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너와 나 사이/배중진

배중진 2011. 8. 25. 11:32

너와 나 사이/배중진

태초에 호수가 있었고
반짝이는 물결과
은빛의 달빛이 있었으며
안개가 가끔씩 찾아오던 곳

언제나 고요했으며
산 그림자 가라앉아 사색을 하고
스치듯 날아가는 새들의 그림자와
풀벌레 우는 달밤은 더없이 아름다웠지

애초에 너와 나 사이에는
거칠은 숨소리만 들렸었고
그리움만 떠다니다가
사랑만이 꿀같이 흘렀었는데

언젠가 서로에게 격이 생기고
보이다가 사라지곤 하더니
미움도 아니고 사랑도 아닌 섬이되어
안갯속 다리로만 연결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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