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306

靑松/배 중진

靑松/배 중진 세월의 무게를 견디느라 비틀리지 않은 것이 없고 세상을 달관하려면 갑옷으로 무장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세파에 시달려 잎은 날카롭게 날이 섰고 세속의 세세한 것까지 그냥 지나치는 것이 없고 세계를 관망하되 높낮이를 알아맞히며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기초부터 튼튼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으려 신성한 곳 마다치 않으니 세간에 靑松을 잘못 이야기하지는 못하리 무슨 일이 있더라도 희망을 잃으면 안 되지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용기를 잃으면 안 됩니다. 가끔은 구름이 햇빛을 가릴 수는 있지만 언젠가 사라질 테고 이따금 좌절로 모든 것 의욕을 잃게도 하지만 용기만 있다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음미하면서 멋진 갑오년 알차게 꾸며나가시기 바랍니다. 무서운 집착을 그렇게 많이 보아왔는데도 떨구지 못함..

詩 2014 2014.01.12

老松/배 중진

老松/배 중진 老松은 말이 없어도 세상의 흐름을 알고 구름은 말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쉬었다 가며 안개도 침묵으로 감돌다가 사라지는 곳이요 해님이 방긋 미소로 일관하며 주위를 맴돌고 달님은 포근함으로 감싸다 마지못해 떠나며 별님은 까칠하나 솔잎을 어루만지다 총총걸음하고 눈송이 쉬었다 갈 곳은 소나무보다 좋은 곳이 없더라 바위에 뿌리를 걸쳤지만 낙락장송이라 부르며 위험한 형세로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세상이 험하다 한들 노송보다 많은 고비 넘겼을까 폭우가 위협을 가해봐도 끄떡없이 견디고 폭풍도 가지를 부러뜨리지만 몸통은 어쩌지 못했다네 인간이 다가와 구슬땀을 닦으며 앉았다 가면서 칭송하고 사슴도 머리 숙여 높은 산 꼭대기의 老松을 경배하네 靑松/배 중진 세월의 무게를 견디느라 비틀리지 않은 것이 없고 세상..

詩 2014 2014.01.11

울고 넘었던 고개/배 중진

울고 넘었던 고개/배 중진 사촌 동생들과 사이가 각별했었는데 사랑방에서 서로 잘 논다고 생각했고 한옆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사촌 중에 하나가 뭐가 수틀렸는지는 모르지만 사랑하는 막내 여동생의 따귀를 큰 손으로 올려붙였고 기겁을 한 동생은 나가떨어지며 울부짖는데 오빠가 앞뒤 생각도 하지 않고 막내 사촌을 후려치니 옆에 있던 사촌이 덤벼들며 자기 동생이라고 달려들어 그 동생도 갈겨버렸다 순식간에 사랑방은 울음 방으로 변했고 할아버지가 말리시는데도 당돌한 사촌들은 둘이 부둥켜안고 골목을 내려가는데 그때야 제정신이 들어 가지 말았으면 했어도 울며불며 십 리 떨어진 큰집으로 고개를 넘어 걸어가는데 엉겁결에 휘두른 주먹이지만 가다가 제발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어떻게 뵐 것이..

詩 2014 2014.01.11

가난한 눈/배 중진

가난한 눈/배 중진 하늘이 그렇게 캄캄하지는 않아 눈이 내리고 있어도 두렵지가 않고 아마도 살짝 지나가는 가난한 흰 눈이 아닐까 인간은 지혜롭게 파악하고 아직은 관망하는 자세로 눈이 내려도 시큰둥한 모습이며 민감한 학교도 정상으로 운영하니 아이들은 두 손 모아 제발 더 내려주길 소원하나 벌써 휴교를 했던 날이 얼마나 많았던가 게임에 몰두하며 마음대로 놀고 싶겠지만 세상은 경쟁이 심하여 멋대로 놀 수만도 없는 곳 배움에는 시기가 있기도 하고 평생 배워야 함도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때늦은 시간에 홀로 엉뚱한 곳을 헤매지 않으려면 같이 어울려 넘어갈 때 묻혀 배우는 것이 현명하리 어! 생각보다 많이 내리고 있는 창밖의 눈을 보면서 이미 학교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어른들을 믿을 수 없다고 불..

詩 2014 2014.01.10

바다거북이/배 중진

바다거북이/배 중진 기진맥진 풍랑을 헤치고 먼바다를 헤엄쳐 태어난 곳에 와서 잠시 숨을 고르며 떠돌다 한꺼번에 몰려 빽빽하여 틈도 없는 백사장을 기어올라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는 거북이 이곳까지 온 것만도 천운이고 밤을 기다려 기를 쓰며 알을 낳고 해가 떠오르기 전에 헐떡거리며 물가로 가면 상어들이 득실거리며 기다리지만 주기적으로 종족보존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치르는 행사요 얼굴도 모르는 알을 묻고 떠나야 하는 심정이야 오죽할까마는 누구나 한 번씩 다 겪었던 투쟁인 것이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따지고 잴 것도 없이 무지막지하게 엄마가 부르는 바다로 필사적으로 달리는 새끼들에겐 보이는 모든 움직이는 것이 적이요 죽음의 백사장이며 살아남는 새끼는 많지 않은 숫자라서 안타까운데 이들이 부화하는 시기를 교묘하게 ..

