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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배 중진

죽음의 그림자/배 중진 죽음의 그림자는 소리도 없이 드리워 명절이라 즐겁게 떠들썩할 때 음지에 있어 아무도 돌보지 않는 사람에게 누가 있어 따스한 시선을 줄까나 크리스마스 때 해마다 그랬듯이 초청하여 같이 담소를 나누던 사람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아 의사가 집을 떠나지 말라고 했다고 정중하게 거절하는 목소리 아직도 수화기 저편에 있는 듯한데 며칠 바빠 안부를 묻지 못했고 어찌 보냈나 수차례 통화를 하려 해도 받는 사람이 없어 평소 서로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게 연락하여 친구를 수소문하여보아도 명쾌한 답을 들을 수 없어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관리인에게 전화해서 같이 가보라 했더니 급기야는 빈사 상태로 발견되었으며 구급차를 불러 병원에 실려 갈 때는 인사불성이 아니었는데 그날 밤을 병원에서 보냈는데도 새벽에 ..

詩 2016 2016.11.25

바람불어 좋은 날/배 중진

바람불어 좋은 날/배 중진 바람불어 세상을 덮었던 단풍 떨어져 말라 비틀어지니 너와 나는 초라한 모습이고 감췄던 것이 적나라하게 들어나 앙상한 모습인데 자연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길 수차례 누구보다도 세상을 잘 알아 구태여 많은 쓰레기 남길 필요 없고 원하건 원하지 않건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으로 썩어 밑거름되리라 바람불어 좋은 날 화려한 베네시안 호텔입니다. 르네상스 시대 거장들의 작품 같은 인상을 주는데 저렇게 장식하는데도 상당한 돈과 시간을 치르지 않았을까 생각도 하면서 예술성이 얼마나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바람이 꽤 강했던 뉴욕이고 매우 춥답니다. 멋진 시간이 되시기 바랍니다. 마카오 강아지님 댓글 * 鴛 鴦 之 契 ( 원앙 원/ 원앙 앙/ 갈 지/ 맺을 계 ) ※금슬이 좋은 부부사이. ★내가..

詩 2016 2016.11.22

핼러윈/배 중진

핼러윈/배 중진 날씨가 추운가 매가 높이 날고 있고 Turkey vulture도 수십 마리 맴돌고 누가 주인인지는 모르되 서로 어우러져 싸우다 다른 원을 그리며 사라져가고 하늘은 더욱 높아 보이며 비행기보다 더 높게 나는 새도 보이는데 단풍은 실없이 떨어지고 비둘기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고 작은 새들은 가시덤불로 뛰어든다 피를 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철없는 아이들은 이미 피를 묻혀 치장하고 피 흘리는 가면을 쓰곤 험상궂은 모습으로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먹을 과자를 달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나쁜 짓을 하겠다고 으르렁거리면서 거리는 질서가 없고 한 떼가 내려오면 다른 한 패가 집으로 올라가고 부모들이나 보호자들은 길을 막고 서 있고 점점 시간은 으슥하게 돌아가고 즐거운지는 모르겠으나 새, 비둘기,..

詩 2016 2016.11.02

들국화/배 중진

들국화/배 중진 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 외로운 곳에서 거친 삶을 견디며 살아오다 아픔을 참고 활짝 꽃을 피운 들국화 주인 없는 들에서 무작정 자라났다고 하여 아무렇게나 대하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지요 유명한 사람이 아니면 주위의 불행한 민초가 달여먹고 병이 나았다더라 근거 없는 소문은 현대 의학을 무색게 하여 너도나도 산과 들판을 짓밟고 욕심껏 자연을 망가지게 하면서 개인적인 욕망을 채우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구 꺾어다 불치의 병을 치료한답시고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소슬바람에 까무러치듯 흔들리는 약하디약한 꽃을 아름답고 향기로운 가상한 꽃으로 보고 여유를 가지고 남들과 함께 정신적으로 즐기면 안 될까요?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오염시키면 재앙이 되어 곧바로 인간에게 앙갚음함을 왜..

詩 2016 2016.10.25

나무/배 중진

나무/배 중진 오늘도 나무는 아무 말이 없다 간혹 바람이 불어와 흔들어도 감정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무감각하다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슬프면 슬픈 감정 표현하고 몹시 덥거나 추운 날씨는 빼놓지 않고 기록하며 주위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건까지 자세하게 적어 놓아 통하는 사람이 있으면 일일이 보고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나무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아라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여 보아라 즉석 대답은 없을지라도 나이테는 다 알고 있어 묵묵히 그대를 품어 줄 뿐이다 후련한 마음 되어 위안이 될 것이다 단풍나무, maple leaf 단풍나무 잎(Canada의 표장) 나무는 증인이라 속일 수가 없다.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주위의 자양분을 있는 그대로 빨아들인다.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중요한 순간을 놓치지 않으..

詩 2016 2016.10.12

벌새/배 중진

벌새/배 중진 아름다운 꽃이 시선을 끌어 꽃만을 보고 있는데 벌새가 있었음을 뒤늦게 발견하곤 카메라로 담으려고 했더니 휑하니 저 멀리 사라지곤 기다려도 애타게 기다려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아 상심의 발걸음을 옮기면서도 왜 보지 못했나 자책을 거듭하고 말았는데 워낙 작고 빠른 새라서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살았지만 꽃이 있기에 식물원에 가듯 꽃이 있기에 벌새도 날아와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으리 우주의주인공님 댓글 ◈ 승자의 길 ◈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상대가 화를 낸다고 나도 덩달아 화를 내는 사람은 두 번 패배한 사람이다. 상대에게 끌려드니 상대에게 진 것이고, 자기 분을 못 이기니 자기 자신에게도 진 것이다.” 바람을 향해 던진 흙이 오히려 자신을 더럽히는 것과 같이, 우리가 화내고 짜..

詩 2016 2016.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