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4

어느 신혼부부 이야기/배 중진

배중진 2014. 1. 28. 00:39

어느 신혼부부 이야기/배 중진

 

생전 서로 알지도 못하고 살아온 20세의 선남선녀가

순정을 고이 간직한 채 중매로 맺은 숭고한 인연으로

관습에 의해 혼례를 치르고 부부가 되었지만

남들이 부러워하는 밀월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청천벽력같이 터진 육이오 전쟁으로 위기를 맞아

국가가 저렇게 풍전등화 같은 처지에

개인의 삶이 뭐가 중요할까마는

고난의 순간도 흘러 60여 년이 지났음이여

 

새색시는 빨갱이들의 매질로 만신창이가 되었고

그 여파로 평생 잉태할 수 없겠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사랑하는 앳된 남편은 우는 마음 달래주며

국가가 지키지 못한 복지를 눈물을 머금고 고난을 삼키던 시간

 

후손을 보지 못해도 곁에서 사랑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잊지 못할 악몽의 삼 년이 지나니 기적적으로 새 생명이 탄생하고

금실지락은 그것에 만족하지 못하여 줄줄이 모두 6명이었으며

어느덧 세월은 흘러 회혼례도 간단히 치르셨지요

 

잉꼬부부와 원앙 사이란 수식어가 뒤따르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 제 앞가림을 하고 있던 차

추석을 같이 보내시고 청명한 어느 가을날 외로운 신세가 된 독거노인은

원앙의 보금자리를 찾아 날마다 참배하며 부인의 극락왕생을 기도드리네

 

 

 

 

 

 

 

 

 

 

 

 

 

 

 

 

 

 

 

 

 

 

 

 

 

 

 

 

 

 

 

 

 

 

 

 

 

 

 

 

 

 

 

5/12/1950(음 3/26)
5/09/2010(음 3/26)

 

昔暗 조헌섭2014.01.28 08:19 

자린고비란 충주의 구두쇠가 자기 집 장독에 앉았던 파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강원도 어느 바위까지 쫓아가 기어코 잡아서 파리 발목댕이에 묻은 된장을 빨아 먹고
갔다 해서 된장 바위라 하는 얘기가 있고 흔히들 구두쇠를 자린고비라고도 하지만,
자린은 특별한 뜻이 없는 취음으로 기름에 절인이 저린, 자린으로 변한 음이고

“고(考)는 돌아가신 아버지” “비(妣)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나타내는 말로 제사 때
지방으로 쓰는 말인데, 제사를 지내고 나면 사신(辭神)이라 하여 고인의 영혼을 전송하고
지방과 축문을 태우게 되는데, 이 종이가 아까워 기름에 절여 다음 제사에 계속 쓰는 것을
자린고비라 하였다네요. 이처럼 기름에 절인고비가 자린고비,이전투구, 함흥차사,
두문불출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사자성어입니다.
전라도 굴비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이 자린고비의 주인공은 충북 음성에 살았던 조륵이라는 인정없는
목석 같은 사람 이였지만, 큰 부자가 되어 늙어서는 이를 반성하고 주위 사람을 돕는 자선가로 변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