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대/배중진
살아생전 그대와 거닐던 곳
어김없이 보름달은 떴다가 이지러지고
계절 따라 꽃은 피고 지고
산새들도 즐겁게 지저귀는 곳
아무리 밤낮이 바뀌고
계절도 왔다 사라지고
철새도 날아왔다 날아가도
서로 그리워하는 한결같은 사랑
안개가 아무리 짙게 깔려도
그것 위에는 밝은 태양이 있음을 알았고
북풍 설한이 세차게 몰아쳐도
그것 위에는 밝은 달이 걸렸음을 알기에
물속의 그림자를 그리워 하며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또한 밤대로
항상 우리 같이 있었음을 상기하노라
죽음이 너와 나 갈라놓기 이전에는
떨어질 수 없는 우리의 삶이요
설혹 같은 날이 되지 못한다면
안갯속 피안에서 조만간 다시 만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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