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306

창과 방패/배 중진

창과 방패/배 중진 모순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기도 했으나 제48회 Super Bowl 경기에서는 승패를 갈라야 하기에 공격이 최고인 팀과 수비가 뛰어난 팀의 대결에 흥미가 있었는데 모두 공격이 월등한 팀이 이길 거라고 예상했으며 팀과 전혀 무관한 제삼자인 우리 뉴욕의 시청자들은 필요 이상으로 상대선수를 억압하며 매슥매슥 매스컴을 타는 선수가 싫어 소속한 팀이 은근히 아니 큰 점수 차로 졌으면 하고 응원했고 꾸준하게 경기마다 성실하게 임하여 기록을 세우며 달리고 있는 Broncos가 청마의 해에 승리하길 기대했으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했으며 야외에서 펼치는 경기이지만 날씨와는 무관하게 처음부터 엄청나게 잘못된 길로 날고뛰어 응원하던 사람들을 아연하게 하더니 뭐 제대로 이뤄지는 공격도 없었고 졸전을 치르며..

詩 2014 2014.02.03

고성방가/배 중진

고성방가/배 중진 잠귀가 무척 이나도 밝은 사람인데 떠들고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려 라디오를 켜놓고 잠을 자고 있었나 생각도 하면서 시간을 보니 작은 글씨는 새벽 4시경이었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짜증스럽게 눈을 비비며 살피니 안개가 자욱했지만 희미하게 주유소에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정차되어 있었고 음료수를 사서 마시는지 문이 열린 상태였으며 크게 음악을 틀어 놓고 따라 부르고 있었는데 여자와 남자들의 소리가 섞여서 들려왔으며 그 시간에 저렇게 쩌렁거리는 것을 들으니 저 젊은이들은 밤을 새웠지 싶었으며 어디론가 단체로 향하면서 필요한 것을 사느라 편의점 겸 주유소에 들렀으리라 누군가 경찰에 신고했으면 싶었는데 민감한 사람들은 없는지 약 15분 정도 계속되었고 경찰이 출동하는 사이렌 소리는 들었지만 정작 주..

詩 2014 2014.02.03

새의 지저귐에서 봄을 느끼며/배 중진

새의 지저귐에서 봄을 느끼며/배 중진 미친듯한 찬바람이 연일 불어 제끼고 살벌하면서도 혹독한 기운이 속속 파고들었지만 소리도 없이 안개가 자욱한 오늘 따스함을 느끼는데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는 노고지리 소리같이 들려오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았으며 안갯속에서 계속 들려오니 종달새가 없는 뉴욕 근처에서 봄을 알리려고 일부러 날아왔을 리는 만무한데 하찮은 미물도 날씨가 좋으니 덩달아 즐거운지 어제를 까맣게 잊고 삶에 충만함이 깃들어 맑고 희망찬 속내 음을 표현하다 보니 저런 투명한 소리가 나오는 것은 아닐까 봄이 먼저인지 느낌이 먼저인지 가끔은 따져도 보았지만 제풀에 지쳐 봄 속으로 나른하게 늘어졌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안개가 걷히면서 숨었던 수풀의 자태가 나타나고 해맑은 아침 햇살이 눈 부시..

詩 2014 2014.02.02

설날/배 중진

설날/배 중진 적적함을 달래려 무료함을 떨치려 죄송함을 감추려 불효함을 사하려 삭막함이 감도는 겨울의 식물원을 찾으니 적막함에 잠겼고 괴괴함이 돌았으며 살벌함이 도처에 깔렸네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멀리 떠나와서 혼자 고향을 그리나 달리 해결책은 찾을 길 없어라 적적함을 달래려 무료함을 떨치려 죄송함을 감추려 불효함을 사하려 삭막함이 감도는 겨울의 식물원을 찾으니 적막함에 잠겼고 괴괴함이 돌았으며 살벌함이 도처에 깔렸네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멀리 떠나와서 혼자 고향을 그리나 달리 해결책은 찾을 길 없어라 우당화백又堂畵伯2014.02.02 12:14 설명절 뒷자리에 2월이 숨었다가 하룻밤 지나면서 대문열고 들어왔어요 입춘대길 방붙이며 대춘부 읊조리니니 어느새 봄전령이 물소리 따라 찾아오네요 갑오년 봄의문턱 ..

詩 2014 2014.02.02

봄기운을 살피는데/배 중진

봄기운을 살피는데/배 중진 봄을 벌써 기다리지는 않았지만 봄이 어디서 헤매는지 알고 싶어서 봄이 일찍 시작하는 식물원에 들렀더니 봄이 작년에 비해 늦게 시작함을 알겠더군요 예년엔 노르스름한 싹이 겁도 없이 기고만장했는데 올해는 양지쪽마저 눈으로 덮여있었고 시도때도없이 싸늘한 바람이 세차게 때렸으며 오가는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지지 않았지요 원하는 것을 꼭 손안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는 분들도 너무 추우니 두문불출하며 우선 살고 봐야겠다고 어렵게 고비를 넘기느라 이웃을 살피지 못하니 식물원엔 방문객보다 경비원이 더 많아 보였고 날이 저물어 가는 으슥한 어둠 속에서도 동물은 주는 모이를 반기나 망나니 무서운 매는 호시탐탐 배고파 경계치 않는 먹이를 노리고 소리도 없이 동태를 살피다가 내리쳤지만 배고픔에 시달렸어..

