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땅의 노여움/배중진

배중진 2011. 2. 25. 15:21

땅의 노여움/배중진

아무래도 우리가
땅의 존재를 알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고연히 심술이 나서
잘 지나가시는 노인들만 골라
발을 걸어
기어이 땅을 기도록 만들고 있으니
우연인지 심술인지
섭섭하게 했던 것에 대한
앙갚음인지
요사이는 그것도 모자라
눈과 호흡이 척척맞아
빗물같이 보이게 하여
눈이 나쁘신 분들만 골라
엉덩방아를 찧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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