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배중진 장미/배중진 이곳의 장미는 분홍색이다 분홍이 너무 약한 느낌이 들어 별로 환영하는 기색이다 빨강, 노랑, 하얀색에 비해서 비가 내린 후 아름다운 물방울을 머금은 꽃들을 살짝 엿보고져 산책을 나왔는데 살포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 장미! 드디어 너의 시대가 왔구나 시작은 미미했으나 주위의 .. 詩 2010 2011.02.25
인생/배중진 인생/배중진 저 산을 내가 넘어 왔던가 저렇게 얕은 산을 넘어 오면서 그렇게 힘들어 했을까 별것 아니지만 다시 넘고 싶지도 않구나 길이 없어 불평도 하고 올라가는 길만 있어 짜증을 내기도 하고 꾸부러 지기만 하여 답답하기도 하고 냇물이 가로 막아 하소연도 했던 저 보잘것 없는 산이 그땐 왜그.. 詩 2010 2011.02.25
포도같은 사랑/배중진 포도같은 사랑/배중진 포도송이를, 사랑하는 동생들과 같이 먹을 때 나는 나의 몫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맛을 음미하고 천천히 껍질까지도 빨아 먹고 있으면 게걸스런 동생들의 손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물론 주위엔 껍질도 없고 씨도 보이지 않는다 무슨 맛인지 그저 삼키고 있으니 말.. 詩 2010 2011.02.25
함박꽃/배중진 함박꽃/배중진 함박웃음 함박송이 함박눈 뮬란 왜 함박이란 말을 붙였는지 이유도 모르고 크고 희다고만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함박꽃을 보고 나서야 그 말의 진수를 알게 되었네 목련, 작약, 목란과도 관계가 있다고 하지요 여고생이 된 동생이 즐거워 하는 듯 다소곳이 짓던 미소가 생각나네 희디.. 詩 2010 2011.02.25
봄날/배중진 봄날/배중진 모처럼 밝고 조용한 봄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의 삶도 또 다른 하루를 엮어 나가고 동물도 식물도 나름대로의 삶을 지혜롭게 꾸미기 시작했다 집앞에 있는 꽃에서는 아침부터 분주한 벌을 보았고 그 옆에는 무소유의 죽은 새를 보았다 어찌하여 그대는 거기에 벌렁 누워 있는지 레스.. 詩 2010 2011.02.25
봄날 1/배중진 봄날 1/배중진 성당앞에 펼쳐진 흰색과 짙은 보라색의 붓꽃 조용하게 심금을 울리는 파이프 오르간에 잠이 깨었는지 가까이 다가가니 앙탈을 부리듯 계속 요리 조리 움직인다 옥잠화의 잎이 무성했고 생김새를 눈여겨 보다 놀랬는데 글쎄 이놈이 이슬과 빗물을 받아서 뿌리 쪽으로 고스란히 모아 주고 있는 형상이다 좋아하는 길을 따라 달려 보지만 마땅히 갈 곳은 없었고 동으로 갈까 서로 갈까 고민하다가 이미 차는 동쪽으로 달리고 있어 그 길을 택했다 그 유명한 John Jay가 살았던 곳 이름모를 꽃들이 어찌나 많은지 공짜로 하나하나 구경 할 좋은 기회였다 광활한 터에 오늘도 봄날은 가고 있었다 2015.11.19 08:43 봄날 1/배중진 성당앞에 펼쳐진 흰색과 짙은 보라색의 붓꽃 조용하게 심금을 울리는 파이프 오르.. 詩 2010 2011.02.25
봄날 2/배 중진 봄날 2/배 중진 코스모스 하면 가을날을 생각했는데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가끔가다 성급하게 일찍 피는 가녀린 그들을 보았었고 너무 일러 키도 다 자라지 않았기에 여린듯하나 매우 성숙했고 요염하기는 가을의 코스모스를 멋쩍게 하듯 하늘하늘 살랑살랑 요동치다가 벌써 진 녀석도 있으니 그녀는 추위를 견디지 못했는가 싶고 벌이 분주함은 우리와 같이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 호기심이 많았던 모양인데 가을 같은 날씨를 간혹 보여 주긴 하지만 가을이 아님을 알아차렸으면 하고 너무 빨리 가지 말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봄날의 따스함과 생동감 및 환희를 만끽하며 가거라 2015.11.13 04:09 봄날 2/배중진 코스모스하면 가을 날을 생각했는데 이 무슨 변고란 말인가 가끔가다 성급하게 일찍 피는 가녀린 그들을 보았었었지 너.. 詩 2010 2011.02.25
굴/배중진 굴/배중진 집에 가고 싶었는데 우리의 고향까지 가는 완행열차는 한참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하루에 두, 세번 뿐이다 통학생으로써 애매하게 끝이 난 시간 중학교 1학년 짜리는 나이가 몇 살 더 먹은 친구의 뒤를 졸래졸래 따라 겁도 없이 화물열차에 숨어 탓다 우리의 바램도 허사로 이 화물열차는 한.. 詩 2010 2011.02.25
어느 목사님의 통곡/배중진 어느 목사님의 통곡/배중진 무척이나 찌고 모두들 헉헉대던 뜨거운 여름 날 올망졸망 열 살 먹은 세 명의 어린애들이 부모 몰래 강가에 나타났다 너무 더웠지만 신작로를 따라 이곳까지 최근에 내렸던 비로 인해 물이 불었지만 그래도 맑기만 하였고 그들은 즐거웠다 바로 뒤에 일어날 불상사를 모르.. 詩 2010 2011.02.25
노란 장미/배중진 이런 장미는 처음 봅니다. 다발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색이 약간씩 달라 보이기도 했지요. 멀리 나갈 필요도 없이 집근처에 있어서 몇 장 찍어 소개를 합니다. 노란 장미/배중진 밤마다 그리다가 꿈속에서 찾아 헤매다가 오늘은 Google Map을 이용하여 고향 하늘을 맴돌았습니다 넓게 시작해서 점점 좁혀 .. 詩 2010 201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