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316

그 아이의 집 앞/배 중진

그 아이의 집 앞/배 중진 그 아이가 잘생겼다는 것을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알았으며 그의 마음을 알 수는 없었으나 하는 행동마다 멋져 보였는데 가슴 떨리게도 그 집 앞을 지나가야만 했던 어린 시절 주눅이 들어 걸음은 비틀거리는 느낌이고 뒤에서 그 아이가 키득거리지는 않았을까 뒤돌아보지 않고 달음질을 쳐보지만 그의 시선을 떨굴 수는 없었으며 땀방울이 맺히고 상기된 얼굴색이 되어서야 헐떡거리며 뛰는 가슴 쓸어보았는데 어떻게 그 집 앞을 다시 지날 수 있을까 그가 보는 것만 같아 발걸음을 빨리 옮긴다 하여도 마음만 급할 뿐 제자리를 맴돌고 돌부리에 차이는 망신살만 뻗쳤는데 지금은 아가리만 흉측하게 벌리고 다 쓰러져가는 폐가로 변했는데도 그 집 앞을 지나노라니 가슴이 쿵쾅거리는데 그 아이는 아직도 사랑스..

詩 2012 2012.12.23

천진난만한 웃음/배 중진

천진난만한 웃음/배 중진 파열음을 일으키며 성공회의 종소리는 온 누리로 퍼져 나가 애처롭게 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은 가슴을 치며 슬픔이 되어 땅바닥을 흥건히 적시네 아무 죄도 없이 사라져간 아이들의 활짝 웃는 모습에 구김살이 없었고 들쭉날쭉 빠져나간 치아가 귀여우며 순진무구한 눈동자가 웃음 짓는데 어른들이 도울 수 있는 틈새도 없이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으니 어떻게 죄를 청할까 어찌 그 해맑은 웃음 되찾을 수 있을까 벌써 일주일이 흘렀고 우린 그래도 살아가고 있지만 밝은 날보다 슬픔의 빗물이 쏟아지는 날이 더 많았으며 영원히 잊지 않고 가슴에 묻으며 살아가리라 억새풀2012.12.22 08:27 죄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왜 그런짓을.... 참으로 가슴 아픕니다. 한겨울에 아름다운 꽃사진이 넘 이뿝니다 어제 내..

詩 2012 2012.12.22

병조판서 장만/배 중진

병조판서 장만/배 중진 그렇게 장계를 올리시더니 멋진 감투를 장만하셨네요 최명길이 장인이신 장만을 뵈면 전쟁이 다는 아님을 왜 모르겠는가 외눈으로 보는 세상은 어지러운데 바닥까지 돌아가고 있는 무늬이고 마맛자국까지 있는 얼굴이 단순치 않아 세상일이 어찌 쉬울 수 있으랴 장만 (張晩, 1566년 ~ 1629년) 조선의 문신이다. 자는 호고, 호는 낙서, 본관은 인동이다. 선조 때 문과에 급제하여 균관·승문원·예조좌랑 등을 지냈으며, 1599년 봉산군수가 되었다. 1622년 병조판서로 있을 때 광해군의 정치가 문란함을 보고 대책을 건의했으나, 오히려 광해군의 분노를 사게 되자 병을 핑계로 고향에 은둔하였다. 1623년 인조 반정 후 팔도 도원수로 등용되었으며, 이듬해 이 괄의 난이 일어나자 의병을 모아 이를..

詩 2012 2012.12.22

충민공 임경업 장군/배 중진

충민공 임경업 장군/배 중진 날씨가 청명해진다고 했는데 멍청했는지 꺼져가는 나라가 밝게 보인 이유가 무얼까 난국에 우뚝 선 충신이었는데 모든 것은 자업자득이요 근심한다고 탐관오리들이 정사를 돌보겠는가 호랑이를 때려잡았다고 경축할 수도 있겠지만 사나운 장수를 옭아매고 정적에 의하여 억울하게 사라지니 업보였는지도 모르겠네 절개를 외면하고 강호에 묻혀 살 수도 있었으나 사나이 대장부 중원을 호령하고 지조를 지켰지만 험난한 세월을 극복하지 못하고 처참하게 장살을 당했으니 후세에 보고 듣고 배우는 이가 있다면 그나마 위안으로 삼겠네 높은 산이 있고 두터운 숲이 있어야 호랑이도 살고 죽어서 가죽을 남길 수 있듯 강대한 나라 없는 장군이 어찌 산천을 호령하고 역사에 길게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는가 2012.12.22 ..

詩 2012 2012.12.22

12/21/2012 아침/배 중진

12/21/2012 아침/배 중진 분명 지구 반대편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고 강우를 동반한 폭풍이 몰아쳐 정신 사납게 했으며 나목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괴성을 지르면서 버티고 달리는 차량이 내는 물소리가 요란하지만 세상이 끝나리라는 운명의 날 아침은 이렇게 시작했고 간밤엔 알록달록한 모습의 동물의 왕 사자들을 보았으며 한국 최대의 건설회사가 현지 노동자들과의 갈등으로 근처에 사는 한국교민들만 찾아 공격하기에 피해 다녔는데 그런 와중에도 숨겨주는 선량한 주민이 있어 숨어들었고 곡예를 하듯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겨 다녔으며 간혹 덤덤한 표정의 스페인계들이 지나갔지만 악몽에서 빠져나와 윙윙거리는 현실을 맞이했으며 TV를 켜놓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면서 아침마다 늘 그렇게 하듯 커피를 마시고 있는..

