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지진이 일어나던 순간/배중진

배중진 2011. 8. 25. 11:38

지진이 일어나던 순간/배중진

둔해서인지 아니면 몰두하는 것이 있어서였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가 나중에 알았는데
시간을 거슬러 아무리 생각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낌새를 차리지 못했는데

그때 한들거리는 코스모스를 찍고 있었고
한 송이 봉선화를 만나서 반가워하고 있었기에
감히 그 엄청난 파괴력을 꿈조차 알았을까
더군다나 뉴욕에서 아니 동쪽의 미국에서

동부에서 5.8정도의 지진이 발생했던 것은
1944년으로 67년 전에 뉴욕에서의 일이었고
캘리포니아 주에서만 1900년대 이후 40번이라
서부에 사는 미국사람들은 우스운 표정인데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며 널리 퍼진 이번의 지진은
계절이 없으며 아무 때나 발생할 수 있고
미국 서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8킬로톤 TNT의 폭발력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반에 해당되는 위력이라니

가공할만한 파괴력인데 피해가 아주 경미하여
웃는 사람들이 많았고 한번 스치는 강풍이라 여기지만
인도양에서 일어났던 지진이 일본을 휩쓴 9.0지진의 도화선이 듯
그 누가 알겠느냐마는 모두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대처함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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