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 128

안개/배 중진

안개/배 중진 안갯속을 헤쳐나간다는 것은 무척이나도 답답한 일 그렇거나 말거나 자욱한 안개는 죽은 듯이 조용하기 짝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여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진 멀쩡한 사람들이 영문도 모르고 사라지지만 역병은 보이지도 않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강력한 햇볕이 내리쬐어야 하는데 시원한 바람이 몽땅 데리고 사라져야 하는데 쥐 죽은 듯이 잠잠하고 숨 막힐 듯이 답답하다 어둠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 진창의 깊이는 얼마나 될까 속 시원하게 물러날 때까지는 우린 숨어 지내야 한다 한 방울의 안개라 할지라도 피해야 한다 속수무책이다 운다고 사라질 공포의 전염병이 아니지만 언젠간 이 또한 사라지리라 5/26/2019 방문 건각과 건강을 자랑할만합니다. 이곳, 뉴욕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사회적 거리..

詩 2020 2020.05.27

우정/배 중진

우정/배 중진 중공의 우한에서 시작한 괴질에 불쌍한 서민이 푹푹 쓰러질 때 재빠르게 움직인다고 했으나 주위의 어느 곳에서도 마스크를 구할 수는 없었다 아침부터 시작해서 늦게까지 상점을 다 돌았는데도 일찌감치 동났으며 언제 도착할지 모른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 두기만을 강조하지 마스크 쓰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같이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답답하기만 했고 그 말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어려워 귀중한 시민의 생명을 저당 잡을까 없으면 손수건으로도 비슷하게 만들어 쓰고 은퇴했으니 밖에 나가지 않으면 된다고 해도 가끔은 나갈 일이 생겨 상대방과 나를 위해서 착용하여야만 했고 어디에서 구했는지는 모르되 안면을 가리고 나오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져 마스크 쓰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으면서도 저 ..

詩 2020 2020.05.16

호박벌/배 중진

호박벌/배 중진 날씨가 쾌청하고 기온도 적당한 날이라 어디론가 통제받지 않고 무작정 떠나고 싶은 마음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살기등등하여도 안전한 곳으로 탈출하고 싶은 심정 무심코 운명을 저주하며 밖을 내다보다가 호박벌을 보았다 높은 나무에 뭔가 먹을 것이 많은 듯 뭇 벌들이 무수히 달려들었는데 왜? 호박벌은 먹고 마시지도 않고 혼자 살벌한 모습으로 경계를 하나 누군가 나타나면 총알같이 따라가 멀리 쫓아 보내고 또 눈알을 부라린다 방패연같이 높이 떠서 요지부동이다가도 적이 나타나면 재빨리 출격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뭔가가 있다 저 높은 나무에는 *말로만 듣던 두물머리입니다. 고목이 자리 잡고 있어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하고 거센 물결도 혹한도 어쩌지 못한 채 피해갔지 싶습니다. 인파는 필요할 때 호들갑..

詩 2020 2020.05.16

오고 가지도 못하는 심정/배 중진

오고 가지도 못하는 심정/배 중진 티베트 친구가 그의 고향에 갔다 가는 이유를 자세히 알지는 못했어도 모처럼 어머니가 계시는 곳으로 가는 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갈 때만 해도 세상이 어수선하긴 했지만 인도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바로 직전이라 통제를 심하게 하지 않던 시기여서 천만다행이었는데 그곳도 신성한 곳은 되지 못하여 모임을 해산시키고 큰 도시에서 일자리를 잃어 고향으로 낙향하느라 몽둥이를 든 경찰들이 강제성을 띠고 눈을 부라리며 휘두르니 불쌍하고 궁핍한 시민들이 도망치느라 아수라장이고 가관인데 미국으로 탈출할 방법이 전혀 없고 무선통신 시설이 가까운 곳엔 없어 세상으로의 연락이 두절되었으니 24시간 끼고 살던 친구에겐 지옥일 듯 아우성에 가까운 친구의 절규가 들리는 듯하나 뾰..

詩 2020 2020.05.15

웅덩이/배 중진

웅덩이/배 중진 이모님이 이종사촌댁에 머무시던 여름 노란 참외를 박스로 사 들고 찾아뵈었는데 그곳의 외딴 웅덩이에는 온갖 곤충들과 동물들이 모여 한여름을 노래하더군요 도시에선 간혹 들을 수 있었으나 가까이에서 귀가 따갑도록 쏟아지는 저들의 불만 소리 인간 때문에 참고 있었던 아우성 여름 밤하늘을 찌르니 가슴이 찡하고 좋았던 시절 생각나고 옛 추억 되살아나고 악의 높은 경지에서 순수함으로 자연스레 내려오는 순간 이렇게 살 수만은 없는 세상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야만 하는 삶 늦기 전에 참회하라는 원성 듣는 사람만 듣고 선견지명이 있는 자만이 멀리 볼 수 있으리 웅덩이/배 중진 해님이 장막 뒤로 사라지고 별님이 나타나면서 달님의 특별조명을 받으며 서서히 나타나는 곤충들 각자 자리를 잡고 바람같이 나타난 지휘자..

