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신작로/배중진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신작로/배중진 아버지께서 은퇴하시고 심어 놓으신 신작로의 코스모스 양쪽으로 보기 좋았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 길에서 선배들의 지시로 아침마다 뜀박질했으며 발바닥을 간질간질케 하던 길 코스모스를 정성들여 가꾸시는 사랑의 손길 그 길을 기억하는 사람이 .. 詩 2011 2011.08.30
폭풍이 남긴 것들/배중진 폭풍이 남긴 것들/배중진 준비를 많이 했고 기도도 많이 했지 싶으며 방송매체를 통해서 며칠 전부터 들어왔는데 정작 언제 어느 곳으로 지나갔는지도 몰랐고 비가 멈추고 한 사람씩 고개를 내밀더니 갑자기 거리로 쏟아져들 나와 서로 붙잡고 그동안 어떻게 대처했으며 두려움에 떨었는지 지나온 이.. 詩 2011 2011.08.30
풍속 120km/시간/배중진 풍속 120km/시간/배중진 카테고리 3에서 1로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기세등등하고 불안하지요 줄기차게 비는 쏟아지고 몰려가고 영문도 모르는 나무들은 시달리고 토네이도가 부분적으로 발생하여 침수된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전원이 차단되어 어둠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모두 대피하여 유령이 사.. 詩 2011 2011.08.30
아직은 밝은 표정인데/배중진 아직은 밝은 표정인데/배중진 오래간만에 짧게 매미의 노래를 듣고 귀를 의심했던 게 그동안 날씨가 추웠었거든요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비가 많이 내리면 사실상 그들의 삶도 마무리될 것 같아 어두웠지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마음들이 들떠서 얘기를 건네고 뭐와 뭐가 필요한지 서로들 정보 교환하.. 詩 2011 2011.08.30
폭풍 전의 고요/배중진 폭풍 전의 고요/배중진 건전지를 사려고 했지만 이미 동이 났고 빵 몇 조각 간신히 샀으니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싶은데 아침에 태양은 다시 떠오르고 조용하더라 지금 남쪽에서는 가공할 힘으로 빠르게 돌고 북으로 서서히 움직이며 휩쓸고 낮은 곳에 사는 뉴욕커들은 강제로 집을 버리.. 詩 2011 2011.08.30
염소/배중진 염소/배중진 좀 기분 나쁘게 생긴 염소가 뭔가를 얻어 먹으려고 가까이 오는데 눈치가 이상하여 약간 거리를 두면서 동정을 살피고 또 살펴보았지요 저리로 갔다가 살며시 다가오면서 머리로 들이받으려고 또 살피더군요 카메라를 박으면 어찌되나 뒤로 나가떨어지겠고 피가 흐르리라 그들은 갇혀있.. 詩 2011 2011.08.30
허리케인 아이린/배중진 허리케인 아이린/배중진 바람이 조금만 강하게 불어도 잿간에 숨어있는 불씨가 떠오르는데 허리케인은 상상을 초월하기에 벌써 피할 수 없음을 예감하고 육백만이 거주하는 필라델피아 천구백만명이 사는 뉴욕 사백오십만이 운집한 보스턴지역에서 야단법석을 떨며 특별방송을 하고 있는데 불똥이 .. 詩 2011 2011.08.30
돼지/배중진 돼지/배중진 심술궂은 돼지가 뒤집혀 자는 돼지의 발가락을 빠니 단잠에 취한 돼지가 기겁하고 간지러워 몸을 뒤트는데 그것이 재미있는지 계속하여 입으로 가져가 빨고 또 빨고 신기하게만 보였고 옛날 친구들이 같이 잠을 잘 때 한 친구가 꿈속에서 뭔가를 맛있게 빨다가 아쉬움에 입을 쩝쩝거리며.. 詩 2011 2011.08.25
토끼/배중진 토끼/배중진 토끼가 겁이 많다고 들었는데 사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더군요 반면 닭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리저리 피해 다니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거북이와의 달리기에서 자신만만함이 그렇게도 만들었지만 그냥 늘어진 상태로 쳐다봅니다 게으르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당근을 무척이나도 좋아.. 詩 2011 2011.08.25
닭장/배중진 닭장/배중진 냄새가 좋을 리가 없지요 그러나 모두들 관심이 많았습니다 만지고 쓰다듬고 알이 부화하면서 병아리가 탄생하는 순간 모두들 탄성을 지르고 모두들 신기한 눈치였고 비틀거리고 넘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도 표시하더군요 날카로운 소리를 좋아할 리가 없지만 닭들은 아랑곳하지 않았.. 詩 2011 2011.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