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토끼/배중진

배중진 2011. 8. 25. 11:45

토끼/배중진

토끼가 겁이 많다고 들었는데
사람이 다가가도 움직이지 않더군요
반면 닭은 카메라를 들이대면
이리저리 피해 다니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거북이와의 달리기에서
자신만만함이 그렇게도 만들었지만
그냥 늘어진 상태로 쳐다봅니다
게으르다는 느낌을 받았지요

당근을 무척이나도 좋아하는데
토끼의 눈을 보면 어찌나 붉고 맑은지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닐까
잠에 취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닌지

가끔씩 물고 발로 차기도 하니
너무 가까이 가는 것도 조심하여야 하고
믿는 구석이 있으면 꾸준하지가 않아
한 번에 달리려는 토끼가 되어 패배를 부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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