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 59

개구쟁이 친구/배 중진

개구쟁이 친구/배 중진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친구는 모임에서 항상 중심에 서 있다 힘도 좋아 그 누구도 도전하지 못하니 우쭐대는 것은 예사이다 중학교도 진학하지 못한 선배가 논에서 일하니 우습게 보였던 모양이고 이름이 특이하다고 비슷한 욕을 붙여 고성방가했더니 아무리 돈이 없고 낯을 가리는 선배일지라도 학교에서 농촌의 마을로 향하는 후배들에게 씩씩거리며 혼쭐을 내려고 달려왔는데 개구쟁이 친구가 엉겁결에 화살을 피하면서 거짓말로 그중에 약한 친구를 지목하니 달려온 기세로 싸대기를 올려붙이더라 이런 봉변이 있나 날벼락이 있나 잘못한 것도 없고 별만 날아다니고 눈에 보이는 것도 없어 까마득한 선배에게 대들었다 왜 때리느냐고? 그 기세에 눌려 선배는 화를 풀고 물러났지만 엉겁결에 당한 아이는 원통해서 이를 갈고..

詩 2021 2021.07.02

전쟁/배 중진

전쟁/배 중진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는데 분쟁은 끊임없이 서로를 괴롭히지요 언쟁으로 일단락되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마는 파쟁으로 치달리고 당쟁이 되어 맹목적으로 치고받고 경쟁이 지나치다 못해 투쟁하다가 항쟁으로 번지니 쟁쟁한 논객들도 골치를 앓게 되지요 풍쟁으로 환호하는 쪽도 간혹 있기는 하나 혈쟁의 아픔은 영원히 가시지 않습니다 4/9/2019 독립기념관

詩 2021 2021.06.29

6.25 전쟁/배 중진

6.25 전쟁/배 중진 이념이 분열을 초래했고 분노가 충천하여 피를 불렀으며 초연이 휩쓸어 화려한 금수강산은 온데간데없고 굶주림과 역병뿐 세월은 꽤 흘렀건만 동족상잔의 한 씻을 길은 없고 오늘도 총칼을 겨누며 호시탐탐 더 큰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네 한민족의 씨를 말리려고 하네 불쌍한 민족 불행한 겨레 미개한 국민 靑 波2021.06.24 23:48 안녕하세요? 6.25를 겪은 세대로 민족의 뼈아픈 비극입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회복이 되지 않고 분단 이어지니 너무 슬픈일이지요. 철천지 민족의 원수 족속들을 어찌할꼬... 오늘도 좋은날 되세요. 배중진2021.06.25 14:26 저의 부모님은 결혼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사변이 터져 집안의 남자들은 걸어서 전라도를 거쳐 다시 대구 방면으로 국도를..

詩 2021 2021.06.24

반추/배 중진

반추/배 중진 열린 세상 열린 마당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네 장소 불문하고 제공하네 시공 초월하여 날아다니네 반가운 사람 행복한 얼굴 따스한 미소 무한한 사랑 Yahoo가 문을 닫으면서 우리의 가슴도 폐쇄되었고 친근한 분들 뿔뿔이 흩어지면서 우리 마음도 산산조각이 났구나 가끔 놀던 자리 찾아와 두리번거려보나 휑한 바람 소리뿐 휴짓조각뿐 즐겁던 추억을 번번이 더듬지만 희미한 기억만 시간을 재촉하네 *끈끈이대나물, 고설륜은 제가 생각했던 식물과는 다르네요. 좀 특이한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소개에 감사드리며 즐거운 여름이 되시기 바랍니다.

詩 2021 2021.06.17

양잿물/배 중진

양잿물/배 중진 구정물 통엔 항상 구정물이 있었다 소와 돼지를 키우고 있었기에 부엌에서 나오는 음식 찌꺼기를 차마 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항상 아끼고 절약하는 정신이 아들을 살렸다 왜, 혼자 놀고 있었던가 사랑방도 아니고 건넌방의 솥에다 흰 빨래를 삶고 있었던 것은 마당에 구리 선으로 된 빨랫줄이 길게 나 있기 때문이리 박하사탕을 증조할머니가 땟자국이 낀 주머니에서 종이에 싸 애지중지 아끼셨다 사랑하는 증손자에게 자주 주셨기에 하얀색의 박하사탕을 잘 알고 있었는데 어럽쇼, 대문을 막 나서려다 부뚜막에 있는 것을 보았고 누가 볼세라 순식간에 입안에 넣었는데 전에 먹던 것과 맛이 전혀 다르고 입안이 뜨거웠다 원래 꿀꺽 삼키는 박하사탕이 아니었으니 망정이고 삼킬 성질의 맛도 아니기에 입을 벌린 채 침을 질질..

