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316

우정의 찌개/배 중진

우정의 찌개/배 중진 개성이 서로 다른 우리가 모여 싱싱하다 서로 우쭐거리고 깨끗함을 서로 자랑했으며 건강함을 콧물 훔치며 뽐냈는데 경쟁이라는 열기로 서로 어려워했으나 어디 그 개별적인 모습이 사라졌을까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자네가 보였고 우린 어린 그 모습을 보면서 그때의 시간으로 돌아갔지 지글거리는 저 찌개와 같이 복작거리며 아웅다웅했지만 너와 내가 없으면 저런 맛을 어이 낼 수 있단 말인가 어디 가서 얼큰한 우리의 우정의 맛을 볼 수 있을까 벌써 반세기가 지났다네 입학한 지도 그동안 사느라 뜸하게 소식 나눴지만 이제라도 자주 만나서 못다 한 우정 나누고 건강하고 멋지게 서로 도와주며 모범을 보이세 2012.02.15 02:33 멋진 사진 감상 잘했습니다. 정성이 깃들어야 좋은 순간과 장소를 만나는..

詩 2012 2012.02.14

홀로 드시는 아침/배 중진

홀로 드시는 아침/배 중진 지금 어디에 계실까 침을 맞으신다고 하셨는데 물리치료의 효과는 있으신지 눈 수술 후 경과는 좋으신지 자주 나누는 국제통화는 아니지만 집으로 소식을 묻지 않고 휴대전화로 이젠 안부를 여쭙는데 홀로 막 아침진지를 드시려는 찰나 길게 말씀드리기 곤란하여 궁금했던 점을 여쭙고 끊었는데 아무리 자식들이 신경을 쓴다 해도 혼자 드시는 환경이 안쓰럽다 멋진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맘대로 되는 인생사가 얼마나 될까 그저 운명으로 알고 받아들여야겠지 추위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주셨고 알뜰살뜰 아껴오신 많지 않은 저금 큰 집을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지출 아들딸들이 가끔 드리는 용돈뿐 절약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르게 하시고 검소하게 생활하고 계시지만 남들이 보기에 측은지심이 일면 안 ..

詩 2012 2012.02.12

그래도 고향은 우리를 기다린다/배 중진

그래도 고향은 우리를 기다린다/배 중진 눈이 조금씩 내리고 있는 뉴욕에서 고향 하늘을 기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뛰놀던 푸르고 따스한 고향마을이 너무나 각인되어 지울 수 없었기 때문인가 오래간만에 친구를 만나기로 했던 장소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살펴보며 어찌 변했을까 오랫동안 생각했던 모습을 그려보고 오만가지 생각을 다 하지만 궁금함만 더하고 긴가민가 의아하면서도 이끌리는 나의 발걸음 확실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흔적을 어둠 때문이라 핑계로 돌리면서 웃는 너의 모습 할 말이 많았지만 짧은 시간 다 소화하지 못했고 불확실하지만 고향의 둥구나무에 전한다네 왁자지껄 깔깔대며 성가시게 했었던 느티나무 짧은 인간세계를 말없이 지켜봐 주고 다녀가는 사람들의 소식을 우직하게 간직하는 정말 멋지고 항상 영원하..

詩 2012 2012.02.12

슬픈 표정의 둥구나무/배 중진

슬픈 표정의 둥구나무/배 중진 내 어릴 때의 추억이 담겨있는 느티나무 어르신들은 논에 모를 심고 있었고 술 주전자를 들고 촐랑촐랑 논둑까지 와선 저 나무를 기어오르면서 비지땀을 흘렸던 곳 50년이 흘렀지만 나무는 건강해 보였고 그 아이는 엄마를 잃고 슬픔에 잠겼네 내 어렸을 적 어루만져 보았던 느티나무 내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슬픈 표정이어라 고향을 생각할 때마다 제일 먼저 보고 싶었고 제일 궁금하기도 했었던 마을을 지켜주던 나무 세월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 있었네 언젠가는 꼭 돌아와서 쌓였던 이야기 전해주리라고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또 헤어졌지만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또 만날 것을 알고 있기에 너무 슬퍼하지는 않겠지만 그리워서 어쩌나 그리움이 클수록 만날 날도 가까우리라 yello..