詩 2014 2014.02.01

꽁꽁/배 중진

꽁꽁/배 중진 겨울의 중턱에서 하는 말이지만 올핸 정말 혹독한 날씨였기에 모든 것이 꽁꽁 얼었으며 바닷물이 뒤죽박죽 험상궂게 언 것을 본 것은 흔치 않은 일 갈매기는 따스한 인간이 나타날 것을 학수고대하며 자동차가 나타나면 머무는 곳까지 우르르 몰려 날아가 행여나 하면서 측은지심을 발동케 했으며 또는 너부죽이 주저앉아 눈치를 살피고 있었고 얼음 위에 서 있는 갈매기는 그림자로 희미하게나마 사랑한다고 마음을 표시하건만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은 줄 것이 없어 오히려 민망하여 서둘러 그 자리를 뜨면서도 노을로 아름다움을 장식하는 서쪽 하늘을 즐기나 살을 에는 추위로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어 대신 자동차로 공원을 한 바퀴 돌면서 눈이 덮인 바닷가를 감상하며 떠나지를 못하고 일찍 시작하는 어둠을 원망하는데 어..

詩 2014 2014.01.31

매듭/배 중진

매듭/배 중진 매듭을 풀어보려고 실마리를 찾아보지만 어느덧 지나온 세월이 엄청나게 길다는 것을 느끼며 망연자실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한숨만 짓는 시간이었지요 서두를 것도 없고 꼭 결자해지하고 싶어도 받아주실 임은 계시지 않기에 항상 죄스런 마음으로 몸가짐을 조심하게 됩니다 집 밖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것도 임의 뜻이기에 집으로 무사 귀환하면 감사를 잊지 않아야 하겠지요 생각 없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자기 잘난 맛에 헤집고 다니지만 조용히 생각하면 무상을 느끼게 될 겁니다 살기 위해 이웃을 겁박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좀 불편해도 이웃과 공존을 모색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 세상을 향해 자유와 평화를 존중하고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어느 사이 매듭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지요. 서울에..

詩 2014 2014.01.30

첫눈 내린 거리/배 중진

첫눈 내린 거리/배 중진 행복이 가득해 둘이서 찾던 길을 그리움이 사무쳐 혼자서 헤매 도네 영원하자고 다짐했건만 약속했던 그 사람 어디로 가고 첫눈 내린 이 거리를 눈물로 걸어가네 # 이미자 노래 영원하리라 다짐했건만 영원하도록 다짐했건만 영원하도록 간직하자고 뉴욕도 간밤에 눈이 살짝 내렸답니다. 이미 쌓였던 눈 위에 흩뿌려 멋진 모습이랍니다. 그러나 냉랭함과 쌀쌀함은 임 떠난 자리를 메꾸듯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게 만드는 아침이지요. 즐거운 명절이 되시기 바랍니다. 昔暗 조헌섭2014.01.30 07:26 민족 고유의 설 명절 복잡한 귀성길에 안전운전 하시고 소중한 일가친척 가족들과 행복하고 즐거운 설날 되길 바라며 블벗님 가정에 늘~건강과 행운이 함께하시는 한 해 되시고 설 연휴 동안 고향에 정 듬뿍..

詩 2014 2014.01.29

이상한 할머니/배 중진

이상한 할머니/배 중진 창백한 모습에 헝클어지고 많지 않은 하얀 머리칼과 굳게 닫힌 입술에 날카롭고 화난 표정의 회색 눈동자로 가끔 혼잣말로 응얼거리기도 하여 변화난측하기만 하신 분 볼 때마다 밝은 표정이 아니라서 섣불리 말 붙이기도 두려우신 분 가족도 없으시고 거동이 부자연스러우며 무거워 보이는 몸에 TV도 없으며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는데 일요일 아침 모두 추워서 동동거리며 짧은 거리를 될 수 있으면 빨리 움직이는데 작은 공원에서 식료품을 사러 가시기 전 카트를 옆에 놓고 햇빛을 즐기시며 흥얼거리고 있기에 못 본체 그냥 가려다 이런 혹한에 춥지 않으시냐고 여쭈었더니 기분이 아주 좋다며 반갑다고 크게 손까지 흔드시니 주머니에 넣었던 손을 꺼내지도 않고 즐기시라고 하면서 모처럼 밝게 지나쳤는데 믿기지 않..

詩 2014 2014.01.28

어느 신혼부부 이야기/배 중진

어느 신혼부부 이야기/배 중진 생전 서로 알지도 못하고 살아온 20세의 선남선녀가 순정을 고이 간직한 채 중매로 맺은 숭고한 인연으로 관습에 의해 혼례를 치르고 부부가 되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밀월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청천벽력같이 터진 육이오 전쟁으로 위기를 맞아 국가가 저렇게 풍전등화 같은 처지에 개인의 삶이 뭐가 중요할까마는 고난의 순간도 흘러 60여 년이 지났음이여 새색시는 빨갱이들의 매질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 여파로 평생 잉태할 수 없겠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사랑하는 앳된 남편은 우는 마음 달래주며 국가가 지키지 못한 복지를 눈물을 머금고 고난을 삼키던 시간 후손을 보지 못해도 곁에서 사랑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잊지 못할 악몽의 삼 년이 지나니 기적적으로 새 생명이 탄생하고 금실지락은 그것..

詩 2014 201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