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wood Gardens 33

봄바람/배 중진

봄바람/배 중진 봄기운은 몸속에서 스멀거리기 시작하는데 어제보다 턱도 없이 기온은 뚝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이 불쌍하게도 미친 듯이 몸부림쳐 겨울 못지않은 혹한이 밀어닥치리라 예감하면서도 몸은 근질거려 밖으로 나가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아도 찬바람에 고개는 자라목처럼 쑥 들어가니 당분간은 봄을 기다리지 말자 다짐을 해본다 아예 기를 꺾으면 문제가 없지만 기가 꿋꿋하게 살아 눈치 보다가 나온 저 찢어진 눈들 세상은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작년에 그만큼 속았으면 자중할 만도 한데 봄바람의 유혹엔 당할 재간이 없는가 보다 그래도 쌓인 눈더미에선 그칠 줄 모르고 이별의 눈물이 흥건하게 흘러나온다 질퍽질퍽하게 昔暗 조헌섭2017.03.24 09:21 또 한 주를 마무리해야 하는 금쪽같은 금요일이..

詩 2017 2017.03.23

그래도 봄은 찾아오고/배 중진

그래도 봄은 찾아오고/배 중진 봄바람이 살짝 깃든 목련이 부스스 떠니 로빈(robin)이 죽을상을 하고 동정 어린 눈빛으로 움츠려 앉아있고 서쪽으로 시름시름 넘어가던 반달도 햇볕을 쬐며 원기를 회복하는데 꽁꽁 언 연못가에서 밤을 지새운 오리와 캐나다 구스(Canada goose)는 아침인데도 배가 부른지 그늘을 찾아 몸을 숨기니 춥다고 엄살을 부릴 이유가 없고 앙상한 가지와 흰 눈으로 덮인 곳을 카디널(cardinal)이 밝은 소리를 내며 먹을 것을 찾으니 참새가 날아와 훼방을 놓지만 새들의 목소리는 경괘하고 봄이 온다고 즐거워하여 듣는이가 덩달아 봄기운을 느끼네 일찍 핀 수선화는 엉망이 되었어도 똘똘 뭉친 봉오리는 생기발랄하여 덮인 눈을 헤치고 솟아 나와 조만간 그윽한 봄 향기를 뿜으리 복담2017.0..

詩 2017 2017.03.18

마지막 길/배 중진

마지막 길/배 중진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갈 것도 없는 역사 속 비련의 주인공 꿈이길 기원하여 눈을 뜬다고 사라지는 악몽은 아니었고 눈을 내리덮는다고 현실을 외면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잘못된 생각이 이어졌고 잘못된 선택이 많은 사람을 아프게 했으며 잘못된 결정이 국민을 농락하는 경지에 도달하여 이제 돌이킬 방법과 길이 없으니 한 푼어치도 되지 않는 고집을 버려라 누가 있어 잘못을 고쳐주고 옆에서 지켜줄 것인가 구속된 자유, 짓밟힌 평화, 특혜의 평등, 농단된 국정, 후퇴한 민주, 남용한 권력과 같이 관속에 넣어 영원히 지하에 매장하여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게 하라 민족과 국가의 장래를 자나 깨나 염려하여 참을 대로 참았지만 이게 아니다 싶어 분기충천하면서도 질서와 평화..

詩 2016 2016.11.29

승화/배 중진

승화/배 중진 화장한 친구는 묘가 없고 작은 공간에 유골이 안치된 채 뚜껑을 덮어 냉랭한 벽으로 맞이하고 있기에 찾아가 꽃 한 송이 놓을 장소도 없으며 어루만지고 쓰다듬을 수도 없어 높은 곳을 향해 묵념만을 올린 뒤 돌아오곤 하는데 낮은 곳이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고 비록 바람 한 점 없어도 쓸쓸하게 왔다 갔거니 생각하겠지 살아 있을 때보다도 더 자주 만나니 이별은 또 다른 만남으로 승화하는가 보다 2016.11.26 23:24 겨울을 알리는 첫눈이 내렸네요. 날씨는 더욱 쌀쌀해졌답니다. 환절기 감기조심하시고 편안한밤되세요 옛날에는 딸기를 맛있게 먹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먹으면 이상하여 삼갔답니다. 최근에는 보이면 은근슬쩍 한 개씩 먹어본답니다. 멋진 추억이 되셨고 계절이 없는 과일을 아무 때나 맛본다는 것..