詩 2020 2020.05.08

싱겁기는/배 중진

싱겁기는/배 중진 또 하루가 주어졌다 아무 일이 발생하지 않아 감사하지만 이런 무료한 날들의 나날인지라 습관처럼 받아들인다 초록이 점점 짙어져 가는 4월이지만 잔인한 것은 사실이었고 보이지 않는 공포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숨는다고 빗장을 걸었지만 주위에서 병원으로 치달리는 구급차는 속도의 제한이 없었고 24시간 내내 쉬지 않아 사이렌이 뇌리에 박혔다 해님도 사라진 아침 밖의 동정을 살피니 그래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갑자기 눈발이 휘날리기 시작한다 싱겁기 그지없다 그저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영상의 기온인데 눈을 의심하면서도 흰 눈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싱거운 것은 이뿐이 아니었다 임시병동을 밤낮 가리지 않고 설치했고 코로나바이러스 감염환자를 받을 준비가 되었는데 우리 도시에서는 고비를 넘겨 지..

詩 2020 2020.04.23

목련화/배 중진

목련화/배 중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해님도 만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까칠세라 감쌌는데 우한바이러스 우한 폐렴 차이나 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코비드-19 몹쓸 놈의 바람이 불어와 꽃이 피는가 보다 슬픔이 살아나는가 보다 역병이 창궐하는가 보다 들려오는 소식마다 가슴에 못을 박더니 비통함과 함께 사라진다 마구 떨어진다 지저분하고 황폐함만 남기고 우리의 희망찬 봄도 덩달아 앗아간 채 2020.05.01 06:07 트럼프가 탄탄대로를 달릴 줄 알았는데 우한 폐렴이 막아설 줄이야 꿈엔들 생각이나 했을까요. 허덕이다가 이제서야 중공의 방해 공작을 눈치채고 뭔가를 하겠다고 으름장 놓는데 늦어도 너무 늦었지 싶네요. 신약을 통해서 뭔가 신통방통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들불이 산불이 되어 도저히 걷잡을 수가 ..

詩 2020 2020.04.20

로빈/배 중진

로빈/배 중진 바람이 지독하게 불어 제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견딜만했었는데 약삭빠른 Robin은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런 지저귐도 들려오지 않는다 밤새도록 열창했지 않았던가 누가 듣든 싫어하든 독야청청 울부짖었는데 말이다 생글대면서도 눈치가 기가 막히게 빠르고 동글 거리는 눈이 앙증맞고 지글거리는 눈빛으로 보이지 않는 땅속을 뚫어 징글맞게도 정확하게 지렁이를 쭉쭉 뽑아 먹곤 능글맞은 웃음소리를 남기며 사라지곤 했잖은가 지난겨울 혹독함을 견뎌온 너도 살아야 한다 아무리 바람이 강해도 어쩌면 너와 나 공동 운명체인지도 모르겠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세상에선 4월에 내리는 비는 5월에 꽃을 피우기 위해서 내린다고도 하네요. 그러나 요즈음은 매일 슬픈 얼굴입니다. 사방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쓰러지는 분..

詩 2020 2020.04.16

부활절/배 중진

부활절/배 중진 까마득한 옛날에도 나병 환자가 있었다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수 없게 걸려 가족과 떨어져야 했고 집단사회에서 격리되었으며 주위로부터 경멸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만 했으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으리. 동굴 같은 어둠 속에 몸을 숨겨 죽는 날만을 기다리다가 저주와 질시가 눈부시게 쏟아지는 세상으로 나오니 돌을 던지면서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고함을 치고, 상대방이 문둥이인지도 모르고 감사하게 동냥 받은 것을 치를 떨며 쏟아버리는 장님 비렁뱅이, 두려워서 혼비백산 도망치는 군중들 누구라서 따뜻하게 맞아줄까? 예수님을 처형하는 날 구경한답시고 모인 뜨내기 같은 사람들, 낄낄거리며 조롱하는 불신자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몇몇 좋은 사람들, 희망을 마지막 순간까지 버리지 않는 나약한 여인들,..

詩 2020 2020.04.13

사랑 꽃/배 중진

사랑 꽃/배 중진 늘 가슴에 품었던 사랑이 몽매간에도 잊지 못하던 사람이 꽃소식과 함께 부지불식간에 찾아왔다 꿈인가 생시인가 어찌 이런 행운이 떨어졌단 말인가 가까이 다가가리 고통으로 마음고생 하지 말아야지 믿음으로 아껴줘야지 다칠세라 지켜줘야지 소중한 사랑으로 감싸야지 마음을 너그럽게 주고받고 같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지 밝은 봄꽃을 활짝 피워야지 하나님의예쁜딸2020.04.17 13:36 반가운 단비가 내리는 날엔, 뇌리에그림을 그려봅니다. 낮잠을 잘까 부침개를 해 먹을까 라고...울 불로그님들은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요? 고운님! 안녕하세요? 코로나 19 에 포로가 되어 설 자리가 자꾸 줄어든 것만 같아 외발로 서서라도 지켜야 할 내 삶의 공간에 희망의 꽃다발로 장식하고 싶어집니다. 사각 안의 고운 인..

詩 2020 2020.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