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닭장/배중진

배중진 2011. 8. 25. 11:43

닭장/배중진

냄새가 좋을 리가 없지요
그러나 모두들 관심이 많았습니다
만지고 쓰다듬고
알이 부화하면서 병아리가 탄생하는 순간

모두들 탄성을 지르고
모두들 신기한 눈치였고
비틀거리고 넘어지는 모습에
안타까움도 표시하더군요

날카로운 소리를 좋아할 리가 없지만
닭들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무슨 기분이 들었는지
크기에 관계없이 귀청 터지게 울어젖힙니다

농촌의 여름날 오후나
가을날 오후 한가한 시간
닭장에서 들려오는 그 소리는
자장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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