詩 2012 2012.12.21

안개/배 중진

안개/배 중진 큰 나무들이 강풍에 벌러덩 나자빠졌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뿌리가 깊지 않았으며 그렇다고 넓게 퍼지지도 않았고 어찌 그렇게 높게만 쭉쭉 뻗어 올라갔는지 주위엔 그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아주 높은 나무가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겠는데 우거진 숲을 조성했다면 혹시 살아남지 않았을까 여럿이 고통을 분산했다면 아픔도 덜했으리라 안개는 다시 계곡을 빈틈없이 덮어버렸고 고여있는 댐의 물 위에서 다소곳하지만 무모한 인간들은 보이지 않는 길을 헤집으며 달리고 위험한 놀이에 여럿이 몸을 던져보는데 무슨 사연으로 흥분했는지는 모르지만 젊은 어머니가 아이들을 네댓 이끌고 댐의 석벽을 내려가면서 식은 죽 먹기이고 여자도 내려가는 데 따라오라 하지만 장성한 아이는 덩치에 걸맞지 않게 홀로 길을 따라 내려가니 보는 이..

詩 2012 2012.12.20

철새/배 중진

철새/배 중진 지구본을 펼쳐놓고 그동안의 행적을 그려 보았더니 보통의 철새와는 좀 다른 동서양을 잇고 있었지요 인생의 반을 한국에서 또 다른 반을 미국에서 보내고 날아다녔으니 바나나 철새인가 봅니다 미국에 있으면 한국이 그립고 한국에 있으면 미국이 생각나고 향수에 젖어 그리움에 빠져 텃새와 어울리지 못하니 시작의 순간이 저주스럽더군요 한 곳에 정착지 못하고 무엇이 부족하다고 자나 깨나 먼 하늘을 동경했었는지 향수로만 그리던 고향이 슬픔으로 범벅이 된 요즈음 날아갈 힘이나 남아 있는지 의심되고 기를 쓰고 날던 철새는 까마득한 하늘을 원망하네 전진운2012.12.19 21:05 정말 멋지고 착한 새들이군요 그리우면 왔다가 싫어지면 가버리는 당신의이름은 무정한 철새,,,,, 노랬말입니다 고향은 늘 어머니의 품..

詩 2012 2012.12.19

종말론/배 중진

종말론/배 중진 마야 문명에서 말하던 12/21/2012가 다가오며 종말론을 또다시 거론하고 그 후 인류도 시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데 객관적으론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하며 인간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과 언덕을 오르는 괴로움이 있고 행복을 끊임없이 추구하려는 욕망이 있지만 종교를 남에게 절대 강요하지 말 것이며 남이 믿는 것이 무엇인지 대충 알아야 하고 장래가 두려우면 원인을 분석하려는 의욕이 필요하고 최고가 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근거 없이 이웃을 현혹하지 말며 속임으로 이윤을 추구하지 말고 종교의 자유를 남용해서는 안 되며 혼자만이 절대자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지 말라 종말론을 믿는 집단이 두려움의 존재이고 그것을 전적으로 믿어 일상생활을 파괴하며 남이 가진 것을 뺏고 목숨을 앗는 행위는 그 자신의 ..

詩 2012 2012.12.18

간밤에도 같이 놀던 친구들/배 중진

간밤에도 같이 놀던 친구들/배 중진 안개는 소리도 없이 도시를 감싸고 그리움은 물밀듯이 나그네를 엄습하네 꿈속에서 같이 놀던 옛친구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아쉽게 기억도 나지 않고 다시 만나자 약속도 못 했지만 친구들이 있음에 즐거웠고 안갯속같이 몽롱하여도 잠을 청하면 다시 필름은 돌아가고 오늘 밤도 그곳에서 만났으면 2012.12.18 02:41 작년 말 국민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들이 일 년이 지났는데도 꿈속에서 계속 나타나 같이 놀다 깨어 이상하다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yellowday2012.12.18 16:40 그건 이상한건 아니구요. 제이님 머릿속에 콱하고 각인을 찍어 놓아 그런게지요. ㅎㅎ 알 수 없는 사용자2012.12.19 15:35 꿈속에 자주 보이면 서로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들..

詩 2012 2012.12.18

별 하나/배 중진

별 하나/배 중진 어둡기 시작하면 나타나는 커다란 별 하나 성결교회 종탑에 매달려 희미하게 주위를 밝히는데 왜 달아 놓았는지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건너편 언덕에서 아무 의미도 모른 체 기다리는 아이 저녁을 먹자마자 마당에 나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별이 나타나길 고대하는데 성탄절 상술에 싫증 난 지금도 그때의 보잘것없는 별이 가슴속에 박혀 있으며 아직도 꿈에 나타난다네 무엇을 바라는가마는 그때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고향과 다정했던 사람들도 멀리 떠나가셨으니 그때의 희미한 별 하나면 족하리 2012.12.16 09:06 산타클로스 Santa Claus 성 니콜라스 Saint Nicholas St. Nicholas 알 수 없는 사용자2012.12.16 13:56 洪自誠의 菜根譚(萬曆本) - 11. ..

詩 2012 201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