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2 316

무엇이 문제인가/배중진

무엇이 문제인가/배중진 보리쌀과 채소가 섞인 수프로 점심을 아주 잘 먹었고 산책도 하고 서점에 가서 시집도 들추다 왔으며 충격적인 자동차 사건들을 시청하고 있는데 눈이 아프기 시작했고 두통이 따르기에 전에도 잘 들었던 아스피린을 먹고 누웠건만 깊숙하게 뇌리를 파고들며 점점 심해졌고 눈동자가 녹아드는 느낌으로 아프고 감히 눈을 뜨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으며 식은땀은 삐질삐질 점점 더 나오고 체온도 떨어지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옆으로, 바로 누워도 바르르 떨리기만 했지 뭘 어떻게 붙잡고 고통 가라앉힐 줄을 몰라 처절하게 4시간 이상 사투했으며 오른쪽만 아팠는데 급체한 것은 아닌지 소화제를 먹었어야 했는데 앉았다 섰다 누웠다 그리곤 뒹굴었으니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하려 함은 허사였고 속의 거북함을 몇 번인가..

詩 2012 2012.01.26

가을 하늘 별이 되신 어머니/배중진

가을 하늘 별이 되신 어머니/배중진 Yellowstone의 별들은 화려하고도 가까웠으며 그렇게 많은 별을 본 기억이 없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어머니의 별이었음을 알고는 얼마나 애통해하며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인간으로서 다시 뵐 날을 기리며 그리워했었는데 어쩜 한마디 말씀도 없으시고 승천하셨는지요 너무나 기가 막히고 급작스러워 믿기지도 않았으며 멀리 떨어져 있기에 그저 아득하기만 했었지요 울다가 지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고 울컥거리며 고국을 찾았고 형제자매를 보곤 실감했으며 아담한 어머니의 산소를 보고는 할 말이 없었답니다 거짓말이었기를 얼마나 간절하게 빌었던지요 가을을 맞이하자마자 추석을 지내자마자 쓸쓸하게 홀로 먼 길을 떠나셨고 허망하여 부르짖지만 멈추지도 돌아봐 주시지도 않으시고 황망..

詩 2012 2012.01.25

별이 빛나는 밤에/배중진

별이 빛나는 밤에/배중진 추우면 추울수록 빛을 더 발하는 별 밤이 점점 깊어갈수록 반짝거리는 별 외로울 땐 눈물같이 별똥이 떨어지고 임이 그리울 땐 얼굴로 다가오는 밤하늘 나의 마음은 북극성같이 고정되어 있는데 그대의 마음은 세월 따라 변하는가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건만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에서 돌고 있구려 오늘같이 술 한잔이 생각나는 밤이면 술 한 병을 사 들고 와도 좋으련만 대문 밖으로 귀를 열어두고 기다려도 개 짖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캄캄한 밤 고향이 있기에 그리움은 커졌고 친구들이 있기에 외로움을 견뎌왔지만 고향의 밤하늘은 싸늘하기만 하고 별은 빛나건만 찾아오는 이 없네 kmc2012.01.26 00:11 향기 넘치는 아름다운 글속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너무나도 글을 잘 쓰십니다. *..

詩 2012 2012.01.24

온데간데없고/배중진

온데간데없고/배중진 정말 오래간만에 찾은 고향 그리움이 넘쳐 흘렀던 고향 졸지에 슬픔으로 가득 차게 만들었던 고향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떨치지 못하게 하는 고향 분명히 고압송전탑이 마을 뒷산으로 지나갔던 자리였는데 흔적 없고 더듬거려 옆에 있어 자주 올랐던 오리나무를 살폈으나 오리무중이니 자연환경은 변했고 마을도 예전과 같지 않아 당황케 했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눈물만 글썽이게 하네 인생은 짧고 변화는 냉정하게도 빨라 낯설게 만드니 잃은 동심의 마을 어디 가서 찾아볼거나 매일 조금씩 변했다면 이렇게 허전하지는 않겠지만 30년이란 무정한 세월 생각지도 못했고 관심 깊게 쏟지도 못했다가 허연 사람으로 찾아와 젊음을 보상하라는 투이니 산천초목이 포복절도하겠네 인생은 희비가 섞인 한 편의 짧은 단막극 기억하면..

