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 59

무서운 밤/배 중진

무서운 밤/배 중진 폭설만이 지배하는 밤 어둠만이 깔린 곳 인도로는 갈 수 없어 자동차도 지나가지 않는 도로를 이용하는 비틀대는 까만 모습의 남성 꾸부정한 등짝 슬프게만 보인다 무섭게만 다가온다 공평하지 않은 세상 비관하고 있으리 눈물겹게 피치 못할 사연 있으리 날카롭게 귀를 찢는 칼바람 수상쩍게 검은 물체의 그 사람이 부르짖는 함성 아닐까 오랫동안 이렇게 지독한 대설을 본 적이 없는 밤 신호등만 깜빡거린다 2021.02.03 00:03 23" 적설량 58 cm 사진은 1/23/2014 납매가 봄소식의 전령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백신도 또한 그러하리라 생각도 한답니다. 모두 맞고서 힘찬 인생의 여정을 달려야겠지요.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맞으러 간답니다. 폭설에 이어 어제까지 중단..

詩 2021 2021.02.02

폭설/배 중진

폭설/배 중진 어두컴컴한 밖을 보니 세차게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모든 것은 침묵 속으로 가라앉고 저렇게 폭설은 모든 것을 덮을 것이다 인간이 보이지 않으니 아마 코로나바이러스도 배고파하지 않겠는지 방송국만 난리다 눈이 산더미처럼 쌓인 길목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강풍을 동반하여 보통 사람들은 꼼지락거리려고 하여도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질 못한다 휑한 거리에 눈보라만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 그것들은 내일까지 그 짓거리를 한다고 한다 폭설이 쏟아져 덮어도 정전만 되지 않으면 눈 속에서 우리 인간은 눈을 빠끔히 뜨고 동정을 살필 것이다 일 년 전부터 우리는 그러한 행동으로 이제껏 목숨을 부지하며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1/23/2014

詩 2021 2021.02.01

겨울나무/배 중진

겨울나무/배 중진 나무는 자기 몸에서 솟구쳐 나온 잎을 오랫동안 사랑하여 쉽게 버리지 못한다 비록 세월이 흘러 참신한 맛은 없어도 쓸쓸한 모습 애써 지우지 않는다 혹독한 겨울 되어 모두 움츠려 떨고 있을 때 미친 듯이 휘날리는 무서운 흰 눈 손을 내밀어 따스하게 잡아준다 바람 들어 앙탈하듯 떨어져 나가도 해님 눈 피해 높게 추억을 쌓는다 2/14/2014 설중사우는 옥매, 납매, 다매, 그리고 수선이라고 하네요. 바야흐로 매화의 계절인가 봅니다. 뉴욕에도 있을까 시간 있으면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멋진 2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미국에 오래 살다 고향에 가면 저는 옛날에 물고기 잡던 냇물에 가서 어떻게 변했나 살펴보곤 한답니다. 자연적인 멋은 사라지고 반듯하게 물길을 고쳐 멋은 없어도 왜가리들이 보여 ..

詩 2021 2021.01.31

싸라기눈/배 중진

싸라기눈/배 중진 싸라기눈으로 주위가 바스락거린다 갑자기 고향의 울타리가 생각났다 수수깡으로 엮어 만든 이웃집 담장 두려운 소리였어도, 옷깃을 여미게 했어도, 추억으로 다가온다 많은 것이 떠오른다 모든 것이 그립다 오래전에 고향을 등졌어도 눈은 눈이다 변한 것이 없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몸은 전과 같지 않다 생각은 비슷해도 환경 또한 많이 변했다 물론 세월이 흘렀다 아는 분 다 떠나시고 낯선 사람이 철철 넘친다 은혜, 정은 따라가지 못해 항상 맴돈다 손으로 잡지 못하고 생각만 하다가 싸라기눈처럼 가끔 내린다 2/9/2014 Immaculate Heart of Mary Church Castle Hotel & Spa Luxury Hotel near NYC Hackley Middle School

