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밝은 표정인데/배중진
오래간만에 짧게 매미의 노래를 듣고
귀를 의심했던 게 그동안 날씨가 추웠었거든요
허리케인이 다가오고 비가 많이 내리면
사실상 그들의 삶도 마무리될 것 같아 어두웠지요
만나는 사람들마다 마음들이 들떠서 얘기를 건네고
뭐와 뭐가 필요한지 서로들 정보 교환하였고
마실 물들과 가정상비약등을 준비하고 있었으며
차에다 잔뜩 씩 싣고서 떠나더군요
내일 험한 일을 예상하고는 있으나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었으며
그렇게 심각하게 울상짓는 사람들은 없었지요
준비는 하되 피해는 없으리라 꿈꾸면서
자동차의 기름을 확인하고 안전하지 싶은 곳으로 옮겼고
은행에 가서 현금을 필요 이상으로 인출하고
전력이 공급되지 않을 것 같아 쌀밥을 미리 지어놓고
식수도 삼일 이상치 준비하고 운명의 여신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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