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

폭설/배 중진

배중진 2021. 2. 1. 23:55

폭설/배 중진

 

어두컴컴한 밖을 보니
세차게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모든 것은 침묵 속으로 가라앉고
저렇게 폭설은 모든 것을 덮을 것이다

인간이 보이지 않으니
아마 코로나바이러스도 배고파하지 않겠는지

방송국만 난리다
눈이 산더미처럼 쌓인 길목에서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좋다는 것인지
나쁘다는 것인지

강풍을 동반하여
보통 사람들은 꼼지락거리려고 하여도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질 못한다

 

휑한 거리에

눈보라만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

그것들은 내일까지 그 짓거리를 한다고 한다

 

폭설이 쏟아져 덮어도 정전만 되지 않으면

눈 속에서 우리 인간은 눈을 빠끔히 뜨고 동정을 살필 것이다

일 년 전부터 우리는 그러한 행동으로 이제껏 목숨을 부지하며

역사를 창조하고 있다

 

1/23/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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