詩 2021 2021.01.27

엽기적인 살인/배 중진

엽기적인 살인/배 중진 생김새가 제멋대로이고 친구들로부터도 배척당하고 자신마저도 혐오스러워하는 여학생이 나이도 어린데 육체적인 쾌감을 먼저 알아 불법체류자인 멕시코 청년과 즐기고 있었다 부모의 사랑만을 알던 어리숙한 애 자꾸 잔소리하니 귀찮아한다 성숙함을 핑계로 핑크빛 장래를 꿈꾸어 보니 모든 것이 걸림돌이 되어 하나씩 제거해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고 아버지 친구가 놓고 간 엽총을 훔쳐 세상모르게 자는 어머니를 사살하고 즐겁게 샤워를 하고 있던 아버지가 총소리에 놀라 뛰쳐나오는 순간 연거푸 방아쇠를 당겼다 강도로 위장하여 형제자매 없이 홀로 집과 많은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받아 사랑하는 사람과 어른 흉내를 내면서 화려하게 살고 싶었던 것이다 이웃으로 총알같이 달려가 경찰에 신고하고 엉엉 울고불고 탄식하면..

詩 2021 2021.01.26

철새의 항변/배 중진

철새의 항변/배 중진 철새들은 다 떠나가고 한가한 마을에 몇 마리는 숨어서 동정을 살피더군요 석양이 지고 싸늘함과 음침함이 내리깔리면서 인간은 따스한 집으로 향하는데 혹독한 추위에 떨면서도 멀리 날지 못하는 설움으로 부리를 뿌득 뿌득 갈지 싶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가다가 죽느니 차라리 고향 같은 이곳에 남아 두려움일지라도 살고 싶은 것은 아닐까 동정도 해봅니다 내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어떤 결단을 내릴는지 지금은 뻔합니다 젊어서와는 사뭇 다른 의지를 보일 겁니다 철새들은 우리보다도 더욱더 봄을 갈망합니다 지저귀는 것이 아니라 악을 쓰면서 2021.01.24 00:59 robin robin redbreast 유럽 울새 로빈 개똥지빠귀 New York Botanical Garden 4/14/2017 사진 2..

詩 2021 2021.01.24

곰과 여우/배 중진

곰과 여우/배 중진 우렁찬 목소리로 사람을 몰고 다니는 백곰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우쭐한 기세로 천하를 호령한다 눈치를 기가 막히게 알아채는 여우 늪에서 잔뼈가 굵었다 궂은일 마른일 가리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잘빠져 나간다 도망칠 줄 안다 숨죽여 있다가 먹이가 보이자 재빨리 낚아챈다 미련한 곰은 뒤뚱거린다 누구도 감히 훔쳐 가리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여수가 뱉어낼 줄 알았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끝까지 기다렸다 막다른 골목길 좌절한 곰이 쓸쓸히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세상살이였다 낄낄낄 웃어젖히는 백여우 근처의 높은 고목 위에 부엉이가 앉아 있었다 10/01/2013 Bronx Zoo, New York 04/03/2019 강원도 춘천 나 홀로 너 홀로/배 중진 하얀색이 그리워 하얀 꿈을 꾸면서 백..

詩 2021 2021.01.22

예포는 울릴 것이다/배 중진

예포는 울릴 것이다/배 중진 마지막 한 방이 필요했던 사람들에게 시원한 총성은 울리지 않았다 인간은 참 이상하지 마지막까지 뭔가, 획기적인 것을 생각하고만 있다 뻔히 돌아가는 것을 알면서도 무슨 일이 일어나 이제까지의 아픔을 앗아가길 고대하는가 보다 법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악용하게끔 방치되어있지 않았다 누군가 홧김에 일을 저질러 많은 사람이 도탄에 빠지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시대는 달라도 인간 본성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견제하는 세력이 눈을 부릅뜨고 손바닥 보듯 지켜보고 있다 이웃을 다치게 하지 않고 조용하게 법을 따르며 숭고한 역사 앞에 숙연하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 예포는 울릴 것이다 그동안의 노력에 감사할 것이다 4/18/2019 말도 많던 트럼프 대통령의 4년도 끝이 나네요..

詩 2021 2021.01.20

첫사랑/배 중진

첫사랑/배 중진 흰 눈은 사랑하는 인간이 뚜렷한 발자국을 남길 수 있도록 수북하게 내려준다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일지라도 흔적을 남기게 퍼부어준다 이루지 못한 첫사랑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것은 사라진 흔적 때문이리라 긴 역사를 통해서 잊히지 않는 분들은 많지 않지 싶습니다. 우리들은 눈 위에 발자국을 찍는 것으로 만족하는 삶이 아닐까 슬픈 생각도 하지만 건강하게 최선을 다하면 더 바랄 것도 없지 싶지요. 멋진 산행에 제가 후련한 느낌까지 받습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1/14/2009

詩 2021 2021.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