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316

한 해를 보내면서/배 중진

한 해를 보내면서/배 중진 이별이라는 단어를 모르면서 하루하루 재미있게 보내며 웃었는데 시간은 어느 사이 흘러 흘러 우리는 헤어져야 한다네 아무도 모르지 무슨 일이 우리 앞길을 막고 있는 줄 고개도 넘고 높은 산도 올라타야 하며 깊은 강도 깊은 줄도 모르고 건너야 하지 잠시 우린 서로 잊지마는 살기 위해 버겁게 혼자만을 생각하지만 그럴수록 떠오르는 얼굴 얼굴들 그대의 웃는 얼굴이 있어 힘이 되었다네 성장을 위해 축배를 들었던 시절 젊기에 자신만만했었고 그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었으며 또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듯이 변한 모습에서 옛날을 기억하며 금세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너와 나 시간이 갈라놓았어도 우린 하나가 되어 험한 길 멋지게 지나쳤음을 축복하자꾸나 지구는 돌고 돌아 어느새 한 바퀴를 돌았네요...

詩 2012 2012.12.31

거주의 자유/배 중진

거주의 자유/배 중진 며칠 전에 지붕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와 급기야는 업자를 불렀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청설모 네 마리 그중에 세 마리는 붙잡아서 멀리 다른 장소로 이사 보냈고 한 마리가 어찌 지내나 했더니 아침에 창가에 와서 눈치를 보는 데 아마 평소에 다녔던 곳을 새벽부터 다 쑤시고 다니면서 식구를 찾았지 싶고 평소에 오지 않던 창문까지 와서는 향방을 알려달라고 애원을 하니 그들에겐 주거의 자유가 없었고 하시라도 인간을 귀찮게 하면 가차 없이 이산가족을 만들어 버리니 눈이 펄펄 날리고 있는 엄동설한에 가족의 안위가 염려되고 따스했던 보금자리가 그리워 어제가 생각났으리라 내일은 어떻게 보낼까 그것이 궁금하다 김영래2012.12.30 06:29 한해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잘 하시며 행복이..

詩 2012 2012.12.30

덥석 물다니/배 중진

덥석 물다니/배 중진 인연은 90년대에 맺어졌고 그는 열심히 일하는 중국인이었으며 자상한 모습으로 한국말을 배우려 하고 농담도 섞어가면서 고객을 위하더니 갑자기 험하다는 정계로 뛰어들어 선거 때마다 선출되어 깜짝 놀라게 했고 어려운 이민사회에서 아시아인의 위상을 높였으며 그 이후 만나지는 못했고 죄스럽게도 선거를 도와주지는 못했지만 대견함과 자랑스러운 그분이 승승장구하고 건강하기를 빌었는데 어느 날 뇌물수수에 연루되었다는 비보로 철렁하게 하면서도 그답지 않은 행위라 뭔가 석연치 않았고 믿지 않았는데 들리는 정보에 의하면 사실에 가깝단다 돈이 없는 사람도 아니고 은퇴를 하여 즐기면서 산다고 들었는데 청천벽력이라는 말이 이런 것인지 적지 않은 나이에 이게 무슨 망신인지 그의 딸이 그를 이어 정계에 들어섰고 ..

詩 2012 2012.12.28

산타는 사라지고/배 중진

산타는 사라지고/배 중진 산타의 은총이 뿌려졌다고 생각했는데 간밤의 고요를 깨고 끊임없이 무심하게 흔들어대던 바람이 사라지니 남은 것은 질퍽거리는 물의 흔적뿐이었으며 세상에 이토록 감쪽같을 수가 있을까 눈을 씻고 또 씻고 보아도 흰 눈은 보이지 않았고 산타 할아버지는 먼 하늘로 사라졌으니 언제나 다시 뵐 수 있으랴 간밤에 열풍이라도 불었는지 어찌 그 많던 눈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하얀 꿈을 꾸길 고대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칙칙하고 축축한 나무들만 보이고 하늘은 구름으로 잔뜩 찌푸렸으며 간혹가다 바람과 어우러진 빗방울이 사납고 창문과 나무들은 아직도 웅얼웅얼 대지만 아무래도 산타는 저 멀리 사라졌지 싶다 전진운2012.12.28 07:54 포근한아침 감사한마음으로 문안드립니다~~ 오늘 12월 마지막 금..

詩 2012 2012.12.28

산타와 같은 눈/배 중진

산타와 같은 눈/배 중진 눈이 내리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대지를 덮었고 은총이 내렸는지 포근함과 아름다움만 깃드네 따스한 가정을 그리는지 차들이 줄을 이어 질주하며 끊임없이 소리를 내고 밤이 깊어짐에 다시 조용해지는 거리 창가를 두드리는 눈 섞인 빗방울 소리와 주기적으로 강풍은 창문을 몰아쳐 두려움에 떨게 하곤 멀어졌다가 다시 몰아쳐 피를 말리는데 바람이 구름을 몰고 가듯이 산타 할아버지도 방울 소리의 썰매를 몰아 한바탕 은총의 흰 눈을 쏟아내고 눈을 그리워하는 곳으로 사라졌다 배중진님 새해에도 늘 건안하시고 꼭 행복하세요 저의 불로고에 오셔서 왜놈들의 만행을 읽어 보세요 백로와 흰 눈이 잘 어울립니다. 깨끗하기에 찾아오겠지 싶습니다. 아마 눈도 깨끗한 곳에 또는 깨끗함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내리지 않을까 ..

