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

싸라기눈/배 중진

배중진 2021. 1. 27. 02:46

싸라기눈/배 중진

 

싸라기눈으로 주위가 바스락거린다

갑자기 고향의 울타리가 생각났다

수수깡으로 엮어 만든 이웃집 담장

두려운 소리였어도,

옷깃을 여미게 했어도,

추억으로 다가온다

 

많은 것이 떠오른다

모든 것이 그립다

 

오래전에 고향을 등졌어도

눈은 눈이다

변한 것이 없다

 

같은 이름을 쓰지만

몸은 전과 같지 않다

생각은 비슷해도

환경 또한 많이 변했다

물론 세월이 흘렀다

 

아는 분 다 떠나시고

낯선 사람이 철철 넘친다

 

은혜, 정은 따라가지 못해 항상 맴돈다

손으로 잡지 못하고 생각만 하다가

싸라기눈처럼 가끔 내린다

 

2/9/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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