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소리/배중진
아무리 크게 북이 찢어져라 때려도
들리지 않는 소리여
아마도 소귀에 경을 읽어주는 격이요
어쩌면 말귀에 바람이 웬일인가 싶었겠지
찢어진 가슴 어찌 봉하랴
벌떡거리는 심장을 어떻게 진정시키랴
울리지 않는 소리여
누구에게 하소연을 하는가
하늘도 검붉게 멍이 들었고
산천초목도 숨죽여 흐느끼나
통하지 않는 소리여
쉼도없이 파도만 철썩이네
지금도 두근거리는 가슴에
그때의 고통은 되살아나고
잊히지 않는 절규여
언젠가 이 몸과 같이 묻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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