詩 2012 2012.02.11

덜컹거리는 달/배 중진

덜컹거리는 달/배 중진 새벽에 달의 뒷모습을 보았기에 급히 준비하여 밖으로 나가 계속 찾아보았으나 간 곳을 몰랐고 덜컹거리는 모습으로 빨리도 사라졌네 둥글둥글 잘도 굴러가다가 보여줄 것 다 보여주지도 못했고 가슴 부풀어 마냥 기다렸던 사람들 아는지 모르는지 아픔만 남겨주고 한 달 후에 다시 밝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서두르는 모습에서 원망은 없었는지 꼭 전해줘야 할 이야기는 남겨 놓았지 않았는지 짧은 시간에 행복함을 가득 담았는지 덜컹거리는 요란한 소리에 내용보다는 속이 빈 강정으로 아쉬움만 남긴 것은 아닌지 아는지 모르는지 자국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yellowday2012.02.10 14:22 맨위 사진은 눈에 많이 익는군요. 눈쌓인 장면도 있었지요. (ㅎ) 저도 새벽달을 보았는데 금방 자취를 감추어..

詩 2012 2012.02.10

우연히 만난 사람/배 중진

우연히 만난 사람/배 중진 어쩌다가 발걸음은 그쪽으로 향했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발산하는 앓는 소리 좁은 방안 남길 것도 없었고 후회도 없었으며 본전 생각으로 다시 도전하는 새벽녘 그 사이 그녀는 절체절명의 선택을 취했고 처음 보는 남자에게 그녀의 모든 것을 맡긴다 간단하고 덩치가 큰 가방이지만 감추고 싶은 것도 많고 험난한 생이었으리라 그녀의 마지막 서비스는 간절했고 처절했으며 촌놈의 순진함은 거친 숨결을 토해냈고 같은 배를 타기로 하곤 순정을 다 바쳤으며 목숨 걸고 도망쳐 이웃을 살피곤 남산을 빠져나간 그녀의 인생은 무엇이 달라졌을까 그녀가 원하는 삶을 후회치 않고 살았을까 그때 만나 살기로 한 홀아비는 눈을 감아주던가 가녀린 그녀를 평생 구박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2012.02.10 00:37 친구의 ..

詩 2012 2012.02.10

흰 눈이 필요한 이유/배 중진

흰 눈이 필요한 이유/배 중진 모든 것을 조용히 덮고 싶었으리라 왜 아니 쉬고 싶었겠는지요 주체못할 슬픔에 젖은 무거움도 포근함에 잠길 수 있었으리라 떨어진다는 것은 이별이었지만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고 슬픔이 반가움으로 변하는 고통 또한 있었으리라 더도 말고 슬픔이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할 때까지 갇힌 듯 덮여 있다가 봄의 새싹과 같이 희망으로 뻗치어 강남의 제비가 돌아오듯 그동안 잊은 듯 지내다가 솟구치는 반가움으로 몰라보게 성장한 그댈 보고 싶어라 상록수2012.02.09 06:20 배중진 시인님 흰눈이 필요한이유 고운시 잘감상하였 습니다 그런데 흰눈이 많이 내려 온세상을 하얗게 덮었으면 좋겠는데 눈이 그리도 야박하게 내리는군요 다시 추어진 날씨 건강하셔요 2012.02.09 08:19 이곳 뉴욕..

詩 2012 2012.02.09

해와 달/배 중진

해와 달/배 중진 선남선녀가 만났다고나 할까 아주 밝은 해와 보름달이 하루에 반을 같이 하늘을 밝히고 홍조를 띠기도 하면서 보내니 추운 날씨이건만 그래도 좋단다 촛불 대신 주위를 밝히는 별들도 보이고 거울을 보고 마주하듯 넉넉한 마음이다 찡그릴 수 없는 환한 빛이다 우리가 사는 지역은 검은 잠옷을 입고 세상 모르게 잠자리에 들어서면 둘이 마주 보고 그 긴 시간을 보내리라 남의 눈치를 볼 아무런 이유가 없으리라 저 넓은 하늘에 둘만이 있는 세상 너무나도 부럽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고 따라오고 늦은 오후부터 새벽까지 오붓한 시간엔 구름도 사라졌더라

詩 2012 2012.02.07

산호를 보았네/배중진

산호를 보았네/배중진 하얀 눈이 수북이 쌓여 있는 곳을 마음껏 헤집고 달린다는 것은 빙판을 달려 본 사람에게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듯한데 여태껏 그런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여 그런 환경 자체를 동경하며 장비도 없이 겨울 산을 올라서 산밑에 놓여있는 경치를 즐겨본다 역시 정상의 혹독함은 치를 떨게 하였고 노출된 모든 것을 꽁꽁 무디게 하였으며 발을 동동거리다가 저절로 굴러떨어지도록 한 치의 순간을 양보하지 않더이다 이곳의 나무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다가가서 만져보니 엉겨붙은 흰 눈이 딱딱했고 물고기가 헤엄치는 시퍼런 바닷속이 아니건만 구름 한 점 없는 산에서 珊瑚를 보았네 청천리 블로그2012.02.07 05:54 2월의 문턱을 들어서니 서서히 농사준비을 해야 하는 시기가 접어들고 설레임과 상큼함으로 희망찬 ..

詩 2012 201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