詩 2016 2016.11.26

내일 해는 다시 떠오른다/배 중진

내일 해는 다시 떠오른다/배 중진 어제 그렇게 좋았던 날씨가 종일 눈물을 흘린다 떨어진 단풍 위로 사연 많은 슬픔을 더하듯 추적추적 끝도 없이 흩뿌린다 주사위를 던지기 전인 꿈같은 시절이 좋았지 싶고 어디부터 시작하여야 하는지 막연하며 몸은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기만 하고 의욕은 사라져 나락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가도 찬 빗물이 목을 적시니 모골이 송연하다 일어서야지 선거결과에 승복하고 패배를 발판삼아 모든 것 잊고 힘차게 출발하여야지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의지와 용기가 있는 한 내일 밝은 해는 다시 떠오르지 않겠는가 오솔길2016.11.11 06:56 배중진님~ 안녕하세요....! 고운 시와 아름다운 꽃사진들과풍경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성경책에는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람이 지혜자의 책망을 ..

詩 2016 2016.11.11

봄나들이/배 중진

봄나들이/배 중진 흰 눈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속에서 꿈틀거리는 것이 있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여 봄빛에 눈이 부시고 주위를 살펴보나 아직도 검은 빛과 침묵뿐 봄기운은 보이지 않아 주섬주섬 필요한 것 챙겨서 좀 더 남쪽으로 봄나들이 나가네 꽃이 피니 봄이라 생각했지만 들뜬 마음이겠지만 찬바람만 쐬다가 봄 감기만 들고 왔구나 많은 친구 중에도 더 친밀감이 드는 친구가 있긴 하지요. 같은 동네에서 자란 친구가 그립고 뜻이 맞는 친구가 궁금하며 방과 후 같이 호떡 집에 갔던 친구가 보고 싶기도 하며 군대에서 같이 고생한 친구가 연락되었으면 하고 대학교 때 친구는 선의의 경쟁을 하여 두려우면서도 해맑은 미소를 또 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즐거운 6월이 되시기 바랍니다. 생각에는 봄이라 생각했지만 들뜬 마음이겠지..

詩 2016 2016.05.25

너를 사랑해/배 중진

너를 사랑해/배 중진 태초에 빛이 있었고 어둠이 있었으며 따라오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했건만 밝은 밖에 나오기만 하면 바짝 따라붙는다 멀찌감치 떨어지라 일렀는데도 가는 길이 외로워 보인다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남들이 무시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고 가는 곳이 항상 위험스럽게 보였으며 그리고 사랑하니까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가고 싶은 대로 가란다 구름 끼거나 비가 내리거나 눈이 쏟아지면 가까이하고 싶어도 못하고 깜깜한 밤이 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있고 싶어 했으며 항상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니 못 이기는체하고 내버려 두란다 자기는 알게 모르게 낮은 곳으로만 다닐 테니 그러나 딱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세상이 아무리 검다 할지라도 컴컴한 밤이라 누구도 볼 수 없겠다 싶어도 ..

詩 2016 2016.04.12

봄/배 중진

봄/배 중진 인간이나 자연이나 구속은 관계를 서먹서먹하게 하고 불편하게 하며 꼼짝 못 하게 하지만 인간이나 자연이나 구속은 영원할 수 없으며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게 됨을 알게 되지요 해빙된 물의 흐름이 시원하다 못해 통쾌하기도 하고 산새들도 자유롭게 흐르는 물소리에 절로 흥겨워 끊임없이 재잘대니 도리를 벗어나지 않는 자유는 모두에게 허락하여야 하며 자연스럽게 온 세상에 만연했으면 싶고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거침없이 흐르듯 막힘이 없어야겠지요 yellowday2016.03.13 05:10 동토의 왕국에 봄은 언제 오려는지요. 봄은 커녕 더 꽁꽁 얼어붙고 있으니~ 개성공단도 잘 돌아가고 금강산관광도 풀리는듯 해빙무드로 바뀌는듯 하더니~~~이젠 아주 요원하게만 생각됩니다. 에구 이쁜선이2016.03..

詩 2016 2016.03.12

회자정리/배 중진

회자정리/배 중진 부, 모녀지간인 이상 어디를 간다 한들 어디 있다 한들 변함이 있겠는지요. 나의 시간이 앞으로만 나아가듯이 성장한 자녀의 삶도 병행하리라 생각하며 밝은 태양 아래 힘찬 도약만이 있길 기원하지요. 헤어짐의 고통 속에서 인생은 성장하게 되고 사랑의 높이, 넓이와 깊이를 측정할 수 있으며 같이 행복했던 순간을 영원히 그리워함과 동시에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어려운 일도 능히 참아가겠지요. 달콤함과 새로운 희망으로 가득 찰 훗날의 상봉을 항상 꿈꾸게 되겠지요. 바울님 댓글 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은...★ 명성은 화려한 금관을 쓰고 있는 향기 없는 해바라기이다. 그러나 우정은 꽃잎 하나하나 마다 향기를 풍기는 장미꽃이다. -올리버 웬들 홈스- 천년수님 댓글 -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대로..

詩 2016 201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