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233

배짱/배 중진

배짱/배 중진 지독한 강풍이 몰아쳐 바닷물과 강물이 넘쳐 흐를 거라며 인간들은 정전에 대비한 발전기를 마련하고 필요한 휘발유 사놓고 마실 물 여유 있게 들여놓고 건전지도 새롭게 장만하고 만약을 위해 비상식량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으면서도 신바람이 나기도 했는데 아침 햇살에 배짱 좋게 노래 부르는 매미가 있어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가 있을까 염려를 하면서 마지막까지 청춘사업 잘하라고 기원하는데 저, 하찮은 곤충은 인간이 감지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현대과학으로 무장한 것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은 아닐까 기온이 떨어져서 그렇지 종일 빗방울 하나도 떨어지지 않은 날이었다 박새님 댓글 가을 들녘에 서서 / 홍해리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

詩 2016 2016.09.05

교정에서 있었던 일/배 중진

교정에서 있었던 일/배 중진 아주 아주 먼 옛날 초등학교 4학년 때이던가 잠깐 담임하셨던 분이 생각나는 것은 삽질 때문이었는데 삽으로 뭔가를 심을 구덩이를 파라고 하셨는데 얼마만큼 파야 할지, 어디를 팔지 몰라 다시 여쭈었더니 하시는 말씀이 "너는 너무 소극적"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들고 있던 삽을 받아드시곤 원하시는 곳에 대고 발로 팍 누르시니 땅속으로 깊이 푹 들어가면서 크게 한 삽 퍼내시길 여러 번 하셨는데 그때는 몰랐어도 그 당시 선생님의 불만은 뇌리를 떠나지 않았고 그것이 제삼자가 느끼는 성격이요, 성품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이후 사건을 처리할 때마다 스쳐 소극적인가 적극적인가 되뇌곤 하니 한마디 말씀이 이렇게 생생할 줄이야 누군가 아무렇게나 내뱉은 옛말은 오늘도 누구에겐 비수가 되어 느닷없이 꽂히..

詩 2016 2016.09.03

재활용품을 쉽게 훔치는 인생/배 중진

재활용품을 쉽게 훔치는 인생/배 중진 누군가 쓰레기통을 뒤지는 소리 재활용품을 모아 둔 곳을 아는 사람 수거차가 도착하기 바로 직전에 도둑같이 손쉽게 가져가는 사람 어렵게 사는 사람이겠지 없으면 보이는 것이 없으리라 생각하는데 명멸 등 켜고 주차된 차는 하얀색의 Mercedes Benz SUV라서 경악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풍족한 생활이 아닌 친구가 고물이라도 Benz만을 고집하면서 허장성세를 부리듯 저 친구도 말 못할 구차한 생활을 하는가 병과 알루미늄 캔을 모으면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는 모르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은 아닐까 깨어나라 급한 불부터 끄고 알찬 계획을 세워 옛날 같은 영화를 다시 누렸으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마는 이쁜선이2016.09.02 07:21 나에게 너를 맞추느냐... 너에게..

詩 2016 2016.09.02

가을/배 중진

가을/배 중진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이렇게 가슴을 진동시킬 줄이야 시원해서 좋긴 한데 임 그리움으로 답답한 마음 가눌 길 없어 스르르 자동차를 운전해서 불빛이 서리는 창문을 뚫어지라 살피나 남들에게 들킬까 봐 천천히 몰았어도 주마등인 양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열정이 솟았다 죄책감으로 사그라지고 혼자만이 끙끙거리며 꿈속에서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잘살고 있는 사람 공연히 가슴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 귀뚜라미처럼 혼자만 열심히 구애하네 가을이 왔나 가슴이 아픈 것이 대장님 댓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를 이겨라" 1, 조급해하지 마세요. 급한 사람은 실수가 많습니다 지나치게 신중한 사람은 결단을 내려야하는 순간에도 망설이다 일을 그르치고, 지나치게 덜렁대는 ..

詩 2016 2016.09.02

길을 막는 사람들/배 중진

길을 막는 사람들/배 중진 9월의 첫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니 아침에 먹이를 찾은 까마귀 떼로 날아와 묵묵히 비에 젖은 날개 말리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네 어제는 불볕에 나무 밑에서 할딱거렸지만 다가올 시원한 계절 살아남기 위해선 강건한 날개가 제일이라 틈만 나면 부리로 가다듬느라 정신이 없네 어느 계절이나 잘 견디는 건강한 새 여럿이 합치니 무서운 것이 없고 듣기 싫은 소리로 떠들어도 강약이 있고 다급한 소리 있어도 달리 다른 방법이 없음을 알기에 그들의 방식에 아무도 길을 막고 불편을 호소하지는 않는다네 /길을 막는 사람들 까마귀/배 중진 바람과구름님 댓글 ◈나이에 대한 명언◈ 중년이 된 다음에 젊었을 때의 소원이나 희망을 실현시키려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부질없는 기대를 거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이란 10년..