詩 2021 2021.04.27

스무 해/배 중진

스무 해/배 중진 지나간 20년 다가올 20년 멋진 보금자리에서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 꿈같이 흘러갔다 일일이 나열하기는 어려워도 큰 문제없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앞으로 다가올 20년도 과연 그렇게 재미있는 일만 발생할까? 예상은 매우 부정적이고 그런 행운은 아마도 기대하기 어렵지 싶다 숙명적으로 받아들이고 고통과 인내로 치러내야 한다 눈물을 흘릴 테고 가슴을 저미게 되고 자신에게도 불행이 닥칠지도 모른다 이제껏 잘 지냈으니 공평한 처사일지도 모르고 모두 그렇게 떠났지 싶다 와, 20년이요! 아, 20년이여! 아, 20년이요! 를 와, 20년이요!로 고침이 어떨까? 배중진2021.04.23 23:19 어제 아침까지는 몰랐는데 지금 사는 보금자리가 20년이 다 되어감을 알았답니다. 앞으로 다가올 20년도 똑같..

詩 2021 2021.04.23

절규/배 중진

절규/배 중진 언제 들어왔는지 어느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까마득히 모르지만 봄이고 날씨가 기가 막히게 좋아 창문을 열다가 방충망과 창문 사이에 죽어 있는 벌을 보았다 무서운 침묵의 주검을 보았다 작은 몸으로 뚫어보려고 얼마나 안간힘을 썼을까 처절한 절규를 했겠지만 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창문 때문에 귀가 먹어 인간은 정말 무식하여 전혀 듣지를 못했다 꿈이 있었을 텐데 그들만의 자연의 세계가 존재할 텐데 잘못된 장소에서 허무한 죽음을 맞이할 줄이야 하나님의예쁜딸2021.04.21 16:03 어제는 과거가 되고 다시 오늘을 맞습니다. 겨우내 전라의 자태로 부끄러워 하던 느티나무는 연두 빛 봄 옷을 입었습니다. 참 아름다운 봄 날이 이어집니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

詩 2021 2021.04.21

캐나다 기러기/배 중진

캐나다 기러기/배 중진 찬바람이 혀를 날름거리고 날갯죽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은 애써서 품은 알을 가슴 철렁하고도 싸늘하게 주검으로 몰아붙인다 기도하는 심정으로 모진 바람 다 맞아가면서 밤낮으로 사랑을 쏟았지만 장담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어쩌면 죽은 자식을 품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봄이 왔다고 날개를 훨훨 쳤지만 새로운 가정을 꾸미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넓은 바다를 마음대로 헤엄치고 푸른 초원에서 자유스럽게 풀을 뜯고 창공을 쇳소리 내면서 어디든지 날아갈 수도 있는데 아직은 아직은 넘고 넘어야 하는 죽을 고비가 무섭게 앞을 막는다 먼바다에 시선을 띄운다 눈을 감고 아름다운 세상을 그려본다 4/24/2014 Glen Island, New York 5/02/2014 한국인2021.04.18 ..

詩 2021 2021.04.18

상춘객/배 중진

상춘객/배 중진 바람이 불면 분다고 불평하고 비가 쏟아지면 비통함과 함께 푸념을 쏟아냈더니 새싹이 노랗게 나오면서 흙을 털고 갖가지 꽃들이 방긋이 웃고 있네요 때를 놓칠세라 벌과 나비는 모여들고 원하는 만큼 봄을 퍼 나릅니다 눈치를 보며 밖의 동정을 살피며 두려움에 떨던 인간들이 부스스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경계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구경하러 나왔습니다 더도 말고 통상하던 대로 활동했으면 한이 없겠다고 합니다 부모·형제가 애당초 거리낌 없이 만나던 옛날로 돌아갔으면 원이 없겠다고 합니다 벌써 이상한 세월에 파묻힌 지 1년여 참기 어렵다고 아우성칩니다 봄이 돌아왔으니 예전 같이 즐길 이유가 충분히 있다는 것이지요 4/23/2018 Bronx Zoo 사진

詩 2021 2021.04.18

봄/배 중진

봄/배 중진 산기슭의 잔설이 녹았더군요 강가의 얼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지불식간에 사라졌고 노란 생명이 흔들거렸습니다 멀리에서도 확실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늦게 온다고 투정을 부렸더니 쭈뼛거리면서도 인간과는 달리 활짝 웃으면서 숨바꼭질하듯 놀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나타나는가 싶더니 저곳에서도 손을 흔들고 있었지요 어둡고 딱딱했던 얼굴에서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깊은 곳엔 봄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지요 4/13/2018 사진 뜻을 이루지 못한 꽃이 비같이 쏟아져 안타깝습니다. 자연의 힘이고 농사에 도움이 될 봄비는 맞는데 굉장한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아쉽기도 합니다. 아마도 미국의 코로나 환자는 꽃비처럼 사라졌지 싶습니다. 무섭다는 표현이 맞고 공포로 모두 숨어야만 했는데 지금은..

詩 2021 2021.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