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봄 소식/배중진

배중진 2011. 2. 26. 00:24

봄 소식/배중진

반포지효를 하는지는 모르지만
수 십마리의 까마귀가
창가에 소리도 내지 않고
앉아 있었는데

물에 빠진 생쥐보다
더 처량한 모습이었고
깃털이 길고 쭈뼛하였으며
부리가 엄청나게도 길더이다

그들도 봄 소식을 기다리는가
목을 빼고 털을 말리면서
길고도 혹독한 겨울속에
눈대신 내리는 비의 의미를 알까

그들의 염원대로
하늘에서
땅에서
산 넘어에서 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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