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松/배 중진
老松은 말이 없어도 세상의 흐름을 알고
구름은 말을 하지 않아도 편하게 쉬었다 가며
안개도 침묵으로 감돌다가 사라지는 곳이요
해님이 방긋 미소로 일관하며 주위를 맴돌고
달님은 포근함으로 감싸다 마지못해 떠나며
별님은 까칠하나 솔잎을 어루만지다 총총걸음하고
눈송이 쉬었다 갈 곳은 소나무보다 좋은 곳이 없더라
바위에 뿌리를 걸쳤지만 낙락장송이라 부르며
위험한 형세로 극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세상이 험하다 한들 노송보다 많은 고비 넘겼을까
폭우가 위협을 가해봐도 끄떡없이 견디고
폭풍도 가지를 부러뜨리지만 몸통은 어쩌지 못했다네
인간이 다가와 구슬땀을 닦으며 앉았다 가면서 칭송하고
사슴도 머리 숙여 높은 산 꼭대기의 老松을 경배하네
靑松/배 중진
세월의 무게를 견디느라 비틀리지 않은 것이 없고
세상을 달관하려면 갑옷으로 무장하지 않을 수 없으며
세파에 시달려 잎은 날카롭게 날이 섰고
세속의 세세한 것까지 그냥 지나치는 것이 없고
세계를 관망하되 높낮이를 알아맞히며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기초부터 튼튼하고
세속에 물들지 않으려 신성한 곳 마다치 않으니
세간에 靑松을 잘못 이야기하지는 못하리
7/24/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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