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여/배중진 능소화여/배중진 저 담장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작은 꽃은 궁금증으로 자꾸 몸만 커지고 잘못된 선택으로 갑갑하게 벽만 바라보는 꽃 그래도 넓은 곳을 향한 동료가 부럽기만 하여라 인간지사 새옹지마라 하였듯이 혹시 지나가는 님의 손길이 미칠지 지금 처해있는 환경을 섧다 말고 바람이라도 불거.. 詩 2011 2011.07.01
무궁화의 아픔/배중진 무궁화의 아픔/배중진 한반도에도 6월의 여름은 찾아오고 한더위는 시작되어 땀을 쏟게 하며 한스럽게도 반쪽이 되어 눈물흘리네 한없이 그 누구를 원망하고 그리는데 어느 시인은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울었다고 했지만 한 송이의 무궁화를 피우기 위해 우리의 선열들은 .. 詩 2011 2011.07.01
보리수/배중진 보리수/배중진 석가모니가 보리수 밑에서 세속적인 번뇌를 끊고 얻은 깨달음의 경지를 감히 제가 어찌 아리오마는 스님을 믿고 집에 옮기신 어머니의 마음이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들은 그저 먹을 게 있다는 그 자체로 행복이었고 달면서도 시고 떫었지만 자꾸 삼켰습니다 우물가 옆에 앵두는 아니었지만 보기가 좋았지요 아침마다 밤마다 그 곁을 지키시는 어머니 어느 날 흘끗 그 아름답고 신실한 모습을 뵈었지요 두 손이 닳도록 빌고 계셨습니다 저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게 하더군요 꽃이 피고 지고 열매는 빨간색으로 변해가고 수도 없이 맺었다가 떨어지는데 찾아오는 아이들도 없는 오늘 어머니의 수심만 가득 돌고 있음이여 2020.06.23 00:21 불교 신자셨던 어머니가 심으신 보리수에서 많은 열매가 익어갔지만 지금은 그 .. 詩 2011 2011.07.01
살구/배중진 살구/배중진 살구만 보면 친구 생각이 간절하기도 하지요 담 너머에 다닥다닥 달려있는 것이 보기도 좋았고 배가 고팠던 시기에 군침도 돌았겠지 싶기도 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자 지나가면서 슬쩍 몇 개 땄으리라 시큼하면서도 달코롬하고 물렁했으며 쪼갤라치면 쉽게 쪼개지면서 먹기도 좋았고 이가 성하던 때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었는데 이제는 시기만 하여 온갖 상을 다 찌푸리고 먹고나서는 이가시려 칫솔질도 못하고 며칠 힘들게 보내야 하니 아무리 친구가 좋아하는 과일이라도 삼가하고 있지요 그러나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단단하여 변치않고 깊은 곳에 딱딱하게 박혀있고 물렁하면서도 옹골차게 자리잡고 있어 남들은 색깔도 멋져 보기좋다고 하더군요 계절에 따라 잠깐 빛나는 관계가 아니고 싶답니다 2011.11.15 19:47 빛 좋.. 詩 2011 2011.07.01
Father's Day/배중진 Father's Day/배중진 Mother's Day와는 약간 다르리라 생각을 했지만 이토록 다를 줄이야 레스토랑에 특별가격을 붙여 놓았지만 손님이 하나도 없었기에 민망했으며 그 앞을 지나가기가 겸언쩍었는데 앞을 보니 약간 상기한 표정의 두 노인이 서로 넘어지지 않으려고 굳게 손을 잡고서 걷고 있었다 할아버지.. 詩 2011 2011.07.01
저 햇님은 아시겠지/배중진 저 햇님은 아시겠지/배중진 비가 오면 궁금했고 안개가 끼면 답답했으며 저 찬란한 태양을 보면서 부모님도 보시겠지 여겼지요 아침에 보는 해는 희망차기도 했지만 감사하면서도 쓸쓸하신 부모님의 뒤를 보는 듯 하더군요 하루를 고통없이 보내셨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빕니다 보고싶은 아들이 생각.. 詩 2011 2011.07.01
두 마리의 토끼/배중진 두 마리의 토끼/배중진 들의 콩깍지는 깐 콩깍지인가 안깐 콩깍지인가 깐 콩깍지면 어떻고 안 깐 콩각지면 어떠냐 깐 콩깍지나 안 깐 콩깍지나 콩깍지는 다 콩깍지인데 어렸을 때 누나, 동생들, 친구들과 쓰잘데없이 지껄였고 간장 공장 공장장은 강 공장장이고 된장 공장 공장장은 공 공장장이다 아.. 詩 2011 2011.07.01
부정적인 것들/배중진 부정적인 것들/배중진 저녁을 먹고 산보하는 시간이 건강에도 좋고 사색하기에도 적당하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십년동안 거르지 않았는데 요사이는 보고싶지 않은 것들이 자꾸 보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여야지 하면서도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하며 순간적으로 나오는 말들은 .. 詩 2011 2011.07.01
지독한 인간/배중진 지독한 인간/배중진 사랑스런 아내는 외국으로 출장을 떠났고 그녀는 임신을 하고 있어 잠자리가 소원했으리라 젊은 46살의 저명한 정치가가 순간 색정으로 눈이 멀어 인터넷을 이용하여 상대를 짓누르고 있었고 그 사진들은 세계 각국으로 파장을 일으키며 재빠르게 퍼져나갔으며 그는 소용돌이를 .. 詩 2011 2011.07.01
욕망/배중진 욕망/배중진 멀고 먼 길이었지만 돈에대한 욕심은 어렵다고 전혀 느끼지 못하게 했으며 부풀은 꿈으로 오히려 즐겁기만 하였고 샘물같이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인다 알 수 없는 곳에서 시작하여 목적지는 돈이 있는 도박장으로 돈이 보이기에 잃는다는 생각조차 하지않는 무모함으로 얼굴들이 상기되.. 詩 2011 2011.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