詩 2014 2014.01.09

빨간 의자/배 중진

빨간 의자/배 중진 저만치 놓여 이웃과 조화를 잘 이루는 의자 첫눈에 반하여 한 번 앉아보고는 괜찮다 싶어 덥석 차에 실어 가져왔더니 실속 없는 빈 강정이 되어 자꾸 허리가 아프기만 하고 의자에서 일어서면 괜찮다가도 컴퓨터 앞에 다시 앉아 뭔가를 하다 보면 묵직하게 허리를 누르면서 통증을 느껴 남에게 손가락질하는 습성으로 누군가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데 빛 좋은 개살구를 가져왔음이 틀림없고 아직도 남의 이목을 끌 때 밖으로 내놔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 사용했으면 타산지석이라는 말도 있으니 엔비2014.01.09 10:06 혹독한 추위로 고생하시는데 죄송합니다만 참 겨울다운 풍경이라 이런곳에서 살아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데요.ㅎ 까만색 의자라도 꼭 Ergonomic Mesh Mid-Back Task C..

詩 2014 2014.01.09

인디언들의 복수/배 중진

인디언들의 복수/배 중진 억울하게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고 광활한 평원에서 짓밟혔으며 감쪽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인디언들의 멈추지 않는 저주처럼 밤새 창문은 알 수 없는 비명을 내지르고 노도처럼 몰아쳐 간 곳을 모르게 찬바람이 거세더니 모든 것을 꽁꽁 얼게 하였으며 덩달아 살아있는 것들을 위험에 빠뜨렸고 아무리 건장한 사나이라도 육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싸맸으며 말을 달리던 기상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네 밤에만 기습 공격하는 줄 생각했는데 온종일 이해할 수 없는 창검의 함성으로 미국 전역을 쉬지도 않고 강타하니 화해와 속죄의 봄바람이 아니라면 저들의 원혼을 어찌 달래나 2014.01.08 01:10 영하 15도에서 27도를 넘나들고 있답니다. 昔暗 조헌섭2014.01.08 09:09 올해는 지방선거..

詩 2014 2014.01.08

길/배 중진

길/배 중진 어두운 인간세계를 밝혀주려고 해님은 오늘도 또 먼 길을 행차하셨고 흰 눈이 비록 모든 것을 덮었어도 누군가에 의해 첫발자국이 남아있어 바쁘게 하루를 쫓아가는 우리에게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강 위에는 교량도 놓여있고 산속에는 터널도 있으며 화물차는 놓인 철로를 따라 쉽게 움직이고 막무가내로 흐르던 강물은 꽁꽁 얼었어도 머지않아 뱃길은 뻥 뚫려 차안과 피안 그리고 상류와 하류를 연결하리 묻어 놓은 도토리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다 위에서 덮치는 사나운 매를 보지 못하는 청설모 누가 어리석다 할 것이며 현명하다 하겠는가 배고픔이 운명을 갈라놓았으니 말이다 앞에 놓인 것만 주시하다가 세상을 놓치니 시인은 우리 인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여도 엉뚱한 길로 들어서면 얼음이 쩡쩡 거리며 노하듯 길이..

詩 2014 2014.01.07

미운 백조/배 중진

미운 백조/배 중진 춥다 춥다 이렇게 추웠던 날도 기억엔 없었으며 온통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이제까지 보았던 정경들이 아니어서 욕심을 내어 마구 설경을 헤집어 보았는데 산속의 작은 연못도 꽁꽁 얼었고 얼지 않은 좁은 공간을 수없이 많은 오리와 거위들이 공유하며 추운 곳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잘거리고 있었는데 덩치가 거대한 백조가 일부러 긴 목을 늘이고 유유히 헤엄치며 비좁은 공간을 가르니 작은 오리들이 쫓겨 다니면서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 난리를 쳐 산만하고 어지러웠으며 거위는 아예 눈꼴셔 방관하는 자세인데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연못가 저쪽 나뭇가지 위에서는 호시탐탐 이곳의 동정을 살피는 사나운 매가 탁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나무에 앉았을 때는 몰랐는데 눈이 덮인 연못으로 갑자기 내려와서는 언제 ..

詩 2014 2014.01.05

사랑은 청마처럼/배 중진

사랑은 청마처럼/배 중진 찬바람은 마음조차 꽁꽁 동여맸지만 이웃 창가에 수북이 쌓인 눈을 보면서 그들의 삶에도 정이 저렇게 쌓여가는 것은 아닌지 눈여겨보고 또 보면서 굳게 닫힌 창에 관심을 두네 흰 눈이 녹을 때 즈음 그들도 일어나 하루를 시작할 테고 뜻하지 않은 폭설에 감사하고 폭풍이 몰아쳐 보이지 않은 장벽을 허물어뜨렸으며 해가 비춰 눈부신 것이 아니라 가릴 것이 없는 행복한 가정이 빛을 발하고 불안과 두려움을 둘둘 말아 눈발에 날려 보내듯 젊음이 있기에 내일도 사랑은 청마처럼 달려오리라 오솔길2014.01.04 15:27 안녕하세요~` 배중진님~ 님과 가내에 축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송학(松鶴) 이규정2014.01.04 18:39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새해 첫 주말에 들려서 사랑은 ..

詩 2014 2014.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