詩 2016 2016.09.01

처량한 매미/배 중진

처량한 매미/배 중진 매미의 노랫소리가 힘을 잃어 처량한 울음소리로 들리는 것은 갈바람 탓도 있겠지만 예상보다 현저하게 적은 개체 수의 매미로 탈바꿈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보이지 않는 땅밑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단 말인가 누구라서 보이는 것에도 신경 쓸까 말까 한 세상에 보이지 않는 것에 관심을 가져둘까나 쓸쓸한 떨림에 막막했던 더위를 이겨낼 수 있었으며 가을이 머지않아 도래한다는 희망에 찼었는데 이제 가을 속으로 사라진다면 영영 마지막이 될는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너와 나 네가 있었음에 여름이 있었고 너의 노랫소리에 여름도 시원하게 흘러갔는데 비록 어두운 삶으로 되돌아가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꿋꿋해서 환희의 탈바꿈으로 재탄생하여 훗날 다시 만나자 /라면도 있고 해산물을 좋아하니 원 없이 먹을 수 ..

詩 2016 2016.08.25

간절히 용서를 빌며/배 중진

간절히 용서를 빌며/배 중진 어제까지만 해도 푹푹 찌며 화를 머리끝까지 치밀곤 모든 걸 불태우려고 씩씩거리다가 제풀에 꺾여 미친 듯이 소나기를 퍼붓곤 깔깔거리며 번쩍번쩍 칼날을 휘두르며 사라지더니 밤사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심상치 않아 에어컨도 끄고 창문을 쪼끔 올리고 밖의 동정을 살피니 겨울이 달려오는지 요란하더이다 그동안의 불만을 쏟아내듯 서랍과 옷장에서 겨울옷을 주섬주섬 끄집어내 걸치면서 저 하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며 몇 날 며칠 죄스런 마음과 행동이 없었는지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아 봅니다 blondjenny2016.08.25 09:03 한 여름의 무더위에 용서를 비시는 건가요? 거긴 주말에 또 기온이 올라갈 거라고 하던데요. 여긴 내일부터 조금 떨어진답니다. 좋은 글 잘 보..

詩 2016 2016.08.24

보름달/배 중진

보름달/배 중진 둥글어지기 위해 끙끙대며 채웠을 보름달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의자에 앉아 밤하늘을 바라보시는 할아버지에게 잠시만 참으시면 원하시는 달을 보실 수 있으리라 말씀드리고 돌아서는 순간 낮게 깔린 붉은 보름달이 의기양양하게 보이는데 할아버지는 낮은 의자에 앉아계셔 아직도 허공만 바라보시네 우리가 알게 모르는 사이 풀벌레 소리는 날로 드높아 계절의 변화를 이미 감지했으며 바람 한 점 없이 뜨겁게 멈춘 밤이라 막막하고 비지땀이 흐르지만 참고 지내다 보면 멀지 않아 시원한 바람 불어오리 보름달도 변화를 위해 탈탈 버릴 것은 버리듯이 8/17 (음 7/15 백중) 미국에서는 8/18일이 보름. 20:02 PM 월출, 99.9% 미국 뉴욕시각 8/19일에도 매우 둥글었으나 월출 시간은 20:39 PM이었으..

詩 2016 2016.08.20

그리움/배 중진

그리움/배 중진 여름날 뭉게구름은 무럭무럭 솟아오르고 이별의 검은 그림자는 운명이 되어 거침없이 드리워오는데 가슴 속 묻혀있던 그리움은 뭉게뭉게 피어올라 향기를 찾는 꿀벌처럼 소리 나지 않게 달려드나 임은 가을인 양 먼 곳에서 다가올 줄 몰라 보고 싶음은 불볕더위에 바짝 말라 비틀어져 가물거리고 사랑은 시들시들 앓고 있는 여름이구나 한국인2016.08.20 07:45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소식도 감사합니다 막바지 더위 잘 이기시기 바랍니다 제가 살았던 동네는 노송인데 늙은 소나무가 없어 지금 다시 심었다는 소식을 들었답니다. 옛날 기억에는 있었지 싶었는데 개발하느라 다 잘랐지 않았나 생각도 하면서 걸맞게 식수를 했다고 하더군요. 청송은 말만 들어도 늠름하고 기백이 있어 든든한 느낌이고 주왕산의..

詩 2016 2016.08.20

돌아가신 아빠의 심장 박동 소리/배 중진

돌아가신 아빠의 심장 박동 소리/배 중진 아빠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딸은 졸지에 괴한의 총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견뎌내고 무럭무럭 자라 마침내는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데 식장으로 같이 걸어가 줄 아빠가 계시지 않았지만 십년 전에 심장을 이식받은 사람에게 청원했더니 흔쾌히 승낙한지라 슬픔 반 기쁨 반으로 팔짱을 끼고 식장으로 들어서니 이 사실을 알고 많은 하객이 축복을 해주면서도 눈물을 훔치며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는데 아버지의 심장이 힘차게 뛰는 가슴에 귀를 대니 옆에 생존하시는 느낌을 받았고 굵은 손목을 어루만지니 씩씩하게 팔딱거리면서 어려움을 견디며 열심히 행복하게 살라고 거듭 당부하는 소리로 들리니 세상에 이보다 더 숭고한 순간이 있을까 비록 아빠의 육체는 사라졌지만 가장 중요한 심장은 고동을 치고 ..

詩 2016 2016.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