詩 2012 2012.12.27

눈이 내리네/배 중진

눈이 내리네/배 중진 휘날리는 눈이 약속한 시간에 똑똑 창문을 두드리니 깜짝 놀란 것은 사실이라네 어김없이 너무나 정확한 시간이라서 얼마나 내릴까 그것이 궁금하다네 그들은 이미 예보를 했기에 언제까지 그들은 계산할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그들이 추측했다면 맞을 테고 지금은 눈이 내리고 있다는 것이지 크리스마스 이브에 좀 더 많이 내렸으면 했는데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맘껏 내렸으면 한다네 크리스마스 당일 크리스마스 트리를 내다 버리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전진운2012.12.27 06:09 이곳도 화이트크리스마스였답니다 좋은아침입니다 날씨도 많이 풀렸구요 뒤돌아보니 덕분에 행복한 날들이었읍니다 행복가득한날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눈이 부시게 내렸네요. 모든 것을 포근하게 감쌌으면 좋겠..

詩 2012 2012.12.27

짝사랑/배 중진

짝사랑/배 중진 남이 볼세라 살금살금 다가가니 풍월을 읊는 소리는 가슴을 찌르고 잡힐 듯 말듯 움직이는 그림자는 마음을 희롱하여 눈을 황홀케 하네 안에서는 밖이 보일 리 만무요 가슴 졸이며 임 생각을 알고 싶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공자님의 말씀인 여자나 소인은 다루기가 어렵단다 여자의 가녀린 애교 없이 어찌 남녀의 사랑이 움트며 천하를 호령하는 영웅이라 해도 절세미인을 멀리할 수 있으랴 서생은 때를 잘 타고나야 하며 가인도 꾸미기 나름이고 지금은 밤을 타고 훔쳐보지만 다루기 어려운 것은 아니라오 바람 소리는 한숨 소리이고 낙엽 지는 소리는 발걸음 소리이며 촛농이 떨어짐은 가슴 아파 흘리는 눈물이니 책장을 덮듯 마음을 접지는 말아주오 특히 여자나 소인은 다루기가 어렵다. 조금만 가까이하면 공손치 않고 조금만..

詩 2012 2012.12.27

아침을 기다리며/배 중진

아침을 기다리며/배 중진 눈사람이 밤이 오길 기다리는 마음은 초라함을 극복하고 업신여김도 초월하고 짧고 화려한 순간을 위함이요 봄여름엔 꽃이 만발했었는데 가을이 오니 다 사라지고 그래도 몇 가지 희귀한 꽃이 마지막 가련함을 피워보네 저녁 무렵의 새들은 두려움을 접고 밝고 따스한 아침을 생각하고 상현달은 환상의 보름을 꿈꾸며 어둠 속을 더듬거리면서 그리움을 달래는데 지독하게 춥고 깜깜한 긴 겨울밤엔 희망이라곤 존재치 않을 듯하여도 밝은 별 하나 있으므로 내일을 향해 달려갈 수 있지 않을까 아침을 기다리며/배 중진 눈사람이 밤이 오길 기다리는 마음은 초라함을 극복하고 업신여김도 초월하고 짧고 화려한 순간을 위함이요 봄여름엔 꽃이 만발했었는데 가을이 오니 다 사라지고 그래도 몇 가지 희귀한 꽃이 마지막 가련함..

詩 2012 2012.12.26

사랑의 선물/배 중진

사랑의 선물/배 중진 숨죽이며 흰 눈 날리는 창밖의 동정을 살피면서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네 잘한 일도 많지만 오늘따라 잘못한 일만 생각나고 그런 것만 골라 기억하고 계시는 것은 혹시 아닐까 초조함은 눈덩이같이 커지고 잘못을 빌고 또 후회하면서 오늘 그리던 선물만 주신다면 내일부턴 더 착한 아이가 되겠다고 쏟아지는 흰 눈에게 약속하고 또 하며 방울 소리 들리기만 촉각을 곤두세우다 자정을 알리는 괘종시계에 깜짝 놀라며 껌뻑이는 촛불을 끄고서 껌뻑이며 기다리네 제 이름은 없으니 어쩌면 좋은지요... 10/29/2012 허리케인 샌디로 이곳의 레스토랑은 물에 잠겼다는데 2개월도 안 되어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금전의 파워가 대단합니다. 경치가 그만인데 눈이 내리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답니다. East Ri..

詩 2012 2012.12.25

동창회/배 중진

동창회/배 중진 연말연시 바쁜 와중에도 빠지지 않는 모임이 있다면 동창회가 아닐까 일 년간을 정산하는 자리이니까 보이지 않는 사람이 궁금도 할 테고 잔뜩 웃음을 머금은 친우도 있고 찌푸려 나오고 싶지 않았는데 끌려나온 친구와 허장성세를 위하여 자리를 메꾼 자도 있는데 그리움을 해소하러 나와 부러움으로 잔뜩 주눅이 들어 질투심으로 주정을 부린다면 모임의 의미가 사라지지 않겠는지 비교도 하지 말 것이며 말 없는 옆자리 신경을 써주고 골고루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 내년에도 같이 늙어감을 확인하면서 시름을 달랠 텐데 yellowday2012.12.23 16:09 저도 해마다 연말이면 남학생 동창들이 우릴 초대한답니다. 모임은 자기네들끼리 하지만~~~~~~~여학생은 부산에 2명밖에 없으니~~~~~~~고맙지요. ..

詩 2012 2012.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