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넘었던 고개/배 중진
사촌 동생들과 사이가 각별했었는데
사랑방에서 서로 잘 논다고 생각했고
한옆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사촌 중에 하나가
뭐가 수틀렸는지는 모르지만
사랑하는 막내 여동생의 따귀를 큰 손으로 올려붙였고
기겁을 한 동생은 나가떨어지며
울부짖는데 오빠가 앞뒤 생각도 하지 않고
막내 사촌을 후려치니 옆에 있던 사촌이 덤벼들며
자기 동생이라고 달려들어 그 동생도 갈겨버렸다
순식간에 사랑방은 울음 방으로 변했고
할아버지가 말리시는데도 당돌한 사촌들은
둘이 부둥켜안고 골목을 내려가는데
그때야 제정신이 들어 가지 말았으면 했어도
울며불며 십 리 떨어진 큰집으로 고개를 넘어 걸어가는데
엉겁결에 휘두른 주먹이지만
가다가 제발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던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를 어떻게 뵐 것이며
평소에도 덜 인자하신 모습이라 부담이 되었었는데
동생들을 때려 울려서 돌려보냈으니 참 난감했었는데
아무런 후폭풍의 기억이 없는 것을 보면
가다가 제풀에 꺾여 큰집에 보고하지 않았지 싶은데
화를 풀고 잠시 생각하면 사촌 형이 그렇게 나쁜 사람도 아니었고
평소에 사랑해주고 얼마나 아껴주었단 말인가
소꿉장난하다 일어났던 사건이니
더 확대하지 않았어야 함이 당연지사 아닐까마는
할아버지는 큰며느리의 성격을 잘 아셨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고 두 집안의 장래를 염려하셨지만
동생들은 명절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투로 계속 찾아왔고
우린 언제였나 싶게 같이 마당을 빙빙 돌며 무럭무럭 성장해 나갔다
선배님 건강하시죠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뷰어발행 하시면 많은 분들이
선배님의 글 구독 하실터인데 아쉬움이 남네요
뉴욕에서 살아가시는 모습과 한인회 소식 모국에서 많은 분들이 전해 들으실 수 있을 터인데
선배님 늘 건강 챙기시고 행복한 일상 엮어 나가시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작년 한해 배중진님덕에 많이 행복햇습니다
올해도 좋은일 함께해요
한참을 읽고 한참을 봅니다
추운날씨 감기조심 하시고
줄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래도 옛날에는 서로의 공간이 어느 정도 있어 다행이었지 싶었답니다.
안방, 건넌방, 윗방, 큰 사랑방, 작은 사랑방, 심지어는 골방까지 있었으며
마당도 넓어 안마당, 바깥마당이 있었으니 부엌을 제외하곤 부딪히지
않아도 될 공간이 있었는데도 큰 며느리와 작은 며느리를 대하는
정도가 달랐으며 모처럼 큰며느리 집에 할머니가 가시는 눈치이면
많은 것을 몰래 가져다 드려서 같이 사는 작은 며느리는 서운해하는 눈치였지요.
그렇지요. 모처럼 오는 큰 며느리는 이것저것 많이 사오니 마음에
쏙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쌀쌀한 말씀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답니다.
같이 살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아들의 효심을 작게 보아서는 절대 안 되지요.
좋은 말씀 공감합니다. 즐거움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같이 살면 불효자 따로 살면 효자라는 말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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