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1

풍속 120km/시간/배중진

배중진 2011. 8. 30. 04:56

풍속 120km/시간/배중진

카테고리 3에서 1로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기세등등하고 불안하지요
줄기차게 비는 쏟아지고 몰려가고
영문도 모르는 나무들은 시달리고

토네이도가 부분적으로 발생하여
침수된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전원이 차단되어 어둠으로 변했고
사람들은 모두 대피하여 유령이 사는 듯

잠을 자지 않는다는 역동적인 도시 맨하탄이
가로등만 껌뻑이고 텅텅 비어있으니
영화에서나 보여주는 장면이더군요
조만간 밀물이 닥치면 얼마나 잠길까

일요일 성당으로 가야 하건만 굳게 닫혔고
상점들도 유리창을 테이프로 보호하고
소방트럭들은 쉴 틈 없이 경적을 울리지만
언젠가는 잠잠해지고 태양은 떠오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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