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깃털/배중진

배중진 2011. 2. 25. 15:23

깃털/배중진

하늘도 마음껏 열어주며
아름다운 하루를 엮으라 하는데
간밤에 무슨 사나운 꿈을 꾸었는지
매한테 잡혀 죽음에 이르는 운명이여

무겁고 사나운 발톱아래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날카로운 부리로
깃털이 뽑힐 때마다 눈을 질끈감는 고통이다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창공을 원없이 날랐고
영원으로 날라가기를
하늘에 새겼었는데

자신만만했던 날개였건만
하늘위에 또 다른 강한 것이 있었음을
알고 퍼덕였을 때는 너무 늦었더군
다시 한 번 푸른 창공이 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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