詩 2012 2012.01.24

눈이 오기에/배중진

눈이 오기에/배중진 하늘에선 새벽부터 흰 눈이 내리고 보이지 않다가 검은 점으로 까마귀는 날아가는데 하얀 대지에서 과연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그들의 몸부림이 무척 이나도 안타까워라 토요일 모두 밀렸던 잠을 청하느라 눈이 내리던 까마귀가 배고파 날아가든 아늑하게 꿈속으로 품속으로 파고드는데 제설차들만 길바닥을 드르륵 긁으며 지나가고 무엇 때문에 내일을 벌써 두려워하랴 냉장고 안에는 먹을 것이 쌓여 있고 전선이 끊어지지 않으면 소통되는 세상 하고 싶었던 일들을 주섬주섬 꺼내보네 인터넷이다 텔레비전이다 즐길 것들 너무 많고 좋은 프로그램을 다 소화하려면 하루가 짧다네 눈은 오다가 언젠가는 말없이 사라지리라 그때 집 밖으로 나와 이웃을 살피면 되지 않을는지 2012.01.22 04:05 I cannot use..

詩 2012 2012.01.22

코 고는 소리/배중진

코 고는 소리/배중진 결장검사를 막 마친 친구를 데리고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을 선택하라 했더니 마음대로 먹어도 좋은 일본음식 뷔페 집을 선정했고 죽으로 굶주린 식도를 열어가는데 어디선가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고 귀를 의심하며 꾸역꾸역 챙기는데 한심하다는 투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와 뒤쪽을 살폈더니 뚱뚱한 사나이가 고개를 처박고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으며 그 넓은 음식점이 코 고는 소리로 때 아니게 들썩거리고 주위 사람들이 웃음을 참느라 어깨가 들먹이는데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영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게 반바지와 소매 없는 셔츠를 입었으며 배는 남산만 하니 배꼽이 거의 노출되었고 양말도 신지 않은 거대한 사나이 다시 눈을 뜨곤 음식 접시를 5개 정도 들고온다 2시간이 한정인 이 음식점에서그는 인간세상..

詩 2012 2012.01.21

밤의 장막/배중진

밤의 장막/배중진 모질게 불어대는 바람은 자기가 아침을 오게 했다고 몰아친다 밤새 쥐죽은 듯 조용하다가 붉게 타오르는 태양한테 아첨이다 뒤질세라 아직도 검은 하늘 아래 보이지 않았던 까마귀가 자기의 목청을 돋우며 밤새도록 기다리다 어둠을 쪼갰다고 울부짖는다 그때까지 꺼무칙칙한 숲에서는 기분 나쁜 침묵만이 흐르더니 성가신 바람을 잠재우고 사나운 까마귀를 포용한다 피곤한 몸으로 나약한 인간들은 빌딩의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 하루를 힘겹게 펼치기 시작한다 청천리 블로그2012.01.27 05:08 아름다운 행복 고운 마음 가득담긴 덕담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오늘은 날씨가 풀린다고 하네요 그래도 겨울날씨에요 건강 꼭 챙기시고요 활기찬 하루 힘차게 열어 가기로 해요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꽃은 더 아름답다고 한답니다..

詩 2012 2012.01.21

40년 전과 지금/배중진

40년 전과 지금/배중진 40년 전 오늘을 감히 생각이나 했을까 아마 개념이 없었지 싶었는데 주어진 하루 버둥거리며 급급했기에 장래에 대한 확신이 없었으리라 그땐 집을 새로 짓는다고 바빴으며 부모님을 제외한 6명이 학생이었으니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신없었으며 배움이 있었기에 희망 또한 존재했으리라 그러나 그때 우리 형제들 깔깔대던 모습으로 넉넉지는 못했지만 협심하여 역경을 극복했는데 다들 제 갈 길로 접어들어 바쁘기는 마찬가지요 모이면 즐겁지만 같이 살지는 못하는 현실 어머니는 저 세상으로 빨리(82세) 떠나시고 홀로 계시는 나약한 아버지 하루가 힘드시니 둥지를 털고 나간 제비들의 집이 크게 보이고 웃음이 사라진 고향의 집이 애처롭구나 모나리자2012.01.23 16:03 집은 40년 전의 그 자리에서 ..

詩 2012 2012.01.21