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배 중진 가을비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친 듯이 퍼부으니 그동안 가물었던가 그 물 다 받아내는가 싶더니 알게 모르게 떨어져 쌓인 낙엽이 갈 곳 몰라 하다가 빗물이 흘러가니 같이 가고 싶다고 옹기종기 모였다 가을은 혼자 떠나는 계절이라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같이 가려는 동반자 외롭지 않으리 오순도순,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다 보면 어디에선가 서슬 시퍼런 혹독한 바람과 눈물 쏙 빠지게 하는 호호백발 겨울도 만나겠지 ** 세월이 가는 소리 ** 싱싱한 고래 한마리 같던 청춘이 잠시였다는걸 아는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서른 지나 마흔 쉰살까지 가는 여정이 무척 길줄 알았지만 그저 찰나일 뿐이 라는게 살아본 사람들의 얘기다 정말 쉰살이 되면 아무것도 잡을것 없어 생이 가벼워 질까 사랑에 못박히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