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너무 많아서/배중진 초심을 잊지 마라 그렇게 들어왔는데 싱싱하고 향긋했던 모습 사라지고 말라 볼품없고 버석거리며 떨어지니 싫증도 나고 자리만 차지한다고 이제 필요 없으니 제발 나가달란다 처음 온 식구의 환영을 그렇게 받더니 썰렁하니 불도 켜주지 않는다 불이 없는 장식품들 또한 너저분해지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못 볼 것도 많이 봤기에 비밀이 탄로 나길 꺼리는 눈치더니 급기야는 쥐도 새도 모르게 버리고 싶었던 모양 이래서 아는 것이 많으면 좋을 것도 없다고 했던가 나가긴 나가야 하는데 어디로 갈 거나 밑동을 싹둑 잘라 놓았으니 이제는 발붙일 곳은 없고 한도 많았고 서러움의 끝자락은 눈물이기에 아이들의 놀이터에 가서 입단속이나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