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배 중진 매미가 떠나면서도 서운하지 않은 것은 귀뚜라미들의 송별연이 있었다는 것이고 오늘같이 바람이 심상치 않은 날엔 갈 곳이 있기에 추위도 어쩌지는 못하리 세월은 무상하고 고작 2개월 남짓 세상살이 더위에 허덕이다 땀을 닦고 나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옷을 갈아입자 검은 구름이 몰려와 한바탕 눈발이라도 뿌릴 기세로구나 고국에선 민족 대이동으로 혼란할 테고 명절이 되었는데도 가지 못하는 심정이야 오죽하랴 고향 가는 길이 고약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짜증 나도 그 속에 텀벙 뛰어들어 같이 쓸려가고 싶어라 텅 빈 집에선 반갑게 기다리시는 분도 계시지 않고 기름으로 튀기는 음식도 없어 냄새도 나지 않을 테고 깔깔대며 송편을 빚었던 사랑스러운 사람도 없을뿐더러 명색이 추석이건만 보름달을 제외하면 무엇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