 못 보면 못살 것 같았던 시절도 있었지요 그랬던 사랑인데 어느 때부터 곁에 없어도 그런가보다 무심하게 되고 나가서 놀다 왔으면 싶고 곁에 있.. 詩 2018 2018.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