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새는 깃털을 남기고/배중진

배중진 2011. 2. 25. 15:25

새는 깃털을 남기고/배중진

우중충한 날씨는 안개를 살포하고
지는 해는 어둠을 잉태케 했으며
떠 오르는 태양은 광명을 쏟아 붓고
흘러가는 구름은 근심을 남긴다

청설모는 나무에 구멍을 뚫었고
장미나무 가시도 혹독한 겨울을 견디며
깨끗한 눈도 대지를 보온하는데
인간은 오염된 연기로 방안을 데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새들은 깃털을 남기며
사람들은 이름을 남기는데
더러운 오물도 같이 남기니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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