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6 233

플라타너스/배 중진

플라타너스/배 중진 여유 있게 주위를 살펴가면서도 운동 삼아 발걸음을 좀 빨리 움직이는데 하나의 플라타너스 잎이 살그머니 떨어지면서 가던 길을 멈추게 하네 너울거리는 모습이 아름답지만 한여름인데도 갈색으로 변해 병들은 듯한 모습이며 바닥에는 이미 떨어진 잎들이 수북하니 새롭게 떨어지는 잎을 받아주면서 재잘거리는데 단풍이 지는 계절이라고도 할 수 없고 낙엽이라고도 섣불리 단정하기도 어려운 시점 분명 우리가 모르는 뭔가 있으려니 너무 더워서일까 아니면 환경이 열악해서일까 말은 못하지만 느낌이 달라 살기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떨궈야 하겠지 작은 인간이 광대무변한 자연의 섭리를 어찌 알 수 있으랴 /사랑하는 마음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매우 아름답고 모두가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지구 상에서 악이 자리 ..

詩 2016 2016.07.28

감사하는 마음/배 중진

감사하는 마음/배 중진 할아버지는 자존심이 무척 강하지 싶었던 게 많은 밭과 논에 우리 식구가 사지 않고 먹을 만큼의 모든 작물을 심도록 하셨는데 아는 것만 해도 골파, 정구지(부추), 감자, 고구마, 들깨, 참깨, 가지, 오이, 토마토, 옥수수, 수수, 조, 콩, 목화, 고추, 배추, 무 등 물론 보리, 밀, 그리고 벼는 산더미처럼 쌓였었고 이외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방앗간에서 흥정하거나 쌀장수들에게 쌀을 팔거나, 보리를 가져가게 하여 현금으로 만든 후 장만하기도 하셨는데 믿을 수 없는 뜨내기 장사치들이 흥정하는 체 밭에 있던 수수의 목을 잘라가기도 해 상심하시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지만 넓은 집에는 소 한 마리, 돼지 두 마리 닭 30여 마리, 토끼 몇 마리가 있어 손님이 오시거나 큰일 또는 명절이 다가..

詩 2016 2016.07.26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임이여/배 중진

어둠 속으로 사라진 임이여/배 중진 시작은 화려했는데 앞길은 순탄치 않아 보이고 갈 길은 무척이나 멀기만 하더니 솟아오를수록 숨은 막혀오고 지척을 분간할 수 없다가 애석하게도 시야에서 사라지니 속만 부글부글 끓네 잘 해보려고 했는데 함께 나아가자고 약속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섭섭하지만 오늘만 날인가 기다렸다 내일, 못다 한 삶을 씩씩하게 내디디리라 하나님의예쁜딸2016.07.26 14:21 연합 뉴스와 종방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낯익은 패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세태의 흐름에 감동과 분노를 왕복합니다. 고운님! 오늘은 言 (말씀 언)에 대해 생각해봅니다. 베드로전서 제 3장 10절에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고 그 입술로..

詩 2016 2016.07.26

상쾌한 아침/배 중진

상쾌한 아침/배 중진 붉은 태양이 막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갓 보름이 지난 하얀 달님이 등을 보인 채 서산으로 향하는데 더위를 타지 않으려는 듯 발길이 급하다 작렬하는 햇빛을 피해 아침에 산책하니 저녁에 보이지 않았던 나팔꽃이 방긋 웃고 늦잠을 자는가 보다 게으른 토끼를 질책하려다가도 저녁에는 북쪽에 너부죽이 배를 깔고 몰려 있더니 아침에는 남쪽으로 내려와 오물거리면서 밤새 이 거리를 주인인 양 설쳤는가 보다 이름 모를 큰 버섯이 불쑥 나타나 신기하기도 하면서 어째서 어제는 보이지 않았나 고개를 갸웃거리고 Robin, Mocking bird, Cardinal, Starling, 참새 등 보였던 새들이 빠짐없이 나와 분주히 먹이를 찾고 매미까지 등장하여 기분 좋게 합창하니 고유한 음성의 산비둘기도 장단을 ..

詩 2016 2016.07.24

이름 모를 작은 꽃/배 중진

이름 모를 작은 꽃/배 중진 산모퉁이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 큰 꽃은 멀리에서도 보이지만 작은 꽃은 가까이 다가가도 잘 보이지가 않기에 물가의 잠자리들 너무 멀다고 거들떠보지 않고 물 위를 맴돌고 토끼들도 먹을 게 없다고 넓은 풀밭에서 입을 끊임없이 오물거리네 벌과 나비도 사람인 양 화려하고 매혹스러운 향이 있는 큰 꽃만 찾아다니니 작은 바람에도 괴로운지 더욱 심하게 몸부림치네 오늘은 그늘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도 작은 꽃을 사랑하기로 했네 海山 김 승규2016.07.23 03:41 아름다운 꽃과 잠자리입니다. 달/배 중진 밝은 달 살펴보면 생각보다 상처투성이 애쓰며 감춰보나 살며시 나타나고 아프지 않은 사람이 지구 상에 있을까 미소를 지어볼까 생각도 해봤는데 시인님같이 잘 되지를..

詩 2016 2016.07.23

숨 막히는 숨바꼭질/배 중진

숨 막히는 숨바꼭질/배 중진 푹푹 찌는 날씨 하에 가만히 있어도 땀은 비 오듯 하고 임을 생각하면 살아있음이 기적인데 슬그머니 바람이 건들어 못 이긴 체 응수를 하며 그녀의 동정을 물어보니 살며시 무궁화 한 송이 떨구고 가네 그대의 과거지사 잊고 그대의 모든 것을 활짝 받아들이겠다며 지금 괘씸하여도 은근과 끈기로 버텨보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돌돌 말려 사라질 거라며 마음 변하기 전에 세월이 더 흐르기 전에 현재 있는 대로 너그럽게 이해할 테니 더 고집 피우지 말고 웃으며 같이 살자 하네 무궁화 꽃은 방긋 피었고 보고 안 보는 것은 네 몫이라네 어둠이 밀려와도 별은 빛난다면서 /시원한 바람같이 모든 궁금한 점을 속 시원하게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더군다나 숨 막히는 여름에 사랑싸움하다 보면 잘못된 길..

詩 2016 2016.07.19

영면/배 중진

영면/배 중진 치밀한 친구가 생전 편안히 영면할 장소를 의지대로 정하여 놓았고 누구에게도 부담이 되길 꺼려 장례식에 관한 모든 것도 준비하였으며 푼푼이 모아 일체 경비를 미리 지급하였기에 절차상 시간이 되면 관계되는 사람에게 연락만 취하면 척척 진척되어 친구를 잃은 슬픔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삶과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었는데 비록 찌는 듯한 날씨였지만 마지막으로 신부님의 기도하에 Niche에 모셨고 생전에 삶이 그러하듯 사후에도 위와 아래 그리고 좌우에 모르는 사람들과 인연이 되었어도 시원하게 모든 게 잘 해결되었으며 한 줌의 유골이 있는 곳도 알게 되어 틈틈이 찾게 될 것 같아 슬픈 가슴에 영원히 남아 숨 쉬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친구의 영혼은 하늘나라에서 맘껏 평화를 누리리 2016.07.19 00:17 ..

詩 2016 2016.07.18

외로운 매미/배 중진

외로운 매미/배 중진 시기적으로 올 때가 되었고 날씨도 덥다 못해 뜨거운 나날 적당한 환경이 되었기에 더위를 피해 시원한 세상으로 나올 텐데, 올라올 텐데 비슷한 소리가 들려 발길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면 그때마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였고 정원에 물을 뿌려주는 스프링클러 소리여서 속았다며 피식 웃곤 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들었고 속지 않으려 소리를 따라가니 높은 나무였기에 매미를 볼 수는 없었지만 애석하게도 단 두 번에 그치고 잠잠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발버둥 치며 날개를 비빈다 하여도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무슨 소용 있으랴 매미도 아는지 슬그머니 멈춰 싱겁기 짝이 없었는데 내일은 좀 더 많은 매미가 올라와 열애하느라 내는 시원하다 못해 앙칼진 목소리를 듣고 싶은 심정이라네 Sprinkler 한국인2..

詩 2016 2016.07.18

포구의 능소화/배 중진

포구의 능소화/배 중진 하루에도 시간 구애받지 않고 자주 오던 분이 왜 발길을 뚝 끊었을까 문지방이 저리 닳도록 헤집고 다녔던 사랑이요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몸살이 날 정도로 기다렸었는데 차마 말 못 할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귀한 몸에 이상이라도 생긴 것은 아닐까 TV를 켜도 소리는 하나도 들리지 않고 창밖을 내다보면 비슷한 사람만 보여 쫓아가다 말고 넓은 공간이 점점 좁아져 질식할 것만 같아 몸부림을 치는데 오매불망 사랑하는 임은 오시지 않고 온통 그리움의 세상으로 변해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지난번 황홀하게 열정을 쏟던 순간에는 아무런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는데 돌아서는 순간 못된 바람이 들었던가 떠나가는 돛단배를 바라보니 갈매기, 망망대해의 거친 파도와 먹구름뿐인 세상 포구에 남아 기다리면..

詩 2016 2016.07.16

영리한 사자/배 중진

영리한 사자/배 중진 암사자 한 마리와 덩치 큰 Baboon(개코원숭이, 비비) 한 마리가 숲 속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서로 놀라기는 했어도 정신을 가다듬으면서 비비가 암사자를 추격하니 슬슬 도망쳤고 돌아서니 따라오면서 쫓고 쫓기길 십여 분 비비는 자기가 강함을 의식했고 사자가 두렵지 않았으며 우쭐함으로 경계를 늦췄는데 아뿔싸 십여 마리의 사자가 우르르 달려들어 도망갈 사이도 없이 비비는 궁지에 몰렸고 인정사정없는 사자는 본색을 드러내며 건장한 개코원숭이를 갈기갈기 찢어 주린 배를 채우면서 흔적도 없이 해치우는데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밀림의 왕이란 항상 강한체하는 것이 아니고 먹잇감을 위해서 가끔은 엄살 부릴 줄도 알더라 글라디올러스를 저도 좋아하는데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어떤 색에서는 이상한 느..

詩